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조, 11년 만의 ‘임금 동결’…2009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
  • 신화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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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9.21 22:26
현대차 노조, 11년 만의 ‘임금 동결’…2009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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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차지부 홈페이지
사진=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차지부 홈페이지

현대차 노사가 11년 만에 임금 동결에 합의했다.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현대차 노사는 21일 하언태 사장, 이상수 노조 지부장 등 노사 교섭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화상회의로 진행된 12차 임금교섭에서 임금을 동결하는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다만, 임금 이외에 성과금과 격려금 등의 나머지 요소들은 교섭 초기와 비교하면 늘었다. 사측은 지난 16일 성과금 130%, 격려금 100만원, 우리사주 5주, 전통시장 상품권 5만원 등을 제안했지만, 이번 합의안에서는 성과금 150%, 코로나 위기 극복 격려금 120만원, 우리사주 10주, 전통시장 상품권 20만원 등으로 결정됐다.

노사는 “코로나19로 어려워진 국내 사회·경제적 상황을 충분히 공감할 뿐 아니라, 글로벌 경제 침체로 당면한 자동차 산업 위기 극복을 위한 공동 노력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 하고, 경영 실적 및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임금안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무분규로 잠정 합의를 이뤄냈다. 연속 무분규 잠정 합의는 지난 2009년~2011년 이후 역대 2번째다. 특히, 임금 동결은 1998년 IMF 외환위기,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역대 세 번째다. 이번 교섭은 상견례 이후 40일만에 합의에 이르며 예년보다 훨씬 빠르게 이뤄졌다.

사진=울산시청 열린시장실
사진=울산시청 열린시장실

이번 합의는 중도·실리로 분류되는 노조 집행부의 기조와도 연결된다. 올해 1월 취임한 이상수 지부장은 선거 당시 ‘투쟁을 넘어 실리의 현대차지부 회복’을 내세우며, 특별채용 조합원 차별 철폐와 장기근속 조합원 처우 개선, 실질적 정년 연장 등을 강조한 바 있다. 이상수 지부장은 “현대차 노조가 나서서 노동자 전체 임금의 인상과 삶의 질 개선이 가능했는데, 귀족 노동자로 올가미 씌우는 것은 억울하다”며 “현대차 노조는 국민의 안티가 아니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임금 합의안과 별도로 노사는 이번 합의에서 ‘노사 공동발전 및 노사관계 변화를 위한 사회적 선언’을 채택했다. 선언문은 국내공장 미래 경쟁력 확보와 재직자 고용안정, 전동차 확대 등 미래 자동차산업 변화 대응, 미래산업 변화에 대비한 직무 전환 프로그램 운영, 고객∙국민과 함께하는 노사관계 실현, 자동차산업 위기극복을 위한 부품 협력사 상생 지원, 품질향상을 통한 노사 고객 만족 실현 등을 통해 자동차산업 생존과 상생의 노사관계를 위해 공동 노력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노사는 이번 사회적 선언을 통해 코로나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품 협력사를 지원하기 위해 ‘상생협력 프로그램’을 그룹 차원에서 확대 운영하기로 했다.

사진=현대차 아산공장
사진=현대차 아산공장

아울러 노사 별도합의를 통해 울산시, 울산 북구청이 추진 중인 500억원 규모의 지역 부품 협력사 고용유지 특별지원금 조성 사업에 참여하여 세부 지원 방안을 협의 추진하기로 했다.

또한, 차량의 품질이 고객 확보와 고용안정으로 이어진다는 점에 공감하고 생산공장별 품질협의체 구성, 신차단계 노사합동 품질향상 활동 강화, 2025년까지 2000억원 규모 품질향상 투자, 공정품질 피드백 시스템 운영 등 품질향상을 통한 고객 만족 실현을 위한 완벽품질 확보 방안을 마련해 추진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코로나19 위기와 자동차산업 대 전환기 속에서 미래차 시대 경쟁력 확보와 생존을 위한 합의안 마련에 주력했다”면서 “경영환경이 녹록지 않은 상황이지만 노사가 합심해 위기를 극복하고, 전동화∙자율주행 등 미래차 시대 선두주자로 도약하기 위해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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