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펀 드라이빙 머신’ 벨로스터 N DCT…‘더 쉽게, 더 빠르게!’
  • 권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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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10.09 09:00
[시승기] ‘펀 드라이빙 머신’ 벨로스터 N DCT…‘더 쉽게, 더 빠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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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벨로스터 N은 지난 2018년 국산 자동차 최초 ‘고성능 디비전’ 타이틀을 달고 출시했다. ‘275마력 핫해치’란 단어는 많은 이들을 설레게 했지만, 수동변속기 모델만을 제공해 마니아층에만 국한된 차량이었다.

그런 벨로스터 N이 2년 만에 8단 습식 듀얼 클러치 트랜스미션(DCT)를 품고 등장했다. 보다 친절하고 편안한 벨로스터 N DCT를 만나봤다.

현대차는 연식 변경과 함께 DCT 모델을 출시했다. 외관에서 뚜렷한 변화를 찾기는 어렵지만, 실내는 여기저기 다듬은 흔적이 보인다. N DCT 전용 패들 시프트와 기어노브, UI를 개선한 8인치 디스플레이 등이 새로운 차임을 말해주고 있다.

N 라이트 스포츠 버킷 시트는 120만원에 달하는 고급 옵션이다. 일체형 헤드레스트와 높게 솟은 사이드 볼스터 등이 묘한 긴장감을 불러온다. 여기에 일반 가죽이 아닌 알칸타라를 둘러 운전자 상체를 단단히 붙잡는다. 시트에 적용된 N 로고 웰컴 라이트는 남다른 존재감을 더한다. 옵션 가격이 아깝지 않다.

엔진은 기존과 동일한 2.0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을 탑재했다. 최고출력 275마력, 최대토크 36kgf·m의 강력한 출력이 8단 습식 DCT 변속기로 전달된다.

벨로스터 N은 크게 일반 주행모드(에코·노멀·스포츠)와 N 주행모드(N·N 커스텀)로 나뉜다. 일반 주행모드에서는 N 브랜드 차량이 맞나 싶을만큼 얌전하다. 절제된 엔진음과 배기음만이 낮게 들려온다. 전혀 부담스럽지 않은 세팅이다. 단, 조향 느낌은 꽤 묵직하며 스티어링 휠은 조금만 돌려도 차체가 예민하게 돌아간다. 코너링 능력을 중시하는 핫해치답다.

이어 N 모드로 달려봤다. 주행 모드 간 차이가 확연하다. 스티어링 휠 반응은 더 무거워지고 가속 페달은 한층 민감해졌다. 또한 생각보다 편안했던 서스펜션이 더욱 단단해진다. 바로 체감이 될 만큼 큰 변화다.

무엇보다 배기음이 도드라지게 커진다. 퍼포먼스 패키지(196만원)에 포함된 능동 가변 배기 시스템 덕분이다. 엔진회전수를 조금만 높여도 ‘팝콘’ 소리를 쉽게 들을 수 있다.

다만, 벨로스터 N 배기음은 기존 오너들 사이에서 이슈가 있다. DCT 모델에 적용된 배기 시스템이 일종의 ‘너프(Nerf)’를 당했다는 평가다. 수동변속기 모델보다 흡음재가 더 많이 들어가 배기음이 크게 줄었다. 실제로 직접 비교해보면 그 크기가 확연히 줄어든 것을 체감할 수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자극적인 배기음과 단단한 스티어링 휠, 여기에 작은 차체가 주는 민첩함까지 어우러져 운전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앞만 보며 빠르게 달리는 고속도로보다 적절한 가·감속이 이뤄지는 굽이진 산길이 더욱 어울리는 세팅이다.

잘 달리는 것만큼 잘 서는 것도 중요하다. 기본 적용된 고성능 브레이크 시스템을 통해 운전자가 원하는 지점에서 정확히 멈추도록 돕는다. 여기에 옵션으로 제공되는 모노블록 4피스톤 캘리퍼와 대구경 디스크은 서킷에서도 거뜬한 브레이킹 성능을 확보했다.

벨로스터 N에는 빠른 출발을 돕는 런치 컨트롤이 적용됐다. 국산차로는 제네시스 G70이나 기아차 스팅어 등 역동적인 주행 성능을 중시하는 차종에서만 한정적으로 만날 수 있는 기능이다. N모드 상태에서 ESC를 완전히 해제한 뒤, 브레이크와 가속페달을 동시에 밟으면 준비가 끝난다. 엔진회전수는 설정해놓은 수치(최대 3500rpm)에 고정되고,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면 쏜살같이 튀어나간다.

이와 함께 DCT 모델에만 추가된 새로운 기능으로 NGS(N Grin Shift)가 있다. 일종의 부스트 기능으로 포르쉐 스포츠 리스폰스 기능과 흡사하다. 사용 시 20초 간 약 7%의 추가 출력을 발휘한다. 순간적인 가속이 필요할 때 요긴하다.

다만, 완성도는 다소 떨어진다. 언제나 사용 가능한 포르쉐의 그것과 달리, NGS는 한 번 사용하면 3분 후 재사용이 가능했다. 또한 버튼의 생김새는 성능을 증폭시켜주는 것에 비하면 다소 초라하며, 버튼 위치도 어중간하다. 좀 더 멋지게 꾸며놓을 필요가 있겠다.

DCT 모델은 앞서 재밌고 빠르지만 다루기 어려웠던 벨로스터 N을 더 많은 사람들이 쉽고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한 것만으로 그 가치는 충분하다. 2020 벨로스터 N 가격은 수동변속기 모델이 3019만원부터이며, DCT 선택 시 245만원이 추가된다. 여기에 펀 드라이빙에 걸맞은 퍼포먼스 패키지(196만원)와 N 라이트 스포츠 버킷 시트(118만원) 등 다양한 옵션이 추가로 제공된다.

※ 해당 차량은 브랜드 및 제작사에서 제공한 시승용 차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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