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산과 日 검찰이 진실 조작했다”...카를로스 곤, 도주 후 첫 기자회견
  • 신화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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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1.09 13:23
“닛산과 日 검찰이 진실 조작했다”...카를로스 곤, 도주 후 첫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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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로스 곤 전(前)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회장이 8일 레바논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곤 회장은 급여를 축소해 신고하는 등의 혐의로 구속된 후 일본 법원에 보석금을 내고 임시 석방된 상태였지만, 지난 31일 악기 케이스에 숨어 자신의 전용기를 이용해 레바논으로 탈출했다.

이날 카를로스 곤 전 회장은 “나에 대한 혐의는 모두 닛산과 일본 정부가 꾸민 것이며, 조사 기간을 멋대로 연장하고 다시 체포하는 등 기본이 지켜지지 않았다”면서 “일본을 몰래 탈출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었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아베 신조 총리가 직접 관여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수위를 조절했다. 특히, 자신의 탈출을 도운 사람들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겠다고 전했다.

곤 전 회장은 “명확한 혐의도 없이 하루에 8시간이나 심문을 진행했다”면서 “가족을 들먹이며 자백할 것을 강요하는 등 인권이 지켜지지 않았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나를 130여일간 독방에 감금해놓은 일본을 제외한 어느 나라에서도 재판을 받겠다”라며 “일본 사법 시스템은 외국인에 대한 유죄 판결이 훨씬 높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르노와 닛산의 힘겨루기 과정에서 닛산과 일본 정부가 공모해 본인을 몰아냈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 정부는 르노가 닛산에게 미치는 영향력을 없애는 유일한 방법은 나를 제거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면서 닛산의 사이카와 히로토 전 사장과 도요다 마사카즈 사외이사 등 일본 당국과 연계된 자들에 의한 ‘쿠데타’라고 주장했다. 더불어 “체포되기 전 피아트크라이슬러오토모빌스(FCA)와 합병 협상을 진행 중이었지만, 검찰에 체포된 이후 이를 완수할 수 없었다”라며 “더 큰 기업이 될 수 있는 큰 기회를 놓쳤다”라고 말했다.

이번 기자회견은 당초 예상과 달리 일본 정부 관계자에 대한 직접적인 실명 언급이나 새로운 폭로는 없어 다소 맥이 빠진 기자회견이었다는 평이 나왔다. 하지만, 추가 폭로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있는 만큼 언론은 여전히 카를로스 곤에게 집중하고 있다.

한편, 기자회견 직후 모리 마사코 일본 법무상은 담화문을 통해 “카를로스 곤은 해외 출국 금지를 조건으로 보석됐음에도 불구하고 해외로 도망쳐 형사 재판을 회피했으며, 이는 어느 나라의 제도하에서도 용서받지 못할 행위”라며 “일본의 형사 사법 제도는 기본적 인권을 보장하며 사안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 적절한 절차를 지키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카를로스 곤 피고인이 자신의 형사 절차에 대해 여러 주장을 펼치고 있지만, 이러한 주장이 해외 도피를 정당화할 수는 없다”면서 “사건에 대한 주장이 있는 경우 구체적인 증거와 함께 일본 법정에서 밝히고, 법원의 판단을 받아야 한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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