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종연횡 나선 GM, ‘영원한 적도 동지도 없다’
  • 신승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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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9.11 09:00
합종연횡 나선 GM, ‘영원한 적도 동지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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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 3세대 전기차 전용 BEV3 플랫폼과 차세대 얼티엄 배터리 시스템
GM 3세대 전기차 전용 BEV3 플랫폼과 차세대 얼티엄 배터리 시스템

대변혁의 시대, 제너럴 모터스(GM)가 생존을 위한 합종연횡에 적극 나서고 있다. 스타트업이나 부품 협력사는 물론, 한때 글로벌 1위 자리를 두고 다퉜던 경쟁 업체들에게도 손을 내밀고 있다.

GM은 8일(미국 현지시각) 수소전기트럭 스타트업 니콜라와의 협력을 발표했다. 니콜라 지분 11%를 20억 달러(한화 2조4000억원)에 매입하고, 이사회 멤버 1명에 대한 인사권을 확보했다. 

이와 함께 GM은 니콜라 픽업트럭 배저(Badger)의 제작 및 생산을 맡는다. 배저는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가 300마일(480km)인 순수전기차 버전과 최대 600마일(960km) 주행이 가능한 수소연료전지 모델로 출시될 예정이다. 미국에서는 지난 6월부터 예약 판매를 시작했으며, 오는 2022년 본격적인 고객 인도가 예고됐다.

GM은 올해 3월 3세대 전기차 전용 플랫폼 ‘BEV3’와 차세대 배터리 시스템 ‘얼티엄’을 공개한 바 있다. 당시 GM은 GMC 브랜드로 부활을 예고한 허머 EV를 필두로, 오는 2023년까지 22종의 전기차 라인업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니콜라 배저 역시 BEV3 플랫폼과 얼티엄 배터리 시스템을 기반으로 전기차 모델이 제작된다. 수소연료전지차는 앞서 쉐보레 콜로라도 ZH2 콘셉트를 통해 소개된 하이드로텍 연료전지 기술을 활용할 계획이다.

LG와의 협력 관계도 한층 더 긴밀해졌다. 2009년 LG화학의 쉐보레 볼트 배터리 단독 공급으로 시작된 양사의 파트너십은 이제 배터리를 넘어 구동 모터와 인터버 및 컨버터, 충전기, 컴프레서, 전력분배모듈, 그리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까지 확장됐다. 차세대 얼티엄 배터리 시스템 역시 GM과 LG 5:5 지분으로 각각 1조원씩 출자된 합작사 얼티엄 셀즈(구 기가파워)에서 제작된다.

GM 르네상스 센터
GM 르네상스 센터

이 같은 GM의 행보는 친환경차 부문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여전히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내연기관 부문도 마찬가지다. GM은 혼다와 최근 가솔린 엔진 및 플랫폼 공유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앞서 전기차 플랫폼 및 배터리 부문 협력을 약속한 데 이어 내연기관 부문까지 그 범위를 넓힌 셈이다. GM은 혼다 외 유럽 제조사들과도 내연기관 부문 협력을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뿐 아니라 한때 글로벌 1위 자리를 다투던 토요타, 안방 최대 라이벌인 포드 등과 함께 지난해 자율주행 부문 컨소시엄을 조직했다. 구글 웨이모·테슬라 등 새로운 적들과 맞서 싸우기 위해 과거 치열하게 다투던 경쟁자들과 손을 잡았다. 3사는 자율주행 안전 기준 및 표준화 작업에 한 목소리를 내며,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서 관련 법률 및 제도 정비를 주도할 계획이다.

기지개를 켠 거인의 행보는 거침이 없다. 미래를 위해 적과 동침도 마다하지 않고 과감히 손을 내밀고 있다. 이제 누가 GM의 손을 잡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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