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의 MG] ‘현대차는 BTS, 쌍용차는 임영웅’…자동차, 음악 차트를 달리다
  • 박홍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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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12.20 09:00
[주말의 MG] ‘현대차는 BTS, 쌍용차는 임영웅’…자동차, 음악 차트를 달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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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은 국적과 성별, 나이 등을 뛰어넘는 최고의 커뮤니케이션 도구다. 가사를 몰라도 리듬 만으로 그 감정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자동차 업계도 이 음악의 매력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유명 아티스트를 섭외해 콜라보레이션 음반을 발표하거나 뮤직비디오를 찍는다. 그 속에 녹아든 브랜드 철학과 메시지는 때때로 광고보다 더 큰 효과를 불러일으킨다.

#현대차 X BTS - IONIQ: I'm on it

“새로운 만남들은 나를 충전해”

현대차와 BTS가 선보인 브랜드 음원 ‘아이오닉 아임 온 잇(IONIQ: I'm on it)’은 BTS 멤버 개인의 시간과 경험을 가사로 담고, 현대차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의 가능성과 잠재력에 대한 비전을 노래한다. 미디엄 템포로 이뤄진 곡은 신디사이저와 베이스 사운드를 버무려 미래 지향적인 느낌을 전달한다.

노래 속에서 BTS 멤버들은 새로움과 탐구의 시간(뷔), 호기심과 도전의 시간(정국), 내면과 마주하는 시간(RM), 희망과 응원의 시간(슈가), 감성의 시간(지민), 창조와 영감의 시간(제이홉), 미래가 쌓이는 시간(진) 등을 주제로 아이오닉 브랜드의 비전과 미래를 표현했다. 끊임없이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고, 이를 통해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미치겠다는 공통의 가치를 담고 있다. 

음원은 현대차 글로벌 홈페이지와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배포됐다. 지난 9월 2일 공개된 뮤직비디오는 현재까지 조회수 2500만회(2020년 12월 16일 기준)를 넘어서며 세계인들로부터 폭발적인 호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쌍용차 X 임영웅 - Hero

“나를 믿고 가”

쌍용차는 지난 11월 올 뉴 렉스턴을 공개하며 임영웅의 신곡 ‘히어로(Hero)’를 선보였다. 웅장한 느낌의 브리티시 팝으로, 트로트에 국한되지 않는 임영웅의 음악적 스펙트럼을 증명했다는 평가가 쏟아졌다. 곡의 이름은 임영웅의 이름과도 자연스럽게 연결돼 더 특별한 의미를 자아낸다.

노래는 쌍용차로서도 특별하다. 어려운 상황에서 자신을 믿고 가라는 메시지는 쌍용차가 처한 어려운 상황 속에서 렉스턴에 거는 기대를 담고 있다. ‘렉스턴이니까 믿고 간다’는 브랜드 슬로건에도 부합한다. 공교롭게도 가사 속에서 반복되는 ‘올웨이즈(Always)’라는 단어는 쌍용차의 공식 SNS 채널과 홈페이지 도메인과도 일치한다.

히어로는 자동차 광고 음악으로 소개됐지만, 정식 음원 발매로도 이어졌다. 발매와 동시에 주요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차트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고, 뮤직비디오는 유튜브 공개 하루만에 누적 조회수 100만건을 돌파했다. 

#메르세데스-벤츠 X 더 위캔드 - Blinding lights

“I said, ohh, I'm blinded by the lights(이 불빛들에 난 눈이 멀어버렸어)”

메르세데스-벤츠는 유니버셜뮤직과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캐나다 아티스트 더 위캔드(The Weeknd)를 글로벌 캠페인 홍보대사 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위촉했다. 이를 통해 지난 11월 메르세데스-벤츠의 역사와 EQC를 소개하는 뮤직비디오를 공개했다.

영상은 EQC의 주행장면과 브랜드의 역사를 교차시킨다. 터널에 진입하거나 빠져나올 때 마다 강한 빛이 발산되고, 이 과정에서 시청자는 과거로의 여행을 떠난다. 페이턴트 모터바겐을 비롯해 전설로 남은 여성 레이서 어니스 머크가 몰았던 1927년식 모델 S, 스포츠카 300SL 등 메르세데스-벤츠의 역사적인 자동차가 곳곳에 등장하고, 더 위캔드의 곡 ‘블라인딩 라이트(Blinding lights)’가 품고 있는 특유의 복고풍 리듬은 영상미를 더한다.

메르세데스-벤츠와 더 위캔드가 제작한 뮤직비디오는 공개 한달만에 유튜브 누적 조회수 640만뷰(2020년 12월 17일 기준)를 넘어섰다. 영상을 시청한 팬들은 “가장 좋아하는 아티스트와 가장 좋아하는 자동차 브랜드가 만났다”, “지금껏 봐왔던 뮤직비디오 중 가장 완벽하다” 등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토요타 X 버스타 라임즈 - Swagger Wagon

“Wipe off your shoes, when you step inside my swagger wagon (내 스웩 넘치는 왜건에 타기 전에 신발부터 닦아)”

토요타는 2010년 3세대 시에나 출시와 함게 ‘스웨거 왜건(Swagger Wagon)’이라는 곡을 발표했다. 그 해 유튜브 ‘올해의 자동차 영상 톱10’에서 2위를 기록할 만큼 화제를 모았고, 이는 2014년 힙합스타 버스타 라임즈(Busta Rhymes)의 피쳐링을 통해 리메이크까지 됐다. 

곡은 시에나를 타는 가족 구성원들이 각자의 시각에서 본 차량을 랩으로 자랑하는 내용이다. 부와 명예를 자랑하는 최근의 힙합 음악과 유사한 경향이다. 트랩비트를 더해 미국식 힙합 특유의 감성을 더했고, 버스타 라임즈의 피쳐링으로 곡의 완성도를 높였다. 

리메이크곡에 대한 반응은 뜨거웠다. 당시 유튜브상에서 불과 5일만에 50만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토요타는 이에 그치지 않고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2016 세마쇼에서 진정한 ‘스웨거 왜건’으로 거듭난 시에나 튜닝카를 공개하기도 했다.

#볼보 X 아비치 - Feeling Good

“It's a new life for me, and I'm feeling good(이건 나에게 새로운 삶이야, 그래서 기분 좋아)”

볼보는 2015년 스웨덴의 EDM 아티스트 아비치(Avicii)와 콜라보레이션을 발표하고, 미국 재즈 가수 니나 시몬(Nina Simone)의 곡 ‘필링 굿(Feeling Good)’을 리메이크했다. 원곡은 고전풍 재즈지만, 여기에 아비치 특유의 중독성 있는 비트를 추가해 역동적이면서도 웅장한 느낌을 더했다.

볼보는 아비치와의 협업을 바탕으로 ‘뉴 비기닝(New Beginning, 새로운 시작)’ 캠페인을 전개했다. 이는 안전·환경보호·품질에 대한 브랜드 명성을 기반으로 볼보를 새로운 단계로 끌어 올리겠다는 포부를 담고 있다. 당시 볼보는 XC90과 드라이브e 파워트레인을 선보이며 라인업의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한 바 있다.

아비치의 명성 만큼 신곡에 대한 반응은 뜨거웠다. 2015년 아비치 공식 유튜브 채널에 업로드된 뮤직비디오는 누적 조회수 3792만뷰(2020년 12월 17일 기준)를 넘어섰다.


#스코다 X 핸섬댄서 - Coincidance

“Wow! That's a nice SKODA(와! 멋진 스코다네요)”

스코다는 2017년 대만 시장 공략을 위해 독특한 마케팅을 전개했다. 미국의 영화배우 겸 코미디언 제임스 만젤로(James Manzello)와 맷 파비치(Matt Pavich)가 결성한 그룹 핸섬 댄서(Handsome Dancer)와 콜라보레이션을 발표하고, 히트곡 ‘컨시던스(Coincidance)’를 개사한 음원을 발표했다.

곡은 중독성 있는 리듬과 춤으로 구성된다. 무표정한 얼굴로 어깨만을 움직이는 동작이 압권이다. 대만 곳곳의 다양한 사람들은 물론, 폭스바겐그룹 현지 법인 관계자들과도 춤을 추며 유쾌함을 자아내는 모습이다. 스코다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타이페이 도심에서 플래시몹까지 전개했다.

결과는 폭발적이었다. 광고 이후 현지에서는 이를 패러디한 영상이 쏟아졌고, 유튜브 누적 조회수도 420만뷰(2020년 12월 17일 기준)를 넘어섰다. 스코다 대만 법인에 따르면, 광고에 등장한 스코다 라피드의 2017년 누계 실적도 전년대비 4배 이상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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