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차 온라인 내 차 만들기…뭐가 좋을까?
  • 최하림 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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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6.26 15:01
국산차 온라인 내 차 만들기…뭐가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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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세한 기아, 화려한 르노삼성, 투박한 쌍용

포르쉐는 만인의 드림카다. 그들의 장기는 단순히 자동차 제작에 그치지 않는다. 포르쉐는 전 세계 자동차 메이커를 통틀어 가장 정밀하고 체계적인 온라인 견적 서비스를 제공한다. 어떤 브랜드와 비교해도 단연 최고라 생각한다. 명칭은 국가마다 다르지만, 주로 ‘Build Your Porsche’라 불린다. 국내에서는 ‘포르쉐 만들기’란 이름으로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

포르쉐는 그래픽 설정에 따라 내외장은 물론, 각종 옵션 적용 여부를 섬세한 그래픽으로 구현한다. 360도 화면 전환과 배경화면 변경이 가능하며, 포르쉐 코드로 저장되는 데이터는 언제든 다시 불러올 수 있다. 정밀하고 체계적인 그래픽 재현과 갖고 싶은 대상이란 점이 시너지 효과를 이루며, 이는 구매 여부와 관계없이 모두를 진지하게 만든다.

포르쉐가 제공하는 ‘포르쉐 만들기’는 각종 정보를 정밀하고, 체계적으로 보여준다.
포르쉐가 제공하는 ‘포르쉐 만들기’는 각종 정보를 정밀하고, 체계적으로 보여준다.

사실 포르쉐는 예전부터 헤아리기 힘들 정도로 많은 옵션을 제공해왔다. 유명한 일화로 실내 매트까지 옵션이었다. 그나마 최근 들어 기본형 구성을 보강해 옵션 가짓수를 조금이나마 줄였다. 그럼에도 여전히 항목은 다양하고, 선택의 폭은 한없이 넓다. 넓은 도화지에 옵션으로 여백을 채우는 방식은 여전하다. 그 때문에 포르쉐 온라인 견적 서비스는 가장 정밀하고, 체계적일지 모른다.

그렇다면 국산차는 어떨까? 지금껏 국산차를 구매하며 한 번도 이용하지 않았던 온라인 견적 서비스를 확인해봤다. 각 브랜드에서 제공하는 온라인 견적 서비스를 간단히 비교하고, 각각의 특징과 장점을 간단히 정리해봤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기아차가 가장 정밀하고 체계적인 정보를 보여줬고 쌍용차는 투박했다. 제네시스와 쉐보레는 트림별로 다른 휠 디자인 차이까지 볼 수 있었다.

# 기아차 ‘온라인 견적’, 유용한 트림·옵션 통계…비주얼라이징은 부족

종합적으로 기아차 서비스가 가장 유용했다. 트림, 외장 색상, 선호도가 높은 옵션 정보 및 비율까지 제공한다. 데이터 산정 기준이 명시되진 않았지만, 예비 구매자 입장에서 세부 트림이나 옵션 선택에 큰 도움이 된다. 물론, 정보 제공 차원에서 각 트림 세부 옵션 선택 비율까지 보여준다면 더 좋겠다. 간편 견적 정보는 개인 메일 전송, PDF 파일 등으로 저장할 수 있다.

아쉬운 점은 이미지가 상세하지 않다. 최상위 트림 기준으로 외장 색상 차이만 확인할 수 있다. 360도 화면 전환 기능은 개별 차종 홈페이지에서 따로 들어갔을 때만 볼 수 있다. 실내외 모두 지원하지만, 사실 최상위 트림 기준이라 실 구매자에게 딱히 도움이 되진 않는다. 마우스 클릭으로만 화면을 전환할 수 있고, 실내는 고정된 이미지를 360도로 살피는 형태로 작동된다.

# 현대차 ‘내 차 만들기’, 꼼꼼한 데이터…감질나는 추천 구성

기능만 따진다면 현대차가 가장 많은 서비스를 제공한다. 기본 품목 및 추천 구성 확인도 가능하고, 외장에 한해 360도 화면 전환 기능을 지원한다. 외장 색상은 선호도 순으로 제공되며, 기아차처럼 정보 저장도 할 수 있다. 다만, 추천 구성은 딱 한 가지만 제공된다. 취지는 좋았지만, 배기량별 정보를 제공했다면 훨씬 더 의미가 있겠다.

이미지는 최상위 트림을 기준으로 외장 360도 화면 전환과 색상 차이 등을 확인할 수 있다. 개별 차종 홈페이지에 들어가도 실내 360도 화면 전환 기능은 제공되지 않는다. 현대차는 넥쏘, 투싼, 포터, 택시, 스타렉스를 뺀 전 차종에 외장 360도 화면 전환 기능을 제공한다. 비교적 신차인 넥쏘를 배제한 것은 의외다.

# 제네시스 ‘견적내기’, 상세한 옵션 설명…통일성 없는 레이아웃

제네시스는 출시 시점에 따라 견적내기 레이아웃이 다르다. 출시 시점이 빠른 G70와 G90는 흰색인 반면 G80과 GV80은 회색으로 구성된다. 전자는 현대차와 유사하며, 후자는 고급화를 고려한 모습이다. 

사실 전자가 더 만족스럽다. 각 트림 휠 차이를 확인할 수 있고, 견적내기 진행 중 실내외 360도 화면 전환 기능을 지원한다. 실내는 실제 차를 둘러보는 것처럼 구도 이동과 함께 화면이 바뀐다. 마우스와 키보드로 구도 전환이 가능한 점도 좋다. 물론, 옵션 적용 여부는 보여주지 않는다.

반면, 후자는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추구하고 정교한 그래픽을 더했지만 알맹이가 없는 느낌이다. 고급 브랜드인 만큼 구도 전환 및 기능 개선이 필요하다. 더욱이 화면 전환 과정 중 로딩이 지나치게 길다. 외장 360도 화면 전환은 외장에 한해 모든 옵션을 선택한 이후에나 가능하며, 실내는 한정된 구도로만 비춰 답답하다. 정보 저장은 이메일 받기로만 가능하다. 전자와 비교해 다양한 옵션 선택이 가능한 만큼 해당 옵션에 대한 상세 설명을 덧붙인 점은 좋다.

# 르노삼성 ‘내 차 만들기’, 훌륭한 시각화…차종별 기능 차이

르노삼성은 시각화에 집중했다. 360도 화면 전환 기능에 모두 쏟아부은 느낌이다. 국산차 중 유일하게 온라인 견적 페이지 내에서 360도 화면 전환 중 줌인·줌아웃 기능을 지원한다. 외장은 화면 전환 시 높이 조절까지 함께 이뤄져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다. SM6와 QM6는 국산차 중 트림별 차이를 가장 확실하게 보여준다. 휠은 물론 실내 모니터 유무까지 알 수 있다. 국산차 중 유일하게 모니터가 빠진 ‘깡통’ 사양을 만나볼 수 있는 셈이다.

실내 360도 화면 전환은 옵션 선택 전에만 가능한데, 그 여파로 옵션 선택 차이를 반영할 순 없다. 더불어, SM3 Z.E와 XM3는 실내 360도 화면 전환 기능이 빠진다. XM3는 개별 홈페이지에서 실내 360도 화면을 지원하나 특이하게 블랙 가죽시트 시트 사양만 볼 수 있다. 직물 및 인조가죽 시트 사양은 사진 한 장만 보여준다. 정보 저장은 이메일 전송만 가능하며, 파일 저장 시 로그인이 필요하다.

# 쉐보레 ‘온라인 견적’, 의외로 자상함…개소세 미반영·견적 저장 불가

쉐보레는 생각보다 자상하다. 외장, 실내 이미지는 하나로 고정되어 있지만, 트림별 휠이나 외장 색상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기본 품목·옵션(명칭)에 대한 설명도 제공된다. 외장 360도 화면 전환은 개별 홈페이지에서 말리부와 트레일블레이저에 한해 제공된다.

그리고 국산차 중 유일하게 색상에 별도 설명이 붙는다. 진저 오렌지는 ‘출시 기념 한정 컬러로 주문 생산만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온라인 견적과 개별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다. 이 사실을 미리 고지해 소비자 입장에서 느낄 혼란을 배제한 점이 인상적이다. 

단점은 개별소비세 적용 후 변동 가격이 견적 페이지에 반영되지 않았다. 더불어 견적 정보를 별도로 저장할 수 없다.

# 쌍용차 ‘간편견적’, 간결하고 빠르지만…

쌍용차는 ‘간편견적’ 취지에 걸맞게 가장 간결한 구성을 갖췄다. 좋게 말해 세월의 흔적과 친숙함이 느껴진다. 레이아웃이 심플해 화면 전환이 가장 빨랐다. 

이미지는 최상급 트림 기준 외장 한 장만 제공되며, 실내 이미지나 360도 화면 전환 기능은 없다. 별다른 정보 제공도 없다. 맞춤견적, 비교견적 서비스를 별도로 제공하지만, 로그인을 해야만 이용할 수 있다. 견적 완성 시 최초 단계로 갈 수 있지만, 이전 단계로 이동이 불가한 점은 수정이 필요해 보인다.

보다 자세한 정보는 개별 차종 홈페이지에 들어가야만 볼 수 있다. 외장 360도 화면 전환은 일부 차종(티볼리, 코란도, 렉스턴 스포츠)만 지원되며, 색상 차이도 확인이 가능하다. 휠 차이는 렉스턴 스포츠에 한해 볼 수 있다. 휠 크기가 전혀 다르지만, 사진상으로는 똑같이 보인다. 즉, 17인치, 20인치를 클릭해도 디자인만 바뀌고, 휠 크기가 같다. 외장 360도 화면 전환 역시 렉스턴 스포츠 칸을 클릭해도 실제 화면은 렉스턴 스포츠로 제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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