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승용 칼럼] 신형 투싼 하이브리드, 친환경차 혜택 받을 수 있을까?
  • 전승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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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9.03 16:15
[전승용 칼럼] 신형 투싼 하이브리드, 친환경차 혜택 받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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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가 3일, 4세대 투싼의 티저 이미지를 공개하고 이달 중으로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현 모델이 2015년에 나왔으니 불과 5년 만에 풀체인지된 것인데요. 소형 SUV에 밀려 판매량이 급감한 만큼, 확실한 디자인 변화와 상품성 개선을 통해 존재감을 다시 드러내겠다는 전략으로 보입니다.

신형 투싼 콘셉트카 '비전 T'

이를 반영하듯 신형 투싼의 외관 디자인은 작년 말 공개된 ‘비전 T 콘셉트’의 과격한(?) 디자인을 그대로 이어받았습니다. 실내 역시 기존 현대차에서 볼 수 없었던 파격적인 디자인이 적용됐고요. 여기에 최근 현대차가 보여준 다양한 첨단 사양과 고급 편의 사양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상품성과는 별개로, 신형 투싼의 성공 여부는 새롭게 추가되는 하이브리드 모델(1.6 터보 GDi+전기 모터)이 좌우할 것으로 보입니다. 기아차 쏘렌토에서 논란이 됐던 친환경차 연비 기준을 넘는다면, 그래서 하이브리드카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면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죠.

신형 투싼 티저 이미지
신형 투싼 티저 이미지

사실, 쏘렌토와 싼타페는 처음부터 하이브리드 혜택을 받기 어려운 모델이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아시는 것처럼 쏘렌토 하이브리드가 0.5km/l 차이로 친환경차 기준에 미달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연비가 0.5km/l 좋았다고 해서 모든 쏘렌토 하이브리드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는 겁니다.  

15.3km/l는 어디까지나 쏘렌토 하이브리드 중에서 연비가 가장 좋은 ‘17인치, 2WD’ 모델 기준입니다. 여기에 빌트인 캠을 장착하면 15.0km/l, 타이어를 19인치로 바꾸면 14.3km/l, 4WD 시스템을 선택하면 13.7km/l, 19인치 타이어와 4WD 시스템을 모두 넣으면 13.2km/l로 떨어집니다.

연비가 0.5km/l 좋았더라도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오직 오직 엔트리 모델 뿐입니다. 전체 판매량에서 고급 트림의 비중이 절대적인 우리나라 소비자들의 특성상 실제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모델은 소수에 불과하다는 겁니다. 현대차도 싼타페 페이스리프트를 출시하면서 하이브리드를 빼고 디젤만 먼저 내놓은 이유중 하나는 이런 고민 때문일 수도 있겠습니다.

신형 투싼 티저 이미지
신형 투싼 티저 이미지

물론, 앞으로 나올 투싼 하이브리드 전 모델이 친환경차 혜택 기준인 15.8km/l를 넘길지는 알 수 없습니다. 연비 인증이 끝나지 않아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상황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숫자를 넘길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생각됩니다. 일단은 쏘렌토와 싼타페를 통해 귀중한(?) 경험치를 얻은 현대기아차가 신형 투싼(스포티지 포함) 하이브리드의 연비를 이 기준보다 낮게 만들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게다가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차체가 작고 가벼울 수록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쏘렌토나 싼타페보다 작고 가벼운 만큼 하이브리드로 인한 연비 상승 효과는 투싼에서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죠. 

신형 투싼 하이브리드 인증 정보
신형 투싼 하이브리드 인증 정보

신형 투싼 하이브리드 인증 자료를 확인해보니 차체 무게는 1590kg이었습니다. 1775~1790kg 수준인 쏘렌토 하이브리드보다 185~200kg이나 더 가볍습니다. 휠과 타이어 크기가 조금 커지더라도 리터당 15.8km는 충분히 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신형 투싼 하이브리드에는 4WD 모델이 추가되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겠습니다. 쏘렌토에서 봤던 것처럼 휠과 타이어를 키우고 4WD를 추가한다면 연비가 큰 폭으로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휠과 타이어를 키우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니, 아예 4WD를 내놓지 않는 방안을 고민할 수도 있다는 것이죠. 물론, 4WD를 넣어도 기준을 넘길 가능성도 아직 열려 있지만요.

아무튼, 투싼 하이브리드는 꽤 기대되는 모델입니다. 의도하지 않게 논란을 겪으며 이미지가 나빠졌지만, 투싼에 앞서 쏘렌토에 적용된 1.6 터보 GDi 기반의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은 성능과 효율에서 모두 좋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실제로 구매한 소비자들의 반응을 살펴봐도 그렇고, 제가 직접 시승하면서도 만족스러운 느낌을 받았습니다.

신기할 정도로 불어닥친 소형 SUV 열풍에 많은 소비자들을 뺐겼지만, 냉정히 생각해보면 투싼(스포티지 포함)은 꽤 매력 있는 모델입니다. 차체도 더 넉넉하고, 성능도 더 뛰어나고, 사양도 더 좋습니다. 가격 경쟁력도 떨어지지는 않고요. 지금은 동생들에 밀려 잠시 주춤하고 있지만, 단단히 마음을 먹고 준비했나 봅니다. 새로운 투싼이 어떤 결과를 보여줄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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