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선 시동 건 트럼프, ‘비스트’ 타고 나스카 질주
  • 박홍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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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2.17 11:22
재선 시동 건 트럼프, ‘비스트’ 타고 나스카 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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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에서 개최된 나스카 데이토나 500 레이스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등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경기 개회를 선언하고, 자신의 캐딜락 원(Cadillac One)에 탑승해 레이스카 선도 주행에 참여했다. 미국 대통령의 데이토나 500 참가는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이후 역대 두 번째이며, 대통령 전용 차량으로 서킷 주행까지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60여년 역사의 미국 최대 모터스포츠 이벤트인 나스카는 전 세계 150여개국에 중계되며, 7500만명의 팬이 연간 20억 달러(2조4000억원) 이상을 소비한다. 그 위상은 전미풋볼리그(NFL)에 이은 두 번째 규모로 평가되며, 포춘지 선정 500대 기업 대부분이 관련 경기를 후원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스카는 위대한 미국의 레이스이며 그들(레이서들)에게서 용기와 애국심을 느낀다”며 “데이토나 500은 순수한 미국의 영광을 담은 레이스”라며 관중들의 박수를 이끌어냈다.

이날 웜업 주행에 참여한 트럼프 대통령의 캐딜락 원은 GMC 트럭 섀시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전장은 5.4m 이상, 무게는 8톤에 달하는 탓에 ‘비스트(Beast)’라는 별명도 지녔다. 더불어 문짝의 두께는 보잉 747 점보 제트기와 동일한 수준이다.

탑승자가 미국 대통령이라는 특성상 다양한 특수 기능도 갖추고 있다. 캐딜락 원은 총격 및 대전차 로켓 공격을 방어할 수 있으며, 생화학 공격 방호 능력도 갖췄다. 위성 통신장비를 통해 어디서든 연락이 가능해 ‘움직이는 백악관’으로도 불린다.

한편,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데이토나 레이스 참가가 재선 행보를 위한 하나의 ‘쇼’였다고 평가한다. 데이토나 500 레이스가 펼쳐지는 플로리다는 공화당 지지 성향이 짙은 곳이며, 이날 TV 중계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광고가 송출됐기 때문이다. 그의 연설 중간에도 관중들은 “4년 더”를 연호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날 데이토나 레이스에 대해 “나스카 팬층은 남부와 중서부 지역에 거주하는 남성이라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기반과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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