메르세데스-벤츠 페이스북 꼼수…'좋아요' 절반이 '가짜'?
  • 전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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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6.09 18:00
메르세데스-벤츠 페이스북 꼼수…'좋아요' 절반이 '가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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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정치인에 이어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도 가짜 아이디를 이용, 페이스북 '좋아요' 숫자를 늘린 정황이 드러났다. 터키와 동남아 등 해외 이용자가 지나치게 높기 때문이다.

9일 현재,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의 페이스북 페이지의 48만건 '좋아요' 숫자 중 절반가량은 터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해외접속이다. 정상적인 국내 페이지는 해외 접속자 수가 10% 수준을 넘지 않는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경쟁사 BMW코리아의 '좋아요' 숫자(30만)을 압도적인 격차로 제치고 페이스북 페이지 1위를 달리고 있다. 이같은 페이스북의 성과를 토대로 메르세데스-벤츠는 '좋아요'를 클릭한 팬의 숫자가 20만, 40만명을 넘었다며 각종 홍보를 하기도 했다. 

▲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페이스북

그러나 페이스북의 접속자를 분석해주는 ‘팬페이지 카르마’에 따르면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의 '좋아요' 47만8519건 중 국내에서 받은 것은 53.3%인 25만3244건에 불과했다.

나머지 44%는 국내와 관계 없는 인도네시아(9만1658건), 터키(6만3407건), 말레이시아(5만3860건)에서 받았다. 국내 좋아요 수만 보면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의 '좋아요'는 아우디코리아(30만6563건)와 BMW코리아(28만2542건)보다 낮다.

▲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페이스북 국가별 '좋아요(48만건)' 현황

페이스북 마케팅 업체의 관계자는 "해외의 개인 DB를 이용해 '좀비 아이디'를 만든 후 좋아요를 누르도록 하는 '클릭 공장'이 있다"면서 "국내의 실제 이용자가 '좋아요'를 누르게 하는데 드는 비용이 한사람당 200원 정도인데 터키나 동남아의 가짜 아이디는 한개당 10원이면 충분하기 때문에 해외 DB의 유혹에 빠지기 쉽다"고 털어놨다. 

이어 "저렴한 해외 DB를 이용하면 '가장 인기있는 지역'이 해외라는게 그대로 드러나기 때문에 어지간한 운영자는 이용하지 않는 추세"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2012년 9월 1만명을 시작으로 올해 3월 40만명 돌파까지 페이스북 '좋아요'가 늘어난 것을 자랑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면서 "가짜 아이디로 소비자를 기만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관계자는 "페이스북 '좋아요' 중 해외 비중이 이렇게 높다는 것은 처음 들은 이야기"라면서 "우리가 돈을 써서 진행한 것은 없는데, 외국에서 '좋아요'를 누른 이유에 대해선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 아우디코리아 페이스북 국가별 '좋아요(31만8000건)' 현황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를 제외하고 아우디코리아와 BMW코리아, 지프코리아, 현대차 등 페이스북 '좋아요' 상위 10위권 브랜드의 '좋아요'는 대부분 국내에서 받은 것이었다.

아우디코리아의 총 '좋아요' 수는 31만8063건. 이 중 97.7%에 달하는 30만6563건은 국내에서 받은 것이었다. BMW코리아 역시 32만4373건의 '좋아요' 중 88.9%에 해당하는 28만2542건을 국내에서 받았다.

▲ BMW코리아 페이스북 국가별 '좋아요(32만4000건)' 현황

지프코리아는 24만7494건 중 89.6%인 21만7076건을, 현대차는 18만205건 중 95.2%인 16만6362건의 '좋아요'를 국내에서 받았다.

이밖에 폭스바겐코리아는 15만8104건 중 90.6%인 14만1379건, 기아차는 15만216건 중 95.7%인 14만365건, 미니코리아는 13만947건 중 77.9%에 해당하는 10만689을 국내에서 받았다.

▲ 자동차 전문지 모터그래프 페이스북 국가별 '좋아요(3만1000명)'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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