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카' 대신 '복합동력차'?…더 어려운 우리말
  • 김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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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6.04 19:06
'하이브리드카' 대신 '복합동력차'?…더 어려운 우리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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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리드카'를 '복합동력차'로 다듬는게 좋다는 의견이 나왔다. 쉽게 뜻이 통하는 말을 굳이 외계어로 바꾼 듯한 느낌이다. 하지만 다른 단어들은 그런대로 개선이 됐다. 

국립국어원(원장 민현식)이 말다듬기위원회를 통해 184건의 제안을 받아 '하이브리드카(hybrid car)'의 다듬은 말로 '복합동력차'를 선정했다고 4일 밝혔다. 하이브리드카는 '연비를 향상하거나 성능을 높이기 위해 두 가지 이상의 동력 장치를 동시에 탑재한 차'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국립국어원은 하이브리드카와 함께 도로 교통 관련 시설·안전 관련 분야에서 쓰이고 있는 생소한 외래어 네 개를 다듬었다. '램프(ramp)'의 다듬은 말로 '연결로'를 선정했다. '램프'는 '입체도로에서 서로 교차하는 도로를 연결하거나 서로 높이가 다른 도로를 연결해 주는 도로'를 일컫는다. 서울에서도 홍은 램프, 연희 램프 등과 같이 낯선 외래어로 흔히 불러 왔다.

국립국어원은 "'연결로'는 '도로의 구조·시설기준에 관한 규칙'(국토교통부령)에서 이미 법령상의 용어로 사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도로표지병(道路標識鋲)'은 '길반짝이'로 갈음했다. 표지병이란 차선이 잘 보이도록 도로에 못처럼 박아넣는 반사판을  말한다. 하지만 '대갈못 병' 대신 '유리병'으로 오해할 우려도 있고, '표지병'의 뜻을 알기 어려워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국립국어원 관계자는  '(도로) 표지못', '노면 반사체', '차선반사체' 등이 검토됐으나 최종적으로는 자동차 불빛이 비칠 때에 반짝 나타났다가 곧 사라진다는 점과 쉽고 친숙한 말이라는 점에서 '길반짝이'를 다듬은 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자동차가 인도에 진입하는 것을 막기 위해 차도와 인도의 경계면에 세워 둔 시설인 볼라드는 '길말뚝'으로 변경하기로 했다. 2007년 5월부터 '보도 설치 및 관리 지침'(당시 건설교통부 지침)에서는 '볼라드'를 대신할 말로 '자동차 진입 억제용 말뚝'이라는 용어를 사용해 오고 있었지만, 10음절로 너무 긴 것이 단점이었다고 관계자는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