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시장이 무더운 여름 날씨만큼이나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신차 구매에 어려움을 겪은 소비자들이 중고차 시장으로 빠르게 발길을 돌리고 있다. 올해 자동차 시장은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차량용 반도체 수급 문제로 인해 신차 생산 및 공급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더불어, 코로나 19 팬데믹 이후 자차 소유에 대한 욕구와 차박 및 캠핑과 같은 문화가 차량 구매에 대한 니즈를 촉발시켜 수요와 공급의 심각한 불균형이 발생했다.

현대글로비스 주순종 책임은 "반도체 부족으로 신차 수급이 어려워지면서 중고차로 눈을 돌리시는 분들이 굉장히 많다"라며 "코로나로 인해 자차 소유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고, 차박과 캠핑 등 문화들이 생기면서 모든 중고차 가격이 오르고 (중고차) 경매 낙찰률도 많이 올랐다"고 전했다.

특히, 신차 공급 문제는 중고차 시장에도 고스란히 영향을 미쳤다.

엔카닷컴 주경이 팀장은 "자동차 사이클은 신차가 판매되고 중고차가 나오고, 딜러들이 그 차를 사서 돌리는 선순환 구조가 되어야 하는데, 지금은 반도체 이슈 등으로 인해 (신차 공급) 기간이 늘어나다 보니 (중고차) 물량도 부족해 시세가 올라가는 추세로 형성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케이카 이민구 수석은 "최근 출시된 기아 K8이나 생계와 직결된 포터 등과 같은 경우 신차 대기 기간이 6~8개월이나 걸리다 보니, 급하신 분들은 (시세보다) 웃돈을 주고서라도 차를 구매하신다"라며 "구하기 힘든 일부 차량의 2021년식 모델은 신차가격에도 거래하는 분들이 이전보다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최근 중고차 시장에서 단연 인기가 높은 차량은 차박과 캠핑 등 열풍에 힘입은 SUV·RV다. 구체적으로 현대차 싼타페와 팰리세이드, 기아 쏘렌토, 카니발 등 중대형 차종이 대표적인 인기 차종이다. 

케이카 이민구 수석은 "중대형 SUV가 가장 매물이 많고 찾는 분들도 많다"라며 "중고차 시장에서는 소형 SUV 신차 금액으로 중형 SUV를 살 수 있기 때문에 큰 차를 선호한다"라고 전했다.

현대글로비스 주순종 책임은 "2015년식 카니발의 경우 올해 1월 대비 7월 (경매) 가격이 약 100만원 가량 인상됐다"라며 "상품화 과정을 거친 최종 중고차 매매 가격은 더욱 인상됐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신차 시장의 분위기를 반영하듯, 중고차 시장에서도 디젤 승용차에 대한 수요가 감소하고 친환경 하이브리드카를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엔카닷컴 주경이 팀장은 "과거 유지비가 저렴한 차로 디젤 승용차를 많이 선택하셨는데, 요즘은 그 대체 수요로 친환경 하이브리드 모델의 인기가 늘어났다"라며 "엔카닷컴 데이터를 봤을 때, 3년 전보다 두 배 이상 (하이브리드카 구매가) 늘어난 상황"이라고 밝혔다.

새로운 전기차를 쏟아내는 완성차 업계 분위기와 달리, 중고차 시장에서는 여전히 전기차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다. 

우선,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가 짧은 초기 전기차의 경우 거래량이 매우 적어 적정 시세를 책정하기가 어려운 상태다. 또한, 중고 전기차의 경우 배터리 내구성과 품질에 대한 불안함을 완전히 불식시키지 못했다. 충전 인프라 부족에 대한 불편함과 지역별 수요 불균형 등도 부정적인 요인으로 평가됐다.

 

저작권자 © 모터그래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