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PIF가 이탈리아의 하이퍼카 브랜드 파가니에 투자한다고 23일(현지시간) 밝혔다. 

PIF는 이번 투자를 통해 파가니 지분 30%를 확보한다. 이달 중 모든 투자가 완료될 예정이며, 창업자 겸 최고디자인책임자 호라치오 파가니의 경영권은 보장될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투자 액수는 전해지지 않았다. 

호라치오 파가니는 이번 투자와 관련해 "회사를 창립한 이래 지금까지 업계 최고의 플레이어들과 파트너십을 유지해왔다"며 "PIF의 투자를 통해 회사의 장기적인 성장 전략을 이행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PIF의 이번 투자로 차세대 하이퍼카 개발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그는 "파워트레인과 관계없이 파가니 고유의 감성을 유지한 차량 개발에 상당한 투자가 예상된다"고 언급했다. 그의 발언만 놓고 보면, 차세대 하이퍼카가 전동화 모델이라는 점도 알 수 있다.

외신들은 차세대 파가니가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탑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엔진을 공급하고 있는 메르세데스-AMG도 2025년까지 파가니에 V8 엔진과 V12 엔진 공급을 약속한 바 있기 때문이다. 이와 별개로 2018년부터 돌입한 순수 전기차 연구개발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PIF는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 주도로 운영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의 국부펀드다. 지난해 기준 1조5000억 리얄(한화 440조원)을 운영하고 있어 세계 최대의 국부펀드로 불리고 있으며, '비전 2030'으로 불리는 사우디아라비아 대규모 국책사업과 미래사업 투자의 '돈줄' 역할을 하고 있다.

PIF는 앞서 테슬라, 루시드모터스에도 초기 투자자로 합류한 바 있다. 지난 4월에는 미국계 컨설팅 그룹을 기용해 현지 전기차 제조사 설립 검토에 돌입했다. 파가니에 대한 투자도 수익 추구 목적을 넘어 자동차 사업 진출 의지를 드러낸 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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