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적수 없는 기아 신형 카니발…좋긴 좋은데 '2% 아쉬워'
  • 박홍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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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9.14 10:57
[시승기] 적수 없는 기아 신형 카니발…좋긴 좋은데 '2% 아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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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4세대 신형 카니발이 드디어 출시됐다. 신차는 사전 계약 개시 하루 만에 2만3006대가 접수되는 등 침체된 내수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카니발은 최신 트렌드를 적극 반영했다. 승하차 편의 시스템과 프리미엄 릴렉션 시트 등 탑승자를 고려한 특화 사양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한층 더 산뜻해진 승차감도 구매 요인으로 꼽힌다. 

# SUV 같은 디자인과 풍부한 편의사양

첫인상은 웅장하다. 차체 사이즈는 조금 늘어났지만(전폭 +10mm, 휠베이스 +30mm), 기존보다 훨씬 더 커 보인다. 짧은 리어 오버행으로 흡사 대형 SUV와 같은 이미지도 갖췄다.

라디에이터 그릴을 키웠고 보다 얇아진 헤드·리어램프는 최대한 위쪽으로 끌어올렸다. 그릴과 범퍼에 크롬 사용 비중을 늘렸다. 선과 면 대부분이 직선 기조로 이뤄져 단단한 느낌도 강조했다.

실내에서 12.5인치 디스플레이와 12.5인치 센터 디스플레이가 가장 눈에 띈다. 크래시 패드 중앙을 가로지르는 슬림한 송풍구 디자인과 일체형 매탈 가니쉬를 적용해 고급감을 강조했다. 기어 레버는 다이얼 타입을 채택해 주변 컵홀더와 수납 공간 활용성을 높였다.

7인승인 시승차에는 2열 프리미엄 릴렉션 시트가 적용됐다. 안마의자에 앉은듯 등받이와 시트를 조절해 엉덩이 및 허리에 집중되는 하중을 완화시킨다. 서랍장 형태로 설계된 확장형 센터콘솔을 적용해 2열 탑승객 편의성도 배려했다.

수납 공간과 충전 사양도 풍족하다. 많은 인원이 탑승하는 미니밴 특성을 고려했다. 각 열마다 컵홀더가 4개씩 마련됐고, USB 포트는 총 7개, 12V 시가잭 3개, 무선 충전패드 1개, 220V 콘센트 1개 등을 갖추고 있다.

운전석에서는 1열 모니터를 통해 뒷좌석 시트포지션을 조정할 수 있고, 스피커와 마이크를 사용해 간편하게 대화할 수 있다. 고속도로 주행보조(HDA), 전방 충돌방지 보조, 후측방 충돌방지 보조, 후측방 모니터, 후방 교차 충돌방지 보조,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등 주행 보조시스템을 적용해 주행 편의성도 챙겼다.

이어 탑승객들을 위해 원격 조정이 가능한 파워 슬라이딩 도어와 안전 하차 보조, 후석 승객 알림, 승하차 램프 등이 제공된다.

# 산뜻한 주행감각…2열 소음은 아쉬워

이날 시승한 카니발은 2.2리터 디젤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가 조합된 모델이다. 최고출력 202마력, 최대토크 45.0kg·m를 발휘하며, 복합연비는 12.6km/l(7인승 기준, 19인치)다.

신차는 구형 모델보다 운전하기가 한층 편해졌다. 탁 트인 운전석 시야를 비롯해 경쾌한 움직임을 지원한다. 유압식 스티어링 휠 대신 전동식 스티어링 휠을 적용해 조작감과 응답성도 산뜻해졌다.

전반적인 주행 성능은 부드럽다. 폭발적이지는 않지만, 가속 페달을 밟는 데로 원하는 만큼 속도를 낼 수 있다. 60~70km/h대 영역에서도 제법 빠르게 속도를 높인다. 반면, 브레이크는 조금 더 힘있게 밟아야 한다. 반응이 반박자 느리다.

디젤 엔진임에도 고속 주행에서 정숙성과 진동은 만족스럽다. 승차감은 이전보다 단단해졌고, 좌우 롤링도 많이 억제됐다. 불필요한 움직임이 최소화되니 2열 승차감도 개선됐다. 서스펜션의 노면 변화 대응도 이전보다 깔끔해졌다.

하지만, 2·3열에서는 운전석보다 소음이 더 크게 들린다. 1열에만 이중접합 유리가 적용됐고, 2열은 홑겹 유리다. 2열 시트 및 구성에 비해 방음 대책이 아쉽다.

# 이 차, 미국에서도 통할까?

사실 국내에서는 적수가 없다. 그렇다면 미니밴의 본고장인 미국에서는 어떨까. 카니발의 경쟁력을 확인하기 위해 북미 베스트셀링 미니밴 혼다 오딧세이(8인승)도 함께 살펴봤다. 결과부터 말하자면, 뒷좌석 이용자를 위한 세심한 사양이 눈에 띈다.

오딧세이는 버튼식 기어가 센터패시아에 위치한다. 센터콘솔부를 비워 1열 공간 활용도를 극대화했다. 카니발과 비교해 운전석 및 조수석 사이 공간이 더 여유롭다. 2열 중앙 좌석을 완전히 분리해 7인승으로 바꿀 수도 있고, 2열 대비 3열 시트고를 높여 전 좌석 개방감을 극대화했다. 3열 벽면에 진공청소기를 내장시킨 아이디어도 독특하다.

퍼포먼스도 기대 이상이다. 오딧세이에 적용된 3.6리터 V6 가솔린 엔진과 10단 자동변속기는 최고출력 284마력, 최대토크 36.2kg·m을 발휘하는데, 고속 주행에서 제법 경쾌하다. 스티어링 휠의 응답성도 빠르고, 안정적인 거동이 더해져 운전의 재미를 논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 푹신한 승차감에 상·하 진동이 유독 크게 느껴진다. 일부 탑승자는 멀미를 느낄 수도 있겠다. 고속도로 주행보조(HDA) 등이 적용된 카니발과 달리 오딧세이의 혼다센싱은 최신 운전자 보조 기능이 제한적이다.

카니발은 올해 미국 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다. 경쟁자에게 없는 첨단 사양을 듬뿍 담았지만, 함께 살펴본 오딧세이 능력도 만만치 않다. 또 다른 경쟁자 토요타 시에나는 풀 체인지를 통해 하이브리드 미니밴으로 거듭났다. 카니발이 안방을 벗어나 북미 시장에서 어떤 성과를 보여줄지 지켜볼 일이다.

※ 해당 차량은 브랜드 및 제작사에서 제공한 시승용 차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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