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다르다. 2년전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볼거리가 많아졌다. 여전히 세계적인 모터쇼와 어깨를 나란히 하기엔 무리가 있지만, 이번 부산모터쇼는 분명 꽤 ‘물’이 좋다. 총 31대의 신차가 부산모터쇼를 통해 국내에 최초 공개됐는데 다들 무게감이 상당하다. 부산모터쇼가 이렇게 알찬 적이 있었나 생각이 들 정도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부산행 티켓을 끊자. 여의치 않다면 모터그래프가 전하는 생생한 부산모터쇼 소식을 받아보는 것도 좋겠다.

2014 부산모터쇼를 통해 공개된 월드 프리미어는 총 세대다. 전부 현대차가 내놨다. 지난해 서울모터쇼보다 더 신경을 쓴 듯하다. 특히 AG는 완전히 새로운 차고 그랜저 디젤도 의미가 크다. 기아차는 신형 카니발을 아시아 프리미어로 공개했다. 가족 단위로 모터쇼를 찾는 관람객들의 관심을 집중적으로 받을 것 같다.

르노삼성차나 쉐보레는 현대기아차에 비해서는 다소 소극적이었다. 눈길을 끄는 신차가 없었다. 의리하면 부산인데, 부산에 생산공장을 두고 있는 르노삼성차가 깜짝 이벤트라도 준비했을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또 쌍용차의 불참도 계속 마음에 남는다.

수입차 브랜드의 파상공세는 이번 모터쇼의 백미. 전세계적으로도 갓 공개된 신차를 부산모터쇼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은 행운이다. BMW는 고성능 모델인 M3·M4와 4시리즈 그란 쿠페를 공개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신형 C클래스와 GLA클래스를 국내에 최초로 선보였다. 폭스바겐은 골프 GTI·GTD도 관람객을 사로 잡았다.

미국 브랜드의 국내 시장 탈환을 위한 노력도 돋보였다. 링컨의 MKC는 국내서도 기대를 받고 있는 소형 크로스오버다. 캐딜락은 오랜만에 국내 시장에 신차를 선보였다. 신형 CTS는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으로 주목받았다. 크라이슬러, 지프 등은 이번 모터쇼에 참가하지 않았다.

일본 브랜드는 비장의 무기를 꺼내들었다. 닛산은 로그의 유럽형 모델인 캐시카이를 내놨고, 렉서스는 NX300h를 선보였다.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소형 SUV로 국내 시장에서 활력을 찾겠다는 계획이다. 혼다는 이번 모터쇼에 참가하지 않았다.

바쁜 독자들을 위해 부산모터쇼에서 꼭 봐야할 신차를 선별했다. 전부 올해 안으로 국내에 출시될 예정인만큼 장바구니를 미리미리 비워두는 것도 좋겠다.

◆ 현대차 AG "세그먼트를 빈틈없이 메운다"

현대차 AG를 보니 한때 국산 고급차의 대명사와 같았던 그랜저의 급이 점점 낮아지는 것 같아서 다소 서글프기도 하다. AG는 아직 이름도 확정되지 않았고, 실내 디자인도 완벽하게 구성되지 않았다. 외관 디자인만 완성됐고, 다른 부분은 여전히 테스트 중이다. 현대차는 하반기에 AG를 출시하겠다는 계획이다.

 

키워드는 그랜저와 제네시스다. 두 차종의 디자인이 절묘하게 조합됐다. 뒷모습에서는 기아차의 느낌이 강하게 든다. 아무래도 피터슈라이어 사장의 영향력이 현대차에서도 점차 커지고 있는 것 같다. 가격도 당연히 그랜저와 제네시스 사이에 위치하게 될 듯 하다.

 

◆ 현대차 그랜저 디젤, "디젤 세단의 신호탄"

그랜저 디젤은 현대차가 최초로 내놓은 준중형 디젤 세단이다. 현대차도 디젤 세단 라인업을 늘려가야겠다는 계획은 오래전부터 세웠다. 단순히 국내 시장에서 수입 디젤 세단이 강세를 보이는 것과는 별개다. 현대차는 이미 오래전부터 디젤 엔진 탑재를 검토해왔다고 설명했으며, 점차 적용 차종을 늘려가겠다는 계획이다.

 

유로6를 만족시키는 2.2.리터 디젤 엔진은 성능도 꽤 우수하다. 현대차 R엔진은 사실 제원 성능으로는 BMW 못지 않다. 최고출력은 202마력, 최대토크는 45.0kg.m에 달한다. 성능은 우수하지만 연료효율성은 꽤 만족스럽지 못하다. 복합연비는 14.0km/l다. 

 

◆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 "상승세 이어간다"

이번 부산모터쇼에서 가장 주목받은 수입차는 단연 C클래스였다. 메르세데스-벤츠를 찾은 배우 조인성 때문은 아니다. 솔직히 조인성보다 신형 C클래스가 훨씬 빛났다. 완성도 높아진 디자인과 실내의 고급스러움은 경쟁 브랜드를 긴장하게 만들기 충분했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의 발빠른 신차 투입도 눈여겨 볼 부분이다. 최근 E클래스와 S클래스의 뛰어난 인기로 판매 상승세를 타고 있는데, C클래스까지 더해진다면 수입차 판매 1위 등극도 어렵지 않아 보인다.

 

◆ 캐딜락 CTS "부활을 꿈꾼다"

어쩌면 이번 모터쇼에서 가장 많은 부담을 안고 있는 차다. 최근 몇년 동안 캐딜락의 판매는 곤두박질쳤다. 더 이상 내려갈 곳도 없을 정도다. 판매망 부족도 문제지만 변변한 신차가 없던 점도 캐딜락 판매부진의 커다란 원인이었다.

 

뚜껑은 열어봐야 아는 것이지만 독일차가 강세인 국내 시장에서 전형적인 미국차인 신형 CTS의 앞길은 만만치 않아 보인다. 개성 넘치는 신형 CTS의 디자인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은 분명 있지만 연료효율성이 발목을 잡는다. 또 ATS에서 겪었던 가격 책정도 풀어야 할 과제다.

 

◆ 링컨 MKC "링컨의 새로운 기대주"

MKC는 최근 분위기가 한껏 오른 링컨의 상승세를 이어갈 신차다. 링컨에서 오랜만에 출시하는 SUV고, 소형 SUV유행에 편승하는 모델이다. 독특한 디자인과 넓은 실내를 갖췄고, 링컨 측은 합리적인 가격으로 소비자들을 사로잡겠다는 계획이다. 

 

모터쇼에서의 반응도 좋았다. 링컨이 충분히 자신만만해 할 만 했다. 거대한 날개 그릴을 활짝 펼친 MKC에는 많은 관람객이 모여들었다. 이렇다할 신차가 없었던 포드에 비해 링컨이 MKC 때문에 더 두드러지기도 했다. 

 

◆ BMW M3·M4 "변치않는 고성능의 아이콘"

BMW의 고성능 아이콘 M3가 부산모터쇼를 뜨겁게 달궜다. 새로운 작명법을 통해 세단은 M3, 쿠페는 M4로 불리게 됐다. 변한 것은 이름 뿐, 디자인이나 성능은 BMW를 대표할만 하다. 더욱이 모터쇼에서는 화려한 외관 색상으로 멀리서도 한눈에 띄었다.

 

재밌는 점은 쿠페와 세단이지만 가격이 동일하다. 고민하지 말고 취향대로 고르란 소리다. 선택의 폭은 넓어졌는데 고민은 줄어든 셈이다. 어차피 많이 판매되는 차는 아니지만 BMW코리아가 넓은 아량을 베풀었다. 

 

◆ 폭스바겐 골프 GTI·GTD "고성능 쌍두마차"

BMW가 M3와 M4를 내놓았다면 폭스바겐은 골프 GTI와 GTD, 쌍두마차를 선보였다. 폭스바겐의 고성능 아이콘이자 ‘서민들의 포르쉐’로 사랑받는 모델이다. 가격 대비 성능이나 가치를 40여년간 인정받았고, 7세대 신형 골프 GTI와 GTD도 그 역사를 이어가고 있다.

 

성능은 더욱 향상됐고, 대를 이어오던 고유의 디자인도 또렷해졌다. 굳이 소지섭의 도움을 받지 않아도 주목을 끌만했다. 또 시로코R 단종 이후 공백이었던 국내 폭스바겐 고성능 라인업도 채워졌으니 폭스바겐코리아도 더욱 탄력을 받겠다.

 

◆ 닛산 캐시카이 "유럽의 성공을 발판으로"

인피니티 Q50과 함께 한국닛산 부활의 신호탄이 될 모델이다. 로그가 아닌 유럽형 캐시카이를 국내에 들고 온 것은 ‘신의 한수’다. 캐시카이는 유럽에서 SUV 중 가장 많이 판매대수를 기록하고 있다. 유럽차 강세인 국내 시장에서 한국닛산은 캐시카이로 새바람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캐시콰이는 역시 이번 모터쇼에서도 많은 관람객의 관심을 받았고, 한국닛산은 이 관심을 판매로 이어가기 위해 가격 책정에 깊은 고민을 하고 있다. 유럽에서의 1등 이미지와 가격 경쟁력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한국닛산의 전략이 얼마나 잘 맞아떨어질지 기대를 갖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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