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급한 전동킥보드 규제 완화, 반대 87%…‘킥라니’ 논란 시끌
  • 신화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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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11.23 14:46
성급한 전동킥보드 규제 완화, 반대 87%…‘킥라니’ 논란 시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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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동킥보드 규제 완화와 관련해 반대 의견이 압도적인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5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도로교통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따르면, 다음달 10일부터 만 13세 이상이면 원동기면허나 운전면허 없이 전동킥보드를 운행할 수 있다. 또한, 자전거도로에서도 전동킥보드 운행이 허용된다. 개정안은 2016년 무소속 홍의락 전 의원, 2017년 국민의힘 윤재옥 의원, 2019년 바른미래당 이찬열 전 의원 등이 발의한 법안을 합쳐 통과됐다.

해당 법 개정을 두고 시민의 안전을 고려하지 않은 성급한 규제 완화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최근 전동킥보드 사고가 크게 늘며, 위험하게 운행하는 전동킥보드 사용자를 두고 ‘킥라니(킥보드 + 고라니)’라는 신조어까지 나왔다.

이에 모터그래프는 10월 30일부터 11월 16일까지 약 2주간 홈페이지에서 독자 설문 조사를 진행했다. 이번 설문에는 총 3386명이 참여하며 높은 관심도를 확인할 수 있었다.

설문 결과 찬성 455명(13.4%), 반대 2931명(86.6%)으로, 반대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전동킥보드 규제 완화를 반대한 SNS 댓글을 살펴보면, 무분별하게 운행되는 공유형 전동킥보드에 대한 불만과 청소년 이용에 따른 우려의 목소리가 가장 높았다.

반대하는 독자들은 “공유형 전동킥보드가 제일 문제다. 그거 타자고 헬멧 들고 다니는 바보는 없을 것 (ID : 이**)”, “지금 인도에서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것부터 철저하게 단속해야 하는데, 여기에 전동차까지 다니게 한다는 것은 절대로 있을 수 없다고 판단된다(ID : 백**)”, “지금도 인도에서 도로로 툭툭 튀어나오는 것 보고 한 두번 놀란 것이 아니다. 차도에서는 절대 못 타게 해야 한다(ID : 홍**)”, “지금 자전거랑 오토바이 둘만으로도 고통받는다(ID : stop***)”, “자동차 면허가 있어도 운전 이상하게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더 위험한 전동킥보드에 최소한의 제도적 안전장치가 없으면 큰일 날 듯(ID : kame***)”이라며 무분별하게 운행되는 전동킥보드에 대한 반감을 드러냈다.

또한, “만 18세도 어리다고 생각한다. (중략) 자전거·킥보드는 헬맷도 안 써, 야간에 인식할 조명도 안 달아, 차가 뒤에서 오는 게 무섭다고 역주행은 기본 옵션이다(ID : 고**)”, “만 13세 이상부터 가능은너무 이른 것 아닌가. 아니면 안전장비 규제를 강화해야 할 것 같다(ID : baec***)”, “지금 성인들도 사망사고가 발생하는데, 13세 이상 사용 가능으로 규제 완화를 할 경우 어린 희생자도 분명히 발생하게 될 것이다. 단순히 운전만 할 수 있는 것과 주변 상황, 보행자, 차량 등을 신경 쓸 수 있는 시야를 갖고 운전하는 건 분명히 다르다(ID : jang***)”면서 운전면허가 없는 청소년들이 운행하는 것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찬성하는 독자들은 법제화를 통해 안전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독자들은 SNS 댓글을 통해 “운전면허 필요하다고 중·고등학생이 안 타는 것도 아니고, 차라리 이용 규제는 완화하고 생산·수입 단계부터 법제화를 통해 기기의 안전도를 높이는 게 맞다(ID : lhs0***)”, “전동킥보드 타려고 오토바이 면허를 따야 하는 건 말이 안된다(ID : jong***)“, “담배·라이터를 이용한 화재가 잦지만 담배와 라이터를 판매금지 못 하듯 전동킥보드도 잘 계몽하여 사고가 많이 나지 않도록 하면 된다(ID : 최**)” 등의 의견을 남겼다. 

설문 결과를 보면 규제 완화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압도적이다. 섣불리 규제를 완화했다는 비난의 화살이 국회를 향하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천준호 의원 블로그
사진=더불어민주당 천준호 의원 블로그

이에 더불어민주당 천준호 의원은 전동킥보드 규제를 강화하는 도로교통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천 의원은 기자회견을 통해 “안전 규제가 완화되기 전인 지금도 전동킥보드 관련 민원과 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는데, 도로 위의 무법자로 불리는 전동킥보드를 면허나 별도의 사전 교육 없이 전면 허용할 경우 그 위험성은 불 보듯 뻔하다“면서 입법 취지를 설명했다.

천 의원의 개정안에는 전동킥보드의 운행조건으로 개인형 이동장치면허 또는 원동기장치자전거면허 취득 의무화, 16세 이하는 면허를 취득할 수 없도록 제한, 전동킥보드 제한속도 20km/h로 하향, 안전장비 미착용 시 범칙금 부과, 음주운전 처벌 강화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국민생각함 홈페이지
국민생각함 홈페이지

이와 관련해 국민권익위원회도 나섰다. 권익위는 23일 정책참여 플랫폼 ‘국민생각함’을 통해 전동킥보드 이용자 및 보행자 안전을 위한 운행 방안 등 국민의 의견을 듣는다고 밝혔다.

권익위는 전동킥보드 안전과 관련된 국민 의견을 조사하고, 그동안 민원정보분석시스템에 수집된 민원 빅데이터와 함께 분석해 안전한 전동킥보드 운행 방안을 마련하는데 활용할 예정이다. 이번 조사의 주요 내용은 전동 킥보드 운행 시 보행자와 운전자의 안전을 위협하는 요인, 전동 킥보드 이용 연령 및 운행 자격, 안전한 전동 킥보드 운행을 위한 개선해야 할 사항 등이다.

권익위 전현희 위원장은 “전동킥보드 이용 활성화를 위해 법이 개정되었으나 안전에 대한 문제점이 계속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국민의 안전과 관련된 사항인 만큼 그동안 제기되어 온 민원 분석과 함께 국민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여 보행자와 이용자 모두가 안전할 수 있는 합리적 개선안을 도출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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