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의 부끄러운(?) 최첨단 '샤이 테크'…이런 기능도 있다고?
  • 권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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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12.16 10:05
BMW의 부끄러운(?) 최첨단 '샤이 테크'…이런 기능도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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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브랜드였다면 세계 최초다, 업계 최초다 하며 자랑했을 첨단 기술이 BMW에서는 '샤이 테크'라 불리며 소외(?)받고 있다. 당장 주행 성능이나 안전에 큰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운전자의 심리적 만족감을 높이는 기술이기 때문에 '부끄럽다'는 표현을 쓴게 아닐까 조심스럽게 추측해본다.

BMW가 말하는 샤이 테크란, 차량의 각종 기능들이 평소에는 숨겨져 있다가 필요할 때 모습을 드러내 작동하는 것을 뜻한다. 기능적인 유용함을 유지하면서 디자인까지 잡을 수 있는 '두 마리 토끼'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얼마전 국내 출시한 iX는 BMW의 샤이 테크가 대거 적용된 대표적인 모델이다. iX에 적용된 샤이 테크 다섯 가지를 살펴봤다.

# 열선부터 자가복원 능력까지 갖춘 키드니 그릴

iX의 독특한 키드니 그릴 디자인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언뜻 보기에는 평범한 그릴같지만, 이는 자율주행 보조를 위한 레이더와 초음파 센서, 카메라, 열선까지 내장된 인텔리전트 페널이다.

그릴에 열선까지 달린 이유는 간단하다. 레이더를 포함한 각종 센서들은 사람의 눈과 마찬가지로 사물을 보면서 거리를 측정하는데, 이때 눈이 많이 내려 그릴 앞쪽에 쌓이게 될 경우 센서의 시야가 제한돼 정상적인 작동이 어렵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그릴에 열선을 탑재하고 실시간으로 눈을 녹여 안정적으로 시야를 확보한다.

키드니 그릴에 감춰진 기능은 또 있다. 그릴 표면을 특수 처리한 폴리우레탄 코팅으로 마감해 자가 회복이 가능하다. 상온에서 24시간 정도 놔두거나 5분간 따뜻한 바람을 불어주면 가벼운 흠집 정도는 자동으로 복원한다. 상처로 인한 센서 오작동을 최소화할 뿐만 아니라 차량관리 스트레스까지 덜 수 있다.

# 세수만큼은 확실하게! 히든 워셔액 분사구

샤이 테크의 대표 기능 중 하나는 전방 및 후방 카메라를 향해 분사하는 워셔액 기능이다. 평소에는 차체 안쪽에 숨어있다가, 카메라 클리닝 기능을 활성화하면 튀어나와 렌즈를 세척한다. 렌즈를 향해 직접 분사하기 때문에 카메라에 묻은 이물질을 보다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 특히 차량 외부가 수시로 더러워지는 험로를 달리거나 악천후를 만났을 때 큰 도움이 된다.

iX는 일반 소비자가 엔진룸을 열기 힘들게 만들어졌다. 전기차는 각종 오일류 및 필터 같은 소모품이 없고, 보닛 내부에 다양한 전기 장치가 탑재돼 고전압의 전류가 흐르기 때문에 일반 소비자가 후드를 열 필요가 없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워셔액을 보충할까. BMW는 차량 앞쪽에 위치한 엠블럼에 워셔액을 넣을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보닛 엠블럼에 숨어있는 워셔액 주입구와 BMW 엠블럼 안에 자리잡은 후방카메라는 간결한 외부 디자인에 기여하는 샤이 테크를 잘 보여준다.

# 어서와, 빈틈은 처음이지? 매립형 도어 손잡이

iX를 처음 접하면 당황할 수 있다. 여느 차에서 볼 수 있는 도어 손잡이가 없기 때문이다. 마치 빈 공간 같은 iX의 도어 손잡이 안쪽에는 버튼이 마련됐다. 이를 누르면 전자식으로 잠금이 해제되고, 탑승객은 그대로 문을 당기면 된다.

매립형 도어 손잡이는 차체 표면을 매끄럽게 만들어 공기저항을 감소시키는 데 일조한다. 여기에 매끈한 차체 디자인과 프레임리스 도어까지 더해지며 공기저항 계수 0.25Cd를 달성했다. 이는 모든 SUV를 통틀어 가장 낮은 수치이자, 자사 스포츠카인 4시리즈 쿠페와 유사한 수준이다.

# 인테리어는 심플하게, 기능은 최대로!

iX의 실내 디자인 역시 샤이 테크의 기조를 따른다. 운전자 중심의 콕핏 구조를 유지하면서 버튼류는 최소화한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가느다랗게 디자인된 송풍구, 계기판에 통합된 HUD 등이 심플한 인테리어를 돋보이게 한다.

자동차 조작에 필요한 각종 버튼들은 자주 쓰는 부분만 남기고 모두 디스플레이 안쪽으로 옮겨갔다. 물리버튼을 최소화한 덕분에 한층 깔끔한 실내 인테리어를 구현했다. 전기차와 어울리는 구색이라는 평가다. 센터콘솔은 따듯한 느낌 크리스탈 글라스로 마감된  i드라이브 컨트롤러와 기어셀렉트, 시동버튼이 자리한다. 

친환경 원목 패널도 인상적이다. 대부분의 브랜드에서 원목을 단순한 디자인 요소로 사용하는 것과 달리, BMW는 차량의 다양한 기능을 이용할 수 있는 컨트롤 패널로 만들어냈다. 손가락에 느껴지는 감촉이 좋을 뿐만 아니라, 각 기능들도 재빠르게 작동한다.     

# 보이지 않는 힘, 4D 서라운드 시스템

샤이 테크의 진가는 오디오에서 드러난다. 총 30개 스피커를 탑재한 바워스 앤 윌킨스 다이아몬드 서라운드 시스템은 헤드레스트와 천장, 도어, 시트 등에 모습을 숨겼다. 4D 서라운드 시스템을 작동하면 차량 곳곳에 숨겨진 서라운드 스피커를 통해 보다 생생하고 풍부한 입체 음향을 즐길 수 있다.

여기에 세계적인 작곡가 한스 짐머와 공동 개발한 가상 사운드 시스템이 적용되어 운전에 스릴을 더한다. 실내 오디오 시스템과 차량 외부 전면의 VSG(Vehicle Sound Generator) 스피커를 통해 출력되는 해당 시스템은 운전자가 선택한 주행 모드에 따라 최적화된 사운드를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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