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가 글로벌 전기차 시장 공략에 본격적인 첫 발을 내디뎠다. 

지난달 현대차 아이오닉5에 이어 기아차가 이달 30일 브랜드 전용 전기차 EV 시리즈의 첫 모델인 'EV6'를 공개했다. 신차는 회사 중장기 사업전략 '플랜 S'에 기반한 차세대 모빌리티이자,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탑재한 두 번째 차량이다.

아이오닉5과 EV6는 숙명적 동반자이자 라이벌이다. 이와 관련해 기아차 측은 "다이내믹하고 유니크한 디자인과 고성능 GT 모델을 통해 상품 라인업을 차별화했고,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해 긴 주행거리까지 갖췄음에도 합리적인 가격을 구현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 각진 아이오닉5 vs 유려한 EV6

(왼쪽부터) 기아 EV6, 현대차 아이오닉5
(왼쪽부터) 기아 EV6, 현대차 아이오닉5

두 차의 플랫폼은 같지만, 겉모습이 완전히 다르다. 아이오닉5는 '파라메트릭 픽셀'을 기반으로 사각형을 강조한 각진 형태이며, EV6는 공기 역학 성능을 고려한 부드러운 라인이 특징이다. 

아이오닉5는 포니에서 시작된 실루엣을 바탕으로 직선으로 뻗은 캐릭터라인을 갖추고 있다. 좌우로 길게 이어진 후미등이 낮고 넓은 비율을 강조한다. 파라메트릭 픽셀은 전조등과 후미등, 휠 그리고 전기 충전구까지 적용되어 미래지향적인 이미지를 완성했다.

아이오닉5
아이오닉5

반면, EV6는 기존 기아차 디자인 아이덴티티인 타이거 노즈를 전기차 이미지에 맞춰 재해석한 '디지털 타이거 페이스'가 특징이다. 주간주행등과 어우러져 한층 날렵한 인상을 발산한다. 측면부 하단에서 리어 휠하우스를 관통해 테일램프까지 이어지는 독특한 라인이 적용됐으며, 테일램프는 스포일러 역할까지 겸한다.

EV6는 디자인 차별화를 이룬 GT라인과 고성능 GT 모델도 존재한다. 앞범퍼와 21인치 퍼포먼스 휠 등 곳곳에 전용 디자인 파츠를 적용해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디자인은 EV6가 조금 더 호평을 받는 모양새다. 지난달 15일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약 7시간동안 모터그래프 유튜브 커뮤니티,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SNS 채널을 통해 설문 조사를 진행한 결과 총 6047명 중 3662명(60.6%)이 EV6를 선택한 바 있다.

# 롱레인지는 물론, 고성능 GT까지 EV6 승!

EV6 GT
EV6 GT

EV6와 아이오닉5 스탠다드 모델은 동일한 사양의 전기 모터가 탑재된다. 스탠다드 트림 2WD 모델은 뒤축에 125kW 전기 모터가 탑재되며, 4WD 모델은 앞·뒤축에 모터가 각각 탑재되어 합산 출력이 173kW에 달한다. 

두 차량의 성능 차이는 롱 레인지 모델부터다. 아이오닉5 롱 레인지 2WD는 160kW, 4WD는 225kW 전기 모터가 탑재되는 데 반해, EV6 롱 레인지는 2WD 168kW, 4WD 239kW로 출력이 소폭 증가한다.

더욱이 EV6는 고성능 GT 모델도 마련됐다. EV6 GT는 사륜구동 모델만 제공되며 최고출력 430kW(약 584마력), 최대토크 740Nm(약 75.5kgf·m)의 성능을 발휘한다.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단 3.5초 만에 도달하며, 최고 속도는 260km/h로 제한된다. 이는 역대 국산차 중 가장 빠른 가속 능력이다.

EV6 GT는 고성능을 지향한 만큼 극한의 주행 상황에서도 뛰어난 성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 기반 전자식 차동 제한 기능(e-LSD), 전자 제어 서스펜션(ECS), 21인치 퍼포먼스 휠&타이어, 대용량 디스크 브레이크 등이 추가돼 운전의 즐거움을 끌어올린다. 

# EV6, 더 큰 배터리와 더 긴 주행거리

아이오닉5

기아차는 EV6의 주행거리에 대해 특히 자신감을 보였다. 이날 기아차는 EV6 롱 레인지 후륜 구동 모델 기준 1회 충전으로 달릴 수 있는 거리가 510km(WLTP 기준)를 넘는다고 발표했다. 아이오닉5 발표 당시 공개한 WLTP 기준 주행 거리(470~480km)와 비교하면 40~50km가량 긴 수치다.

국내 기준에 맞춰 측정한 주행거리는 450km다. 아이오닉5 발표 당시 공개했던 국내 기준 주행거리(410~430km) 대비 한층 더 긴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EV6 출력이 더 높음에도 불구하고 아이오닉5보다 주행거리가 긴 이유는 배터리 용량 차이 때문으로 분석된다. 롱 레인지 모델 기준 아이오닉5 배터리 용량은 72.6kW이지만, EV6는 77.4kW로 약 6.1% 더 큰 배터리가 적용된다. 

# 화려하고 넉넉한 아이오닉5

아이오닉5 디지털 사이드미러
아이오닉5 디지털 사이드미러

아이오닉5는 3000mm에 달하는 넓은 휠베이스를 기반으로, 넉넉한 실내 공간을 갖췄다. EV6는 휠베이스(2900mm)가 짧은 것은 물론, 날렵한 디자인으로 인해 실내 공간이 보다 제한적이다.

이와 더불어 기존 내연기관 센터 콘솔 자리에 유니버셜 아일랜드가 적용되어 최대 140mm까지 앞뒤로 이동할 수도 있다. 이를 통해 센터 콘솔을 2열 승객도 활용할 수 있으며, 위·아래로 나뉘어 하단에 가방을 놓는 등 효율적인 수납도 가능하다.

또한, 아이오닉5에는 2열 전동 슬라이딩 시트가 적용됐다. 이 시트는 최대 135mm까지 앞으로 이동할 수 있어 실내를 휴식 공간, 일하는 공간, 여가를 즐기는 공간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이외에도 아이오닉5는 EV6와 달리 디지털 사이드미러를 옵션으로 제공한다. 현대차 최초로 아이오닉5에 적용된 디지털 사이드미러는 일반 미러를 카메라와 모니터로 대체해 사각지대를 크게 줄였다. 

전반적으로 EV6가 디자인과 성능, 주행 거리에 신경을 썼다면, 아이오닉5는 실내 공간과 최신 기술, 세부 옵션 등에 집중한 모습이다. 아이오닉5은 이르면 4월부터 본격적인 차량 출고를 앞두고 있으며, EV6는 하반기 고객 인도가 예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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