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결산-세단] “파격적인 변화만이 살길이다”
  • 신화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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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1.09 16:04
[2019 결산-세단] “파격적인 변화만이 살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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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산차 업계는 전년대비 0.9% 감소한 153만3000여대를 판매했다. 이중 세단 판매량은 54만6000여대로, 2018년보다 3.6% 하락했다. 현대차 그랜저와 쏘나타가 나란히 10만대를 돌파하며 전체 판매 1·2위를 차지했지만, 전반적인 수요 감소와 더불어 소형 및 대형 SUV의 약진으로 세단 시장은 위축됐다. 

# 소형·준중형 세단 ‘총체적 난국’

소형 및 준중형 세단의 내수 판매량은 2018년 14만1000여대에서 2019년 12만여대로 14.7%나 급감했다. 비슷한 가격대에 더 넓은 공간과 우수한 상품성으로 무장한 소형 SUV를 중심으로, 소형 및 준중형 세단 수요를 가져간 것으로 분석된다. 같은 기간 소형 SUV 판매량은 13만2000여대에서 15만8000여대로 19.5%나 늘어났다.

특히 현대차 아반떼의 하락세가 눈에 띈다. 아반떼는 지난해 6만2000여대가 판매됐으며, 전년대비 18.1%나 급감했다. 아반떼는 6세대 AD 모델이 출시됐던 2015년 10만대를 돌파했지만, 2016년 9만4000여대, 2017년 8만4000여대, 2018년 7만6000여대로 꾸준하게 내리막길을 걸었다.

아반떼는 2018년 페이스리프트 모델 출시 이후 생긴 이른바 ‘삼각떼’ 논란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했다. 헤드램프와 리어램프를 중심으로 파격적인 외관 변화를 시도했지만, 소비자 반응은 좋지 않다.

이외 기아차 K3는 2018년 수준을 겨우 유지(전년比 -0.3%)했고, 현대차 아이오닉(-33.1%)과 르노삼성 SM3(-33.8%, 2019년 9월 생산 중단) 등은 크게 부진했다.

# 중형 세단, ‘쏘나타 독주’…새해는?

중형 세단 판매량은 2018년 16만6000여대에서 2019년 17만1000여대로 3.4% 증가했다. 단, 중형 세단의 오름세는 오로지 작년 3월 등장한 7세대 신형 쏘나타의 힘이다. 쏘나타를 제외한 나머지 차종은 모두 두 자릿수 감소세를 보였다.

쏘나타는 작년 한 해 10만3대(구형 모델 포함)를 판매했다. 2015년 이후 무려 4년 만에 연 10만대를 달성한 것. 신차는 택시 모델 부재에도 불구하고 2018년과 비교해 51.9%나 급증했다. 구체적으로 3월 2.0L 모델 출시 이후 7월 하이브리드 모델, 9월 1.6L 터보 모델 등을 추가하며 꾸준한 판매량을 유지했다.

기아차 K5는 4만여대로 전년대비 18.2% 감소했다. K5의 부진은 쏘나타 출시와 더불어 작년 말 파격적인 디자인 변화를 예고한 풀체인지 모델 출시를 앞두고 대기수요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신형 K5와 쏘나타의 본격적인 경쟁은 올해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외 르노삼성 SM5는 마지막으로 3200대를 판매하며 시장에서 물러났고, 르노삼성 SM6와 쉐보레 말리부는 지난해보다 각각 34.4%, 28.4%씩 감소했다.

# 준대형 세단, ‘명불허전’ 그랜저…반전에 성공한 K7

준대형 세단 판매량은 재작년 19만8000여대에서 지난해 18만6000여대로 5.9% 감소했다. 기아차 K7이 선전했지만, 전반적인 하락세를 막기에 역부족이었다. 준대형 세단의 부진은 다소 복합적이다. 먼저, 한층 덩치를 키우고 각종 첨단 사양으로 무장한 쏘나타가 등장했다. 각종 할인 혜택과 다양한 개성을 갖춘 수입차도 소비자를 유혹했다. 이어 시장 전반에 휘몰아친 대형 SUV의 인기 등도 영향을 미쳤다.

이 가운데 현대차 그랜저는 10만3000여대 판매되며 전체 판매 1위를 기록했다. 비록 재작년보다 판매량이 8.6% 감소했지만, 페이스리프트 모델 출시 직전인 11월과 12월에도 월 1만대를 넘기는 저력을 보였다.

기아차 K7은 6월 페이스리프트 모델 출시 이후 판매량이 두 배 이상 급증했다. 상반기 월 평균 판매량은 2823대에 불과했지만, 하반기 월 평균 6484대를 기록했다. 다소 파격적인 외관 변화로 공개 당시 호불호 논란이 일었지만, 꾸준히 판매량을 유지했다.

이외 올해 풀체인지를 앞둔 제네시스 G80(전년比 -40.1%), 르노삼성 SM7(-21%, 2019년 9월 생산 중단), 쉐보레 임팔라(-57.7%) 등은 두 자릿수 감소세를 보였다.

# 대형 세단 ‘G90의 압승’

대형 세단 판매량은 2018년 2만2000여대에서 2019년 2만8000여대로 31.9% 급증했다. 제네시스 G90가 전체 판매량 확대에 기여했다.

제네시스 G90/EQ900는 지난해 1만7542대(G90 1만7412대, EQ900 130대)가 판매되며, 2018년(G90 2458대, EQ900 7251대) 대비 무려 80.7%의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2018년 말 본격적으로 G90가 출고되기 시작하며 실적을 이끌었다.

기아차 K9은 1만1000여대 판매됐다(전년比 -8.2%). G90가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했음에도 나름대로 선방했다는 평가다. 1세대 모델의 부진을 고려하면, 2년 연속 연 1만대를 넘긴 것은 고무적인 성과다.

# 스포츠세단, ‘G70 의문의 역주행’

스포츠 세단 시장은 전년대비 2.5% 증가한 2만1000여대를 기록했다. 스포츠 세단 역시 대형 세단과 마찬가지로 제네시스의 압승이다.

제네시스 G70는 2018년 1만4000여대에서 2019년 1만7000여대로 17.7%나 급증했다. G70는 2018년 월평균 1200대가량 판매됐지만, 2019년에는 매월 약 200대씩 더 판매됐다. 현세대 모델이 2017년 출시 이후 연식변경 외에 이렇다 할 변화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보기 드문 ‘역주행’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수입 스포츠세단의 강자 BMW 3시리즈가 풀체인지 모델을 내세웠음에도 G70의 판매량은 흔들리지 않았다.

기아차 스팅어는 2018년 5700대에서 2019년 3644대로 전년대비 36.1%나 감소했다. 경쟁자인 G70가 빠른 증가세를 보이며 스팅어 수요를 가져간 것으로 분석된다. 스팅어는 판매 부진을 겪으며 한때 단종설에 시달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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