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현대기아차 판매 얼마나 떨어졌기에
  • 김한용 기자
  • 좋아요 0
  • 승인 2013.10.03 07:13
[기자수첩] 현대기아차 판매 얼마나 떨어졌기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현대기아차의 판매가 큰 폭으로 떨어진 것에 대해 Q&A로 정리했습니다.

-현대기아차 판매가 큰 폭으로 떨어졌다는데

현대차는 전년 대비 20%, 기아차는 전년대비 9.7% 감소하는 등 아주 큰 폭의 하락을 보였습니다.

- 원인이 뭔가

현대기아차 같은 대규모 자동차 회사라면 판매량이 10% 정도만 오르내려도 아주 큰 일로 보고 있으니까. 대단히 많이 떨어진거죠. 현대기아차 홍보실에선 전년에 비해 추석 연휴, 그리고 부분파업으로 인해 판매량이 줄어들었다고 해명했습니다.

- 추석연휴는 다른 브랜드에도 있었을텐데 다른 브랜드는 어땠나

다른 브랜드들은 오히려 판매량이 아주 크게 늘었습니다. 르노삼성은 23.8%나 늘었고 한국 GM은 18.5%, 쌍용차는 9.8% 증가했습니다.

추석에도 불구하고 판매량은 오히려 높아졌으니까 현대기아차 판매량 줄어든 것과 추석은 아무 관계 없고 심지어 현대차 소비자들이 다른 브랜드로 옮겨탔다 이렇게도 볼 수 있을겁니다.

- 그렇다면 파업 영향으로 줄어든건 아닌가

아마 부분파업이 지난달 16일까지 있었던 영향이 있었을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20%나 판매가 줄어든 것은 좀 과하다고 봐야죠. 하지만 현대차는 해외 판매가 많이 늘어서 전체를 놓고 보면 전년보다 약 2%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기아차는 전년에 비해서 내수와 수출이 모두 조금씩 줄었습니다.

- 판매를 만회해야 할텐데

현대기아차 측의 답변만 놓고 보면 내수를 만회할 생각이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현대기아차는 국내 자동차 수요 자체가 감소하고 있어서 이런 결과가 있었다고 분석된다면서 국내 판매가 줄어든 만큼 해외 판매를 늘려서 만회하겠다고 밝히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막연히 국내 수요가 줄었다고 하기에는 수입차나 다른 브랜드 차들 판매는 늘었거든요. 이 점을 보면 수요가 줄어든게 아니라 현대기아차를 별로 선호하지 않게 되는 것 같아요. 그만큼 불만이 커지고 있다는건데, 적어도 내수시장에선 현대기아차가 위기에 접어들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 경쟁사에서는 이 기회를 노려 파격적인 판매전략을 펴고 있다던데

네, 현대기아차 사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핸드폰이나 가전제품은 마음에 안들면 바로 바꿔주는데 자동차는 절대로 새 제품으로 바꿔주지 않지요. 환불은 더 안해주구요.

그런데 르노삼성은 10월달에 SM5와 SM7 승용차를 구입한 소비자들이 차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바로 환불해준다는 전략을 내놨습니다. 한국GM도 이전부터 비슷한 전략을 펴고 있어서 말리부 같은 차가 문제가 있다면 괜히 AS센터에서 실랑이 할 필요없이 그냥 환불할 수 있도록 해서 소비자들 불만이 크게 줄어들기도 했습니다.

또 르노삼성은 333프로젝트라고 해서 3개월안에 경쟁사 차를 구입한 사람에게 SM3를 시승하게 해주고, SM3로 차를 바꾸겠다고 하면 바로 새차로 바꿔준다는 파격적인 제안을 하기도 했습니다.

- 새차 산 사람에게 차를 또 팔겠다는 제안인셈이니 굉장히 희한한 전략인데 효과는 좋았을까

실제로 차를 바꾸는 사람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지만, 대체 어떤 차길래 바꿔주냐고 관심을 갖게 돼서 그런지 해당 차종 판매가 30% 가량 크게 늘었다고 합니다.

최근 현대차에 대해 민심이 흔들리고 있는데, 이같은 분위기가 경쟁사에게는 절호의 찬스가 될 것이고, 현대기아차 입장에선 소비자들의 마음을 돌려놓는 노력이 필요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