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더 멀리 더 빨리’…배터리 용량보다 더 중요한 그것은?
  • 박홍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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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1.23 14:29
전기차 ‘더 멀리 더 빨리’…배터리 용량보다 더 중요한 그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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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020년 친환경차 보조금 지급 규모를 확정지었다. 올해 친환경차 보조금 지원 대수는 9만4000여대로 전년대비 57% 증가했다. 반면, 전기차의 대당 최대 지원 금액은 지난해 900만원에서 올해 820만원으로 줄었다(지자체 지원 별도).

특히, 새로운 기준에 따라 보조금 지급 액수가 큰 폭으로 바뀌었다. 기존 배터리 용량 기준에서 주행거리 및 에너지소비효율을 중심으로 산출 방식이 개편됐다. 연료(에너지) 효율성이 한층 중시된 가운데, 저온에서의 성능 차이도 주요 항목으로 부각됐다.

# 전기차 보조금 차등 심화

새로운 제도는 주행거리와 에너지소비효율에 따라 보조금을 차등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배터리 용량 중심의 기존 보조금 지급 체계와는 분명 다르다.

지난해 대부분의 전기차가 보조금을 상한액까지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산정방식이 변경됨에 따라 차종별 보조금이 크게 달라졌다. 재규어 I-페이스의 보조금은 295만원 줄어든 605만원으로 책정됐으며, 닛산 리프는 214만원 줄어든 686만원, BMW i3 120Ah는 184만원 줄어든 716만원으로 각각 결정됐다. 이뿐 아니라 메르세데스-벤츠 EQC는 전기차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됐다.

# 에너지 효율, 현대차 아이오닉 최고

전기차는 1kWh당 주행할 수 있는 거리(km)에 따라 연비(에너지효율)를 산출한다. 1kWh는 1년 남짓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있는 양이며, 20W 형광등 2개를 24시간 가동했을 때의 에너지양이다.

그간 전기차를 비교할 때, 가장 먼저 떠올린 기준은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였다. 하지만 향후 전기차는 에너지 효율이 보다 더 중요한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전기차 충전 요금 인상이 예고된 만큼, 내연기관 차량 못지 않게 연비를 따져야 하는 시대가 오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판매 차종 중 가장 연비가 높은 전기차는 6.3km/kWh의 현대차 아이오닉 일렉트릭이다. 테슬라 모델3(스탠다드)와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경제형)은 kWh당 5.8km로, 그 뒤를 이었다.

가장 낮은 연비를 보인 전기차는 메르세데스-벤츠 EQC였다. EQC의 에너지 효율은 1kWh당 3.2km로, 보다 큰 배터리팩이 적용된 테슬라 모델X 퍼포먼스(3.7km/kWh)보다 낮았고, 상용전기차인 기아차 봉고 EV(3.1km/kWh)와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 추우면 떨어지는 성능…차종별 천차만별

국내 시판 전기차 중 가장 긴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를 기록한 차량은 모델S 롱 레인지 모델로 집계됐다(487km). 모델S의 고성능 제품군 퍼포먼스 모델도 480km의 주행거리를 인증받았다.

더불어 모델3(446km 롱레인지), 모델X(438km 롱레인지) 등 테슬라 라인업 대부분이 상위권을 꿰찼다. 국산차는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기본형)이 406km를 갖춰, 국산차 중 유일하게 400km대 주행거리를 달성했다. 가장 짧은 주행거리를 갖춘 승용 전기차는 213km를 인증받은 르노삼성 SM3 Z.E.다.

다만, 기온 변화에 따른 배터리 성능 차이는 분명했다. 환경부 테스트 결과에 따르면, 저온(-7℃ 기준)에서의 전기차 성능 감소폭은 평균 -27%인 것으로 나타났다. 날씨에 따라 전자기기의 성능이 떨어지듯, 배터리를 동력원으로 하는 전기차 또한 기온의 영향을 받았다.

저온에서 성능이 가장 크게 떨어진 전기차는 벤츠 EQC였다. EQC의 주행거리는 309km지만, 저온 주행거리가 172km를 기록해 상온 대비 44.7%나 떨어진 수치를 나타냈다. 상온 대비 저온 주행거리 비율은 55.6%에 불과했다. 이어 SM3 Z.E.와 모델3 등이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저온 조건에서 가장 좋은 성능을 낸 전기차는 기아차 니로EV로, 저온 주행거리 348.5km를 나타냈다. 기존 주행거리보다 36.5km 떨어진 수치인데다, 배터리 효율 저하치는 9.4%에 머무른 결과다.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도 9.8%로 낮은 하락률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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