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스타가 국내에 야심차게 내놓은 첫 차 '폴스타2'의 가격이 5490만원으로 책정됐다. 전기차 보조금을 100% 받게 됐지만, 보조금 때문에 지나치게 옵션을 늘렸다는 지적이다. 

폴스타코리아는 18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폴스타 2' 사전예약을 실시했다. 공개된 가격표에 따르면 폴스타2 롱레인지 싱글 모터 모델의 가격은 5490만원이다.

폴스타의 가격 정책은 국내 보조금 제도를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작년 12월, 전기차 보조금 지급 상한액 구간을 6000만원에서 5500만원으로 조정한다고 발표했다. 5500만원 미만은 최대 700만원, 5500~8500만원은 50%, 8500만원 이상은 지급하지 않는다. 폴스타2는 바뀐 정책에 맞춰 가격을 책정해 100% 받을 수 있다. 

폴스타 2 파일럿 패키지
폴스타 2 파일럿 패키지

실제로 폴스타코리아는 폴스타2의 가격을 5490만원에 맞추고, 대부분의 안전·편의 사양은 옵션 패키지로 구성했다. 가죽 시트와 2열 열선 등도 모두 옵션이다. '스웨덴 프리미엄 전기차'를 표방하는 폴스타에게 다소 아쉬움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파노라믹 글래스 루프와 하만 카돈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 전동 시트, 뒷좌석 열선 시트, 스마트폰 무선 충전기 등이 포함된 '플러스 팩'은 450만원이다. 픽셀 LED 헤드램프, LED 전방 안개등,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 파일럿 어시스턴트, 사각지대 경고 시스템, 후방 추돌 경고·제동 시스템 등이 묶인 '파일럿 팩'은 350만원이다. 올린스 듀얼플로 밸브 서스펜션과 골드 4핀 알루미늄 프런트 캘리퍼, 20인치 알로이 휠 및 퍼포먼스 타이어 등이 포함된 '퍼포먼스 팩'은 550만원이다.

그런데, 통풍 기능이 포함된 나파가죽 시트를 추가하려면 플러스 팩과 파일럿 팩을 필수로 선택하고, 여기에 400만원을 추가로 지불해야 한다. 총 1200만원이 들어가는 것이다. 경쟁 모델과 비슷한 수준의 실내 사양과 주행 보조 기능을 갖추면 차값은 어느새 6690만원까지 올라가게 된다.

이에 대해 폴스타코리아 측은 "폴스타2 가격은 보조금이 정해지기 전 이미 결정된 사안"이라며 "옵션 패키지 역시 글로벌 정책에 따라 한국 시장에도 일괄적으로 적용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앞으로도 보조금을 100% 받기 위해 5500만원에 맞추는 사례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실제로 작년 보조금 기준이 6000만원일 때 제네시스 GV60(스탠다드 후륜 5990만원)과 메르세데스-벤츠 EQA(5990만원), 테슬라 모델Y(스탠다드 5999만원) 등은 모두 보조금 상한선에 아슬아슬하게 맞춘 바 있다. 보조금을 받아야 하는 제조사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책임은 정부에 있다. 저렴한 친환경 차량을 보급하겠며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지만, 의도와 달리, 낮아진 보조금 상한선이 되려 옵션 장사를 유도하고 심지어는 가격을 올리는 명분이 되고 있는게 현실이다. 일단 저렴한 '깡통 모델'로 보조금을 받고, 나머지 사양은 옵션으로 구성해 실제 구매 가격을 올리는 편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런 폐해 때문에 전기차 보조금을 기본 가격이 아니라 옵션까지 포함된 가격을 기준으로 지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또, 특정 가격에 따라 구간을 나누는게 아니라 실 구매가에 맞춰 일정 퍼센테이지(%)를 지원하자는 의견도 있다. 현재의 제도는 여러모로 정부의 목표인 '저렴한 전기차 보급'과 동떨어져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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