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폭스바겐 티록, 작지만 멋을 아는 소형 SUV
  • 권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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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4.29 09:00
[시승기] 폭스바겐 티록, 작지만 멋을 아는 소형 SU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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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차는 물론, 수입차 시장에도 SUV가 대세다. 폭스바겐코리아는 수입 SUV 시장을 석권하기 위한 '5T 전략'을 내놓았다. 티구안과 티구안 올스페이스, 투아렉, 티록 그리고 내년에 출시될 테라몬트까지 알파벳 'T'로 시작하는 SUV 5종이 핵심이다.

5T 전략의 네 번째 모델이자 막내인 티록(T-ROC)을 만났다. 점점 경쟁이 치열해지는 국내 소형 SUV 시장에서 후발주자인 티록이 내세우는 강점은 무엇일까.

티록의 전장과 전폭, 전고는 각각 4235x1820x1575mm다. 외형은 작지만 다부지다. 앞·뒤 펜더를 적당히 부풀리며 SUV다운 자세를 갖췄다. 덕분에 동급에서 가장 폭이 넓다.

라디에이터 그릴 정중앙에는 폭스바겐의 새 로고가 적용됐다. 작은 차이지만, 생각보다 훨씬 더 세련됐다. 범퍼 하단에 별도로 마련된 주간주행등은 방향지시등이 함께 자리한다. 특히, 코너램프를 제외한 모든 램프류는 LED 타입을 적용해 한층 고급스러운 느낌을 전한다.

측면은 C필러가 완만하게 떨어지는 쿠페형 스타일이다. 2열 끝부터 천정이 낮아지기 때문에 헤드룸에 대한 걱정은 없다. 도어 패널과 루프라인을 따라 크롬을 그려넣고 다양한 캐릭터 라인을 듬뿍 섞어 보다 역동적인 프로필을 완성했다.

티록은 스타일과 프리미엄, 프레스티지 등 총 세 가지 트림으로 제공된다. 아래 트림에는 17인치가, 프레스티지 트림에는 18인치 타이어가 각각 적용된다. 전반적인 비율을 고려하면 18인치 휠&타이어가 조금 더 알찬 모양새다.

실내에서도 새로운 로고가 돋보인다. 특히 빨간 스티치로 멋을 부린 스티어링 휠과 제법 잘 어울린다. 아울러 투톤 컬러 시트와 알루미늄 페달 등을 통해 개성 넘치는 실내 공간을 연출한다.

이어 10.25인치 디지털 계기판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UI의 반응속도도 빠르고 띄워놓을 수 있는 메뉴도 다양해 여러모로 편리하면서도 고급스럽다.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는 8인치로 비교적 작은 편이지만, 해상도와 반응속도 무엇 하나 부족함이 없다.

USB는 모두 C타입이 적용됐다. 챙겨간 A타입 연결선은 무용지물이 됐지만, 무선 애플 카플레이와 스마트폰 무선 충전 시스템으로 진정한 와이어리스 라이프를 체감하게 됐다.

소형 SUV답게 뒷좌석은 그리 넓지 않다. 174cm인 기자에게 뒷좌석 무릎공간은 주먹 하나쯤 여유만 남는다. 다행히 앞좌석 아래로 발을 뻗을 공간이 마련됐으며 파노라마 선루프가 주는 개방감을 통해 답답한 느낌을 최대한 줄였다.

프레스티지 트림에는 전동식 트렁크가 기본이다. 작은 차에서 누릴 수 있는 큰 사치다. 용량은 기본 445리터, 2열 폴딩 시 1290리터까지 늘어난다. 이 정도면 일상에서 공간이 부족할 일은 드물다.

작은 차체에 다소 큰 엔진이 들어갔다. 티록의 심장인 2.0리터 디젤 엔진은 최고출력 150마력, 최대토크 34.7kgf·m를 발휘한다. 이와 함께 7단 DSG가 맞물려 앞바퀴로 동력을 전달한다.

도심에서도 고속도로에서도 나아가는 느낌은 경쾌하다. 1750~3000rpm 구간에서 34kgf·m가 넘는 토크곡선이 그려지는 만큼, 깊게 가속 페달을 밟지 않아도 빠르게 속도를 높인다. 다만, 저속에서 디젤 엔진 특유의 진동과 소음이 조금씩 거슬린다.

ISG 기능이 부지런히 작동하며 불편한 진동 및 소음과 연료 부담을 덜어준다. 여기에 오토홀드 기능까지 맞물려 막히는 길에서 운전 피로를 크게 줄여준다.

스티어링 휠과 방향지시등 사이가 꽤나 가깝다. 손이 작은 여성 고객도 쉽게 조작할 수 있다.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은 앞·뒤 차량 간격만 조절해준다. 차로 이탈 보조(LKA)나 차선 유지(LFA) 기능이 빠진 점은 다소 아쉽지만 차간 조절만으로도 장거리 여행에 큰 도움이 된다.

고속에서는 2.0 디젤 엔진의 장점을 맘껏 누릴 수 있다. 7단 DSG는 부지런히 변속을 마쳐 100km/h에서 엔진회전수는 1500rpm 이하를 유지한다. 노면소음이나 풍절음도 차급을 생각하면 준수한 편이다.

복합연비(15.1km/L)를 훌쩍 넘기는 실연비도 매력 포인트다. 크게 노력하지 않아도 리터당 20km를 쉽게 넘길 수 있으며, 도로상황이 좋을 때는 그 이상의 연비도 어렵지 않게 기록할 수 있다.

폭스바겐 티록은 개성 넘치는 외모와 부담 없는 크기, 풍부한 편의사양, 여기에 실용성까지 모두 잡았다. 국산 소형 SUV는 너무 흔하고, 프리미엄 브랜드는 다소 부담스러운 소비자들에게 개성과 경제성을 동시에 충족시킨다.

※ 해당 차량은 브랜드 및 제작사에서 제공한 시승용 차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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