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이상엽’ 누구?…세계에서 활약하는 차세대 한국인 디자이너
  • 신화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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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2.14 14:29
‘포스트 이상엽’ 누구?…세계에서 활약하는 차세대 한국인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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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 캡처 스케치(사진=르노그룹)
르노 캡처 스케치(사진=르노그룹)

현대디자인센터장 이상엽 전무는 페라리 디자인으로 유명한 피닌파리나를 비롯해 GM, 벤틀리, 아우디, 포르쉐, 폭스바겐 등에서 디자이너로서 그 역량을 인정받았다. 특히, 스포츠카부터 럭셔리카까지 차량 성격과 브랜드 아이덴티티에 맞춘 탁월한 디자인으로 세계 최고 디자이너의 반열에 올랐다.

쉐보레 7세대 콜벳의 과감한 쐐기형 디자인과 6세대 카마로의 날카로운 디자인으로 유명세를 떨친 GM 이화섭도 한국을 대표하는 자동차 디자이너다. 그는 정통 아메리칸 머슬카의 강렬함을 누구보다 잘 표현하는 인물로 꼽힌다. 이와 함께 링컨 MKC 인테리어 디자인으로 잘 알려진 포드 강수영 디자이너는 여성 특유의 섬세함으로 십수년째 브랜드 디자인 총괄을 맡고 있다.

이제 이들을 넘어 글로벌 자동차 산업을 이끌 차세대 한국인 디자이너들을 살펴봤다.

# 볼보 이정현 ‘공대 출신’ 편견을 강점으로 바꾸다

볼보 이정현 디자이너
볼보 이정현 디자이너

볼보 이정현 디자이너는 1979년생으로, 국내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하던 중 북유럽 디자인의 매력에 빠져 스웨덴 유학길에 올랐다. 그는 스웨덴에서 디자인 석사 과정을 마친 후, 스웨덴 디자인 회사 셈콘을 거쳐 국내에서 미대 강사로 활동했고, 2010년 꿈에 그리던 볼보에 디자이너로 입사했다.

그의 대표작은 2017년 첫 선을 보인 2세대 XC60이다. 당시 8년 만에 풀 체인지된 XC60은 역동적이면서도 안정감 있는 비율로 여러 외신의 호평을 받았다. 토르의 망치를 형상화한 특유의 주간주행등과 입체적인 세로형 그릴, 리어램프 등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계승하면서도, 한층 완성도 높은 디테일을 살렸다는 평가다.

특히 그는 기계공학을 전공한 경험을 살려 엔지니어와 디자이너 사이에서 최적의 결과물을 도출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 BMW 임승모 ‘키드니 그릴’의 재해석

BMW 임승모 디자이너
BMW 임승모 디자이너

국내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하고 독일 유학길에 오른 임승모 디자이너는 6개월 인턴을 거쳐 2010년 BMW에 입사했다. 그는 M235i 레이싱, M5 등과 같은 고성능 M 라인업의 디자인을 담당하며 그 실력을 인정받았다. 

임승모 디자이너는 시대 흐름을 앞선 진보적인 감각으로 BMW 특유의 역동적인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탁월하게 재해석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그가 가장 빛을 발휘하는 분야는 미래형 콘셉트카이다. 2011년 비전 커넥티드 드라이브 콘셉트카를 시작으로, BMW 100주년을 기념한 비전 넥스트 100와 전기차 i 시리즈의 미래를 제시한 i 비전 다이내믹스 등이 그의 손에서 탄생했다. i 비전 다이내믹스 공개 당시 위아래로 길어진 다소 파격적인 키드니 그릴 디자인으로 화제의 중심이 됐다. 최근 공개된 4시리즈 디자인 등을 살펴보면 BMW 브랜드 방향성에 그의 디자인이 반영됐음을 확인할 수 있다.

# 벤틀리 황호영, 인테리어부터 익스테리어까지

캡처=황호영 디자이너 블로그
캡처=황호영 디자이너 블로그

국내에서 자동차운송디자인학을 전공한 황호영 디자이너는 혼다와 한국GM에서 인턴을 경험했다. 한국GM에서는 다양한 프로젝트에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참여해 경험을 쌓았다. 이후 영국 런던 로열 칼리지 오브 아트에서 운송 디자인학 석사 학위를 받고, 닛산 유럽 디자인을 거쳐 2013년 벤틀리에 입사했다.

인턴십을 거쳐 2015년부터 벤트리 정식 디자이너로 활동한 그는 2018 벤틀리 컨티넨탈 슈퍼스포츠 프로젝트에서 리드 익스테리어 디자이너로, 벤틀리 100주년을 기념하는 EXP 100 GT 프로젝트에서 크리에이티브 디자이너로 각각 활약했다.

# 재규어 박지영, 브랜드 첫 아시아 여성 디자이너 ‘벽을 깨다’

재규어 박지영 디자이너

박지영 디자이너는 재규어 창사 이래 최초 아시아 여성 디자이너로, 재규어 어드밴스드 디자인 스튜디오에서 리드 익스테리어 디자이너로 활약 중이다. 

그녀는 영국 로열 칼리지 오브 아트를 졸업하고, 2014년 재규어 어드밴스드 디자인 스튜디오에 익스테리어 디자이너로 입사해 콘셉트카 프로젝트와 브랜드 디자인 콘셉트 개발을 맡았다. 이후 3년 만에 리드 익스테리어 디자이너로 승진했는데, 이는 보수적이고 클래식한 디자인과 이미지를 고수하는 재규어에게는 다소 파격적인 승진 속도라는 평이다.

박지영 디자이너는 브랜드 디자인 미래 방향성을 주도하는 리드 디자인을 맡는 한편, 매년 국내에서 열리는 재규어 카 디자인 어워드에 참여해 디자이너를 꿈꾸는 학생들과 활발히 소통하고 있다. 국내에서 디자인을 공부할 당시 자동차 분야에 큰 관심이 없었다는 이야기를 전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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