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0마력의 아반떼 N이 살짝 부담스러운 이들에게 솔깃한 소식이 전해졌다. 바로 출력‘만’ 낮추고, 특유의 운전 재미는 살린 아반떼 N라인이다.

신차는 아반떼 스포츠의 명맥을 잇는 만큼, ‘아방스’ 특유의 가성비도 그대로 계승했다. 그간 회사차로 이용했던 신형 아반떼도 만족했지만, 운전의 재미와 뛰어난 가성비까지 겸비한 N라인을 타보니 멀쩡하던 배가 아프다.

# 좀 더 과감했다면?

아반떼 N라인의 외관은 기존 모델보다 공격적이다. 그릴과 앞 범퍼 형상 일부가 바뀌었고, 후면부에는 트윈 타입 머플러 팁과 립 스포일러가 추가됐다. 18인치 휠과 N라인 배지까지 붙어있으니, 제법 고성능차 느낌이 난다.

아쉬움이 없는 건 아니다. 스포일러를 조금 더 키우고, 날카로운 외관을 한층 더 공격적으로 다듬었으면 좋겠다.

길게 뻗은 10.25인치 디스플레이와 운전자 중심의 인테리어 등 기존 아반떼에서 선보인 인테리어 요소는 여전히 만족스럽다. 기본적인 레이아웃은 동일하지만, 스티어링 휠과 기어레버 등이 교체됐다. 뭔가 허전했던 클러스터 좌측에는 주행모드 버튼이 새롭게 자리잡았다. 시트도 상체를 조금 더 잡아줄 수 있는 세미 버킷 타입으로 변경됐다.

실내도 과감한 시도가 아쉽다. 스티어링을 감싼 타공 가죽 소재보다 스웨이드를,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보다 레버식 사이드 브레이크를 써서 조금 더 ‘날 것’의 느낌을 살렸으면 어땠을까.

엉성한 조립 품질도 눈에 거슬린다. 회사차로 사용하는 아반떼와 마찬가지로, 스티어링 휠 뒤쪽과 기어노브 주변 플라스틱 결합이 좋지 못했다. 예리한 모서리에 자칫 부상을 입을 수 있겠다.

# 단단한 승차감, 안정성은 더 좋아

아반떼 N라인은 최고출력 204마력, 최대토크 27.0kg·m을 발휘하는 1.6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이 탑재됐다. 여기에 7단 듀얼클러치(DCT) 또는 6단 수동변속기를 선택할 수 있다. 시승차는 레브매칭 기능이 포함된 7단 DCT 모델이다.

아반떼 N라인은 운전의 재미를 중시하는 고출력 모델이다. 도심에서는 그 힘을 살짝 억제하듯 가속 페달을 지긋이 밟아줘야 한다. 시내 주행에서 보다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가솔린 일반 모델과 차이를 보인다.

상대적으로 승차감은 더 단단하다. 후륜 멀티링크 서스펜션이 적용됐지만, 토션빔을 탑재한 가솔린 일반 모델보다 더 딱딱한 느낌이다. 시내 주행에서 거친 노면을 잘 걸러내는 편은 아니다.

도심에서 벗어나 속도를 높이면, 이내 평가가 달라진다. 스포츠로 주행 모드를 바꾸고 속도를 높일수록 서스펜션에 대한 반응은 만족스럽다. 카트를 타는 듯 절도있고 일체감이 느껴지는 움직임이 백미다. 롤링과 피칭도 잘 억제되어 깊은 코너에서도 자신감 있게 몰아붙일 수 있다.

레브매칭 기능도 똑똑하다. 높은 단수에서 속도를 급격히 줄여나가면, RPM 게이지는 몇번씩 바늘을 튕겨내고, 높은 엔진 회전수를 유지한다. 덕분에 코너를 쉽고 빠르게 탈출할 수 있다. 

가속페달을 깊게 밟으면, N 파워시프트 기능이 작동하며 한층 가속감을 높인다. 앞에서 들려오는 엔진음과 뒤에서 울리는 배기음도 운전자를 동시에 자극한다. 수동변속기에서 느낄 수 있는 날것의 느낌은 덜하지만, 누구나 운전의 재미를 만끽할 수 있다.

# ‘깡통’도 ‘혜자’로운 옵션

아반떼 N라인의 상품성은 6단 수동변속기가 들어간 엔트리 모델부터 풍부하다. 헤드램프를 비롯한 모든 외부 조명이 LED고, 휠도 18인치가 기본이다. 엠블럼이나 스포일러 등 전용 사양을 비롯해 가죽 스티어링 휠, 스포츠 시트 등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편의 및 안전 사양도 만족스럽다. 전방 충돌 방지 보조, 차로 유지 보조, 운전자 주의 경고, 전방 차량 출발 알림, 하이빔 보조 등이 기본이고, 스마트키와 열선 스티어링 휠, 8인치 디스플레이, 후방 모니터, 1열 열선 및 운전석 통풍 시트 등도 모두 엔트리 트림부터 제공된다.

단, 수동변속기 모델에는 옵션 선택에 제한이 있다. 고속도로 주행 보조 기능은 어느 정도 수긍할 수 있지만, 레브매칭 기능을 제공하지 않는 점은 크게 실망스럽다. 벨로스터 N 수동변속기 트림에도 적용됐던 기능이라 더 아쉽다.

그럼에도 엔트리 트림 가격은 2179만원이다. 아반떼 스포츠 수동(1963만원)보다 216만원 올랐지만, 완전히 새로워진 플랫폼과 기본화된 주행 보조 시스템 등을 포함하면 충분히 수긍할 수 있다.

서킷 주행을 꿈꾸고 운전의 즐거움을 중시하는 젊은 고객층에게 제대로 된 선택지가 생겼다. 아반떼 N라인은 ‘삼각떼’라고 놀림받던 전작보다 더 잘생겼고, 더 풍부한 구성과 잘 짜여진 주행 감각을 갖췄다. 이른바 ‘아방스(아반떼 스포츠)’ 시절, 레이스 입문자들에게 사랑받던 고성능차가 다시 돌아왔다.

※ 해당 차량은 브랜드 및 제작사에서 제공한 시승용 차량입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모터그래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