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퍼, 가격표에 없는 '경차 혜택' 모아보니 꽤 쏠쏠하다!
  • 신화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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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9.23 16:53
캐스퍼, 가격표에 없는 '경차 혜택' 모아보니 꽤 쏠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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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경형 SUV 캐스퍼의 가격을 두고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이달 29일 출시 예정인 캐스퍼 1.0 모델 가격은 1385~1870만원이며, 1.0 터보 모델은 90~95만원이 추가된다. 1.0 터보 최상위 모델에 선루프, 17인치 휠, 리어 스포일러 등 옵션을 더하면, 차 값은 2057만원에 달한다. 이를 두고 온·오프라인에서 논쟁이 펼쳐졌다. 

'가격이 비싸다'는 이들은 "그 돈이면 베뉴나 아반떼 등 한 등급 위 차를 사거나, 레이·스파크 등 기존 경차를 사는 것이 낫다"라고 주장한다. '비싸지 않다'는 이들은 "경차 혜택을 포함하면, 베뉴나 아반떼보다 합리적이다"고 말한다.

현대차 캐스퍼
현대차 캐스퍼

가격표나 카탈로그에 적혀있지 않은 '경차 혜택'은 과연 얼마일까? 캐스퍼를 비롯한 경차들이 받을 수 있는 혜택들을 정리해봤다.

가장 먼저 차량 구매 시 개별소비세 면제 혜택이다. 개별소비세법 제 1조 3항에 따르면, 승용차·캠핑용 자동차·전기차·이륜차 등은 차량 가격의 5%(올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3.5% 조정)를 개별소비세로 부담해야 한다. 또한, 개소세의 30%만큼 교육세를 내야 하며(교육세법 제5조 1항), 차량 공급 가액과 개별소비세, 그리고 교육세 등을 합친 금액에 10%를 부가가치세로 또 내야 한다(부가가치세법 제29조 및 제30조). 그런데 경차는 개소세가 면제되고 이와 연동되는 교육세와 부가가치세 또한 면제 및 감면된다.

즉, 동일한 2000만원으로 차를 사더라도 온전히 차 값만 포함된 경차와 달리 아반떼나 베뉴 등은 개소세, 교육세, 부가세 등 대략 260만원의 세금(개소세 3.5% 기준, 차량 가격 ÷ 1.15005)이 가격표에 포함된다. 때문에 순수한 차량 가격은 1740만원이고, 이는 결과적으로 옵션 차이를 발생시킨다.

(왼쪽부터) 아반떼 일반 오디오 시스템, 10.25인치 내비게이션
(왼쪽부터) 아반떼 일반 오디오 시스템, 10.25인치 내비게이션

2000만원으로 캐스퍼와 아반떼의 견적을 내어보자. 캐스퍼는 최상위 인스퍼레이션 트림에 리어 스포일러와 17인치 휠 & 타이어 옵션을 추가할 수 있다. 반면, 아반떼는 중간 모던 트림에 17인치 휠 & 타이어를 선택하면 1998만원이다. 이 경우 캐스퍼에서 지원되는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이나 하이패스 룸미러, 후방 교차 충돌방지 보조 등과 같은 사양을 접할 수 없다. 심지어 아반떼에는 10.25인치 센터 디스플레이가 아닌 일반 오디오 시스템만 제공된다. 결국, 주행 성능을 제외한 편의 및 안전 사양에서 캐스퍼가 우위를 점한다.

캡처=캐스퍼 가격표
캡처=캐스퍼 가격표

이어 취득세 감면 혜택도 제공된다. 지방세법 제12조 2항에 따르면 비영업용 승용차를 구입할 때 내야 하는 취득세는 7%이다. 그러나 경차는 4%만 부과되고, 그나마 50만원까지 감면해준다. 이에 따라 2000만원짜리 아반떼를 구입할 때는 140만원을 내야 하는 취득세가 캐스퍼 구입 시 30만원으로 줄어든다.

이와 더불어 캐스퍼는 차량 등록 시 공채 매입도 면제된다. 자동차 등록 시 각 지자체별로 도시철도채권 혹은 지역개발채권 등 공채를 매입해야 하는데, 서울 기준 차량 가격의 9%에 달한다. 물론 5~7년 뒤 이자와 함께 돌려받을 수 있지만, 2000만원짜리 아반떼를 구매할 때 180만원을 추가로 낸다는 것은 부담스럽다. 때문에 대부분 일부 금액을 공제한 뒤 곧바로 재판매하는 '공채 할인'을 이용하는데, 그럼에도 비용 지출(아반떼 기준 10~15만원선)이 발생한다.

현대차 캐스퍼
현대차 캐스퍼

구매할 때 뿐만 아니라 보유하고 있을때도 경차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우선, 유류세 환급 혜택이다. 경차의 경우 전용 카드를 이용하면 연간 최대 20만원의 유류세를 환급받을 수 있다. 혜택 금액은 현대카드·신한카드·롯데카드 기준 1L당 250원으로, 연간 800L 주유분까지 할인받을 수 있다.

캐스퍼로 연 1만5000km를 주행한다고 가정했을 때, 휘발유 약 200만원어치를 소모한다(17인치 타이어, 1.0 터보 기준 12.3km/L, 9월 23일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 1642.8원). 여기서 유류세 혜택 20만원을 뺀다면 연간 소요되는 유류비는 약 180만원이다. 같은 거리를 달릴 때, 아반떼(17인치 타이어 14.5km/L)는 연간 약 170만원의 유류비가 발생한다. 결과적으로 캐스퍼의 연비가 훨씬 낮음에도 경차 혜택에 힘입어 두 차종간 유류비 차이는 약 10만원밖에 나지 않는다.

유류비 차이는 자동차세로 만회할 수 있다. 배기량이 998cc인 캐스퍼는 자동차세가 1cc당 80원으로 연간 7만9840원이지만, 1598cc인 아반떼는 1cc당 140원으로 연간 22만3720원이다. 캐스퍼가 아반떼 대비 연 15만원을 절약할 수 있다.

지금까지 아반떼와 비교해 살펴본 캐스퍼의 경차 혜택은 대략 400만원에 달한다. 이외에도 라이프스타일 별로 더해지는 고속도로 통행료 50% 할인, 남산 터널 등에서 징수되는 혼잡 통행료 면제, 자동차 책임보험료 10% 할인, 공영주차장 50% 할인, 환승 주차장 80% 할인 등 경차 혜택이 더해진다면 유지비 차이는 더욱 커지게 된다.

캐스퍼를 포함한 경차 혜택이 예전보다 상당부분 줄었지만, 다른 선택지에 비해 경제적인 혜택은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혜택을 잘 이용한다면 작은 차로도 큰 만족감을 느낄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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