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결산-SUV] SUV 인기, 차박·하이브리드로 더 뜨거웠다
  • 신화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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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1.10 10:00
[2020 결산-SUV] SUV 인기, 차박·하이브리드로 더 뜨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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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산차 업계는 전년대비 약 4.8% 증가한 160만7000여대를 판매했다. 이중 SUV·RV 판매량은 68만여대로, 2019년보다 13.6%나 늘었다. 기아차 쏘렌토를 비롯해 제네시스 GV80, 르노삼성 XM3, 그리고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등 다양한 신차가 쏟아졌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됨에 따라 언택트 레저 활동인 차박이 유행했고, 환경 이슈에 따른 가솔린 하이브리드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했다. 

# 경쟁 차종만 10대! 무섭고 치열한 소형 SUV 시장

기아차 셀토스
기아차 셀토스

소형 SUV 및 RV 판매량은 2019년 15만8000여대에서 2020년 19만2100여대로 21.6% 증가했다. XM3와 트레일블레이저가 새롭게 등장하며 전체 시장 볼륨은 늘었지만, 경쟁 역시 한층 더 치열해졌다. 소형 SUV 시장의 경쟁 차종만 무려 10대다.

기아차 셀토스는 지난해 4만9481대 판매되며 현대차 코나를 제치고 왕좌에 올랐다. 2019년과 비교해 54.6%나 판매량이 급증했다. 저렴한 가격이나 넉넉한 실내공간을 내세운 강력한 경쟁자들도 셀토스를 이길 수는 없었다.

르노삼성 XM3
르노삼성 XM3

3만4091대 판매된 XM3가 세그먼트 2위에 안착했다. XM3는 2분기 월 평균 5500여대를 판매하며 셀토스를 위협했다. 반면, 품질 이슈 이후 하반기 월 평균 판매량은 1970여대로 뒷심 부족을 보였다. 르노삼성은 XM3의 판매량을 다시금 끌어올리기 위해 최근 유럽 수출을 시작한 하이브리드 모델이나 LPe 모델 출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코나는 3만1902대로, 3위까지 밀려났다.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투입했지만, 디자인에 대한 호불호가 나뉜다. 더불어 전체 판매량의 1/4를 차지하는 코나 일렉스릭은 연쇄 화재 사태로 인해 이미지 손상이 심각하다.

르노 캡처는 2283대에 그치며 전작인 QM3(2019년 4702대)의 절반에도 못미쳤다. 쌍용차 티볼리(-33.8%)와 쉐보레 트랙스(-45.4%)도 부진했다. 기아차 스토닉(-49.6%)과 쏘울(-77.3%)은 단종 수순을 밟고 있다.

# 위기의 준중형 SUV…투싼만 희망을 보았다

현대차 투싼
현대차 투싼

준중형 SUV의 판매량은 2019년 10만8700여대에서 2020년 9만5000여대로 12.6% 감소했다. 비슷한 가격대에 최신 안전 및 편의사양까지 갖춘 소형 SUV에게 직격탄을 맞았다.

준중형 SUV 1위는 현대차 투싼이 차지했다. 투싼은 지난해 3만6144대 판매되며 2019년 대비 1.7% 감소하는 데 그쳤다. 시장 전반이 축소된 것을 고려하면 선방했다는 평이다. 특히 투싼은 9월 공개된 풀체인지 모델이 호평받으며 하루 만에 사전계약 1만대를 넘기는 등 돌풍을 일으켰다. 동급 유일 1.6L 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 모델도 호평받고 있다. 신모델 투입 이후인 10~12월 평균 판매량(5833대)은 1~9월(2072대)의 두 배를 넘는다.

이어 전년대비 19.1% 감소한 니로(2만1239대)가 2위다. 사실상 소형 SUV들과 경쟁하는 니로는 나날이 치열해지는 경쟁 속에서 고전하는 모양새다.

쌍용차 코란도는 전년대비 10.1% 증가한 1만9166대를 판매했다. 2019년 페이스리프트 모델 공개 이후 2년째 꾸준히 증가세를 이어갔다. 

기아차 스포티지는 1만8425대로, 전년대비 34.8%나 감소했다. 스포티지는 지난 2015년 5만2748대를 달성한 이후, 2016년 4만9877대, 2017년 4만2232대, 2018년 3만7373대, 2019년 2만8271대 등 5년 연속 판매량이 급감했다. 올해 풀 체인지 모델에 대한 기대감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 자리 바꾼 쏘렌토와 싼타페

(왼쪽부터) 현대차 싼타페, 기아차 쏘렌토
(왼쪽부터) 현대차 싼타페, 기아차 쏘렌토

중형 SUV 판매량은 2019년 19만2462대에서 2020년 19만4054대로 0.8% 증가했다. 한층 다채로워진 대형 SUV가 시장을 위협했지만 선전했다.

시장 내에서는 쏘렌토와 싼타페의 자리가 바뀌는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지난해 쏘렌토가 8만2275대 판매되며 싼타페를 압도하고 세그먼트 1위에 올랐다. 2019년과 비교하면 무려 57.2% 증가했다. 

쏘렌토는 2014년 이후 6년 만에 출시된 풀체인지 모델이 돌풍을 일으켰다. 비슷한 시기 출시된 신형 싼타페가 디자인에 대해 호불호 논란을 겪는 사이 쏘렌토는 절제된 디자인으로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특히 싼타페에는 없는 1.6 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이 한몫했다. 지난해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2만4278대 판매되며 전체 판매량의 29.5%를 차지했다. 게다가 정부가 친환경차의 차급 및 연비 기준을 바꾸며 친환경차 반열에 오를 수 있게 됨에 따라 내년 판매량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싼타페는 5만7578대로 2019년 대비 33.2% 감소했다. 쏘렌토의 증가량(2만9950대)과 싼타페의 감소량(2만8620대)이 비슷한 것을 고려한다면 상당수 고객이 쏘렌토로 옮겨갔다. 싼타페는 하이브리드 부재가 뼈아프다. 쏘렌토 만큼 하이브리드 모델이 판매됐다면, 쏘렌토와 진검승부도 가능하다. 쏘렌토 하이브리드가 친환경차 기준에 충족된 만큼 싼타페도 곧 하이브리드 모델이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르노삼성 QM6는 4만6825대로 1.7% 감소했다. 쏘렌토와 싼타페가 잇따라 풀체인지 및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출시했음에도 동급에서 유일한 LPe 파워트레인을 앞세워 판매량을 방어했다. 

이외 국내 유일 수소연료전지차 넥쏘는 친환경차 보급이 확대되며 판매량이 38%나 급증했고, 쉐보레 이쿼녹스(1492대)는 29.1%나 급감했다.

# 여전한 팰리세이드와 화려한 GV80

현대차 팰리세이드
현대차 팰리세이드

대형 SUV·RV 판매량은 2019년 13만9703대에서 2020년 19만9038대로 42.3%나 급증했다. 출시된 지 2년이 넘은 현대차 팰리세이드가 여전한 인기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국산 SUV 고급화의 신호탄을 쏜 GV80이 등장했다. 여기에 기아차 모하비와 쉐보레 트래버스까지 시장 확대에 힘을 보탰다.

팰리세이드는 지난해 6만4791대 판매되며 2019년 대비 24% 증가세를 보였다. 현대차 홈페이지에 따르면 생산 요청 시 예상 납기는 3개월에 달한다. 2018년 12월에 출시된 이후 꾸준히 판매량을 늘리며 대형 SUV계의 대장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카니발은 6만4195대로 0.8% 증가하며 지난해 수준을 유지했다. 카니발은 작년 8월 출시된 4세대 모델이 사전계약 3만2000대를 넘어서는 등 돌풍을 일으키며 10월 국산차 월간 판매 1위에 올랐다. 다만, 1~7월 구형 모델의 평균 판매량이 2779대에 머무른 탓에 드라마틱한 성장세는 기록하지 못했다.

제네시스 GV80
제네시스 GV80

GV80은 지난해 총 3만4217대 판매됐다. 일부 디젤 모델에서 카본 누적으로 인한 이상 떨림 현상이 발생해 출고가 중단되는 등 악재 속에서도 다양한 이슈를 몰고 다니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기아차 모하비는 1만9598대로 두 배 넘는(112.2%) 성장세를, 쉐보레 트래버스는 4035대로 네 배 넘는(379.2%) 성장세를 각각 달성했다. 다만 두 차종의 판매 확대는 2019년 판매 저조로 인한 기저효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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