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G수첩] 한국의 테슬라 꿈꿨던 모헤닉, ‘34억 규모’ 투자 사기 논란 왜?

[MG수첩] 120억 들인 모헤닉 드림팩토리, 1년여 만에 폐허 ‘애물단지 전락’

[MG수첩] ‘장밋빛 미래’ 그리던 모헤닉, 무리한 사업 확장에 주식은 ‘휴지조각’

모헤닉에 대한 여러 논란에 대해 김태성 대표의 입장을 직접 들어봤다. 인터뷰는 모헤닉 측이 배포한 보도자료를 비롯해 여러 제보 및 취재 내용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김태성 대표 인터뷰와 더불어 앞선 3편의 기사에 포함되지 않았던 취재원들의 주장도 함께 정리했다.

지난 4월 22일 경기도 파주에 위치한 모헤닉게라지스 파주공장을 방문했다. 공장에는 일명 ‘각 그랜저’라 불리는 1세대 그랜저와 기아 프라이드 등 올드카를 비롯해 개조를 마친 모헤닉 G, 조립이 끝난 로드스터 등이 자리했다. 김태성 대표는 Ms 그림이 새겨진 ‘모헤닉 해양심층수’를 건네며 취재진을 맞이했다. 

# 모헤닉 “다양한 협업” vs 포스코·LG하우시스 “MOU 이미 만료”

김태성 대표는 포스코와 마그네슘 부품 개발을, LG하우시스와 차량용 복합소재 개발 및 전기차 인테리어 개발에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포스코와 MOU를 통해 마그네슘 루프가 개발됐고 차에 장착해서 테스트하는 과정이 남아있다”, “LG하우시스와 Ms 실내 인테리어에 들어가기로 해놓은 상태이며, Ms 개발이 어느 정도 완료돼야 개발에 돌입할 텐데, 아직 인테리어 단계가 아니라 기다리는 중”이라며 양사와의 협업에 실체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포스코 측은 모헤닉과 체결한 양해각서의 효력은 2018년부로 만료됐다고 밝혔다. 그간 협업 진척 사항도 없고 현재 모헤닉 측과 관련된 논의도 전혀 진행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모헤닉 영암 공장에서 근무했던 회사 관계자 A씨는 “포스코 마그네슘 루프와 관련해 곡률도 잘 안 맞고, 제작 과정에서 프레스 도중 찢어지거나 울퉁불퉁해지고, 용접 도중 불이 붙는 등 문제가 많았다”면서 “포스코가 와서 루프를 실측해본 것은 맞지만, 해보더니 안될 걸 알고 나중에 제품을 도로 수거해갔다”고 밝혔다.

모헤닉 Ms
모헤닉 Ms

LG하우시스는 실내 부품 개발과 관련해 2018년 3월 MOU를 체결한 것은 사실이지만, 실제 협업은 진행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더불어 MOU 기간도 종료됐다고 전했다.

또한, 모헤닉이 주장한 전기차 플랫폼 복합소재 개발은 양사가 업무 논의만 나눴을 뿐, MOU를 체결하거나 협업 단계로 진행된 내용은 없다는 입장이다.

# 모헤닉 “영암공장 완전 포기 아냐” vs 前 임직원들 “짓다 만 건물”

모헤닉이 120억여원을 들여 전라남도 영암군에 지은 ‘영암 드림 팩토리’는 현재 경매에 넘어간 상태다. 지난 4월 27일 최저매각가격 약 123억원에 1차 경매 기일이 진행됐지만 유찰됐다. 2차 경매는 6월 8일 진행 예정이며, 최저매각가격은 약 86억원이다. 

김 대표는 영암 공장이 “셧다운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이전에는 사업이 영암 중심이었다면, 제2의 모헤닉은 영암을 배제하고 다시 파주에서 EV 사업을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영암공장이) 4차까지 유찰된다면 모헤닉이 인수하려고 준비는 하겠다”면서 “전남도에서 지원해준다고 하면 사업계획을 다시 짜볼 계획이다”라며 완전히 포기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영암공장은 잘 지어놔서 많은 사업을 할 수 있는 곳”이라고 덧붙였다.

모헤닉 영암 드림팩토리
모헤닉 영암 드림팩토리

그러나 전(前) 직원 A씨의 말은 달랐다. 그는 “영암공장은 말이 공장이지 사실상 짓다 만 건물이나 다름없다”면서 “공조 시설이 없다 보니 장마철에 1층에서 습기가 올라와 물이 고일 정도라서 비닐하우스를 또 만들어서 난로를 틀고 작업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시설이 매각된다기에 인근 군부대에서 탄약고로 쓸 수 있을까 고민해본 적이 있는데, 공장 내에 5톤 트럭조차 들어가지 못한다”며 영암공장 완성도에 불만을 표했다.

회사 전 임원이자 투자자인 B씨는 “콘크리트 건물의 경우 건설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 이사진은 샌드위치 패널로 공장을 짓자고 건의했다”면서 “그러나 김태성 대표가 100년 가는 공장을 만들어야 한다며 콘크리트 구조물을 고집했다”라고 설명했다.

# 모헤닉 “F&B 사업 실패는 악플러 탓” vs 투자자들 “애초에 반대”

모헤닉은 F&B 사업을 비롯해 다양한 사업 확장을 시도했지만,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이에 대해 김태성 대표는 “1년 전부터 시기에 맞춰서 규모 있는 투자가 들어와야 하는 시점이 왔는데, 타이밍을 놓치다 보니 사업이 유지되지 않은 부분이 있다”면서 “카페 등 F&B 사업이 20~30개로 많이 드러났고, 문 닫는 매장이 생기다 보니 ‘모헤닉 망하는 것 아니냐’는 소문도 많이 났다”고 말했다.

F&B 사업을 정리하는 도중 임금을 체불했다는 제보도 많았다. 김 대표는 “회사는 연구개발에 주력하고 있었고, 그나마 매출을 내던 F&B 사업은 2년째 적자를 유지하는 등 전기차에 장기 투자해야 하는 상황에서 F&B 사업부가 무너졌다”면서 “그 과정에서 악플러들이 이상한 소문까지 내면서 투자자 ‘엑시트’가 일어나며 주가가 떨어져 급여를 다 못 챙겨주는 상황이 발생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간 세금을 냈고 보험을 들었던 것도 있으니 (체불 임금은) 대부분 근로복지공단에서 받아 갔으며, 오히려 신고하고 체당금을 받아 가라고 얘기했다”면서 “이의 제기하지도 않았고, 서류도 성실하게 제출하는 등 협조했다”라고 설명했다.

투자자들은 애초에 F&B 사업을 반대했다는 입장이다. 전 임원 B씨는 “매장 인테리어비에 못해도 2~3억원씩 들어갔는데, 직원들 밀린 월급을 주면서 사업을 벌이느냐고 김 대표와 많이 싸웠다”면서 “비싼 건물에서 사업할 돈이 있으면 차에 투자하라고 말했지만, 김 대표는 대규모 투자유치에만 몰입된 듯 보였다”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 모헤닉 “M&A 실패도 악플러 탓” vs 한국거래소 “우회상장 사실상 불가능”

앞선 기사 및 영상에서 확인했듯, 모헤닉은 우인모빌과 금호전기 등 수 차례 인수·합병(M&A)를 시도했다. 

2018년 12월 인수를 발표한 우인모빌은 트레일러 제작업체로, 모헤닉은 영암 드림팩토리에 트레일러 사업부를 신설하고 폴딩 트레일러 제작에 본격적으로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영암 공장에서 근무했던 A씨는 “우인모빌이 영암 공장 1층 가장 큰 공간에 들어와서 캠핑 트레일러 5대만 만들고 나갔다”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우인모빌이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인수를 추진했지만, 알고 보니 사업성이 좋지는 않았다”면서 “트레일러를 팔아서 매출만 내면 되는 상태라고 했는데, 개발 및 투자 비용이 추가적으로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었다”라고 설명했다.

2019년 12월에는 자회사인 ‘차세대에너지활성화에쿼티1호’가 ‘번개표 조명’으로 유명한 ‘금호전기’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올해 1월 22일까지 대금 납입을 완료한 후 23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경영권을 넘겨받는다고 상세하게 설명하기도 했다. 그러나 1월 8일, 차세대에너지활성화에쿼티1호는 돌연 계약을 포기하고 ‘신주홀딩스’라는 회사에 매수인 지위를 넘긴다. 이를 두고 애초에 인수 여력도 없으면서 인수계약 체결 기사를 통해 ‘주가 띄우기’를 한 뒤 발을 뺐다는 지적과, 상장기업 인수를 통해 ‘우회 상장’을 노렸다는 지적이 일었다.

김 대표는 금호전기에 대해 “상장을 노린 것이 맞다”면서 “우리나라는 ‘점프업’하지 않으면 밑에서는 (사업이) 힘들다”라고 말했다. 또한, “1년 전쯤부터 규모 있는 투자가 필요했는데, 이를 위해 낸 대안이 상장사 인수를 통해 ‘점프업’하는 것이었다”라며 “‘번개표 전기차’가 큰 이슈가 되며 규모 있는 투자자들이 들어올 것으로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인수 실패 배경에 대해 김 대표는 “인수 계약을 체결했는데, 가을부터 F&B 사업부의 소문들이 터지며 투자자들이 빠져나가고 주가가 급락하자 투자하기로 한 사모펀드에서도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면서 “악플러들이 사모펀드에도 전화해서 투자하지 말라고 했다고 한다”라고 전했다.

다만, 실제로 우회상장에 성공할 가능성은 높지 않았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우회상장은 불법이 아니며 서류상으로 있을 수 있는 방식이지만, 최근 몇 년간 사례가 없어 사실상 불가능한 방식이 됐다”면서 “우회상장 시 심사 기준이 까다로워 차라리 신규 상장을 진행하는 것이 더 쉬웠을 것”이라고 밝혔다.

# 모헤닉 “주식 거래 정지는 자진 해지” vs 증선위 “보고서 미제출 과징금·퇴출”

모헤닉은 지난 2018년 11월 비상장 장외주식거래시장 ‘K-OTC’에 등록했다. 거래 첫날 주가는 장중 4670원까지 올랐지만, 이후 주가는 100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올해 3월 31일부터는 지난해 감사보고서 등을 제출하지 않아 주식 매매가 정지됐었다. 결국 제출기한이 지난 뒤 30일이 지났는데도 공시가 이뤄지지 않아 직권 지정 해제 절차에 들어갔고, 10영업일 동안 정리매매 기간이 이어진 이후 지정 해제됐다. 21일 정리매매기간이 끝난 후 모헤닉의 주가는 41원을 기록했다.

김 대표는 “투자자 엑시트와 밀려오는 부채 때문에 매년 5000만원 가량이 드는 감사 비용이 부담”이라며 “금융감독원에 우리 같은 체력에 매년 5000만원 이상 내는 것이 불합리하지 않냐는 불만을 표했다”고 말했다. 또한, “(등록을 유지해도) 주가가 액면가 이하로 떨어지다 보니 도움이 안 된다”면서 “주가가 낮다 보니 100만원 가지고도 주가를 폭락하게 할 수 있다는 문제점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왼쪽 상단부터) 2018년 3월 크라우드 펀딩 당시 주가, 2020년 거래 정지 시점 모헤닉 주가
(왼쪽 상단부터) 2018년 3월 크라우드 펀딩 당시 주가, 2020년 거래 정지 시점 모헤닉 주가

그는 “비상장 회사는 주가가 공개되지 않기 때문에 투자할 때 기술력 등으로 평가받는데, K-OTC에 등록하니 주가만 가지고 평가받게 됐다”라며 “주가가 떨어지고 투자가 들어올 수 없는 상황이 되어 (K-OTC 등록이) 오히려 독이 됐다”면서 의도적으로 해지 수순을 밟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5월 6일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모헤닉에 대해 소액공모 공시서류, 증권신고서, 정기보고서 제출 의무 위반 등을 이유로 과태료 및 과징금 6980만원을 부과했다. 증권선물위원회에 따르면, 모헤닉은 지난해 3분기 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2016년에도 40인에게 4억원의 보통주를 모집하면서 소액공모 공시서류를 제출하지 않았다. 더욱이, 2016년과 2017년 일반공모 유상증자와 보통주를 모집하며 총 2회 증권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은 사실이 확인됐다.

피해자 대표 C씨는 “피해자들은 악플러, 단타성 거래 증가, 상장사에 준하는 비싼 감사 비용 등의 궁색한 책임 회피성 변명만 하는 김태성 대표에게 분노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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