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국내 자동차 10대 뉴스…올해도 반복된 일희일비
  • 권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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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12.27 14:14
2019년 국내 자동차 10대 뉴스…올해도 반복된 일희일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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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과 전동화, 라스트 모빌리티 등 급변하는 글로벌 경영 환경 속에서 국내 자동차 시장 역시 다사다난한 한 해를 보냈다. 다양한 SUV 라인업이 소비자를 반겼고, 그랜저·쏘나타·K5 등 이른바 ‘국민차’ 3종이 새롭게 출시되며 한 해를 마무리 지었다. 2019년을 되돌아보며 국내 자동차 업계 10대 뉴스를 선정해봤다.

# ‘NO 재팬’ 불매운동 직격탄 맞은 일본차

한일 무역 분쟁으로 촉발된 반일감정은 일본 제품 불매운동으로 이어졌다. 수입차 시장 내 일본차 역시 직격탄을 맞았다.

닛산·렉서스·인피니티·토요타·혼다 등 7월 일본차 판매는 전월대비 33%나 급감했고, 8월부터 전년대비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치고 있다. 일본차 업계는 공격적인 프로모션을 전개했지만, 일부 모델에서 극히 제한적인 효과만 보이고 있다.

한 일본차 업계 관계자는 “2010년대 초반 엔고 시절 때보다 더 힘들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수입차 시장 내 이 같은 분위기는 한동안 더 이어질 전망이다. 

# LPG 일반 판매 개시…르노삼성만 웃었다

3월 국회 본회의에서 LPG 차량 규제 완화 내용이 담긴 개정법률안이 통과됐다.

그간 LPG 차량은 ‘액화석유가스의 안전관리 및 사업법’ 시행규칙에 따라 운송사업용, 장애인용, 국가유공자용, 공공기관용 등으로 사용이 제한됐다. 때문에 일반인이 LPG 차량을 구매하기 위해서는 경차나 7인승 이상 차량, 화물·특수차, 하이브리드차, 등록 후 5년이 지난 중고차만 가능했었다.

국회에서 개정안이 통과됨에 따라 일반인도 LPG 차량을 구매할 수 있게 됐다. 해당 정책은 미세먼지를 유발하는 경유차 대신 LPG 차량 구매를 유도하는 것이 목적이다.

올해 가장 큰 수혜를 누린 브랜드는 르노삼성이다. 르노삼성 QM6의 경우 국내 유일 LPG SUV인 LPe 모델을 앞세워 기아차 쏘렌토를 제치고 5개월 연속 국산 중형 SUV 판매 2위를 기록했다.

# 모터스포츠, RPM을 높이다

영화 ‘포드 V 페라리’가 입소문을 타고 박스오피스 역주행을 하며 국내 관객 100만명을 돌파했다. 모터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한껏 높아진 가운데, 올 한해 눈에 띄는 성과들이 쏟아졌다.

9월 결승전을 치른 2019 TCR 아시아 시리즈에서 종합 1~3위 팀 모두가 ‘현대차 i30 N TCR’로 출전해 압도적인 성적을 거뒀다. 11월에는 현대차가 FIA 월드랠리챔피언십(WRC)에서 참가 6년 만에 제조사 부문 우승을 차지했다.

국내 모터스포츠 팬들에게 단비 같은 소식이 이어졌다. 바로 ABB FIA 포뮬러E 챔피언십이 2019-20시즌부터 서울에서 개최된다. 첫 대회는 내년 5월 3일 서울 잠실 종합운동장 인근 시가지 서킷에서 진행된다. 이와 더불어 인기 아이돌 방탄소년단(BTS)이 포뮬러E의 글로벌 앰배서더로 선정되기도 했다.

# 한국형 레몬법 시행…실효성은?

이른바 한국형 레몬법으로 불리는 ‘자동차의 교환 또는 환불 제도’가 1월 1일부터 시행됐다. 레몬법은 신차 구매 후 중대 하자 2회 혹은 일반 하자 3회가 발생하고, 수리 후 동일 증상이 이어질 경우 해당 차량 자체를 교환 또는 환불해 주는 제도다.

레몬법을 토대로 문제가 발생한 신차를 교환·환불받기 위해서는 매매 계약시 교환·환불을 보장하는 서면계약을 판매자로부터 받아둬야 하며, 차량 주행거리는 2만km를 넘지 말아야 한다. 또한 수리를 받고서도 동일 증상이 발생한다면 판매자에 해당 내용을 명시한 ‘하자재발통보서’를 발송해야 중재 과정에서 실질적인 하자로 인정받을 수 있다.

지금까지 레몬법 도입을 발표한 메이커들은 현대차와 기아차, 쌍용차, 르노삼성, 한국GM 등 5개 국산 브랜드와 BMW코리아, GM아시아퍼시픽지역본부(캐딜락코리아),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볼보코리아, 재규어랜드로버, 테슬라코리아, 포드코리아, 포르쉐코리아, 한국닛산, 한국토요타, 한불모터스, 혼다코리아 등 18곳이다.

이밖에 FCA코리아(닷지, 지프, 크라이슬러) 및 페라리·마세라티 등은 아직 레몬법을 수용하지 않았다.

# 가슴 아픈 윤창호법·민식이법

윤창호법은 음주운전으로 인명 피해를 낸 운전자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이고 음주운전 기준을 강화하는 내용 등을 담은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가법) 개정안’ 및 ‘도로교통법 개정안’을 지칭한다. 특가법 개정안은 지난해 12월 18일부터, 도로교통법 개정안은 올 6월 25일부터 시행됐다.

특가법 개정안을 통해 음주운전으로 사망사고를 낸 경우 법정형을 ‘현행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서 ‘3년 이상의 징역 또는 무기징역’으로 높였으며, 사람을 다치게 했을 때도 기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서 ‘1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상 3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형량을 강화했다.

또한 올 6월 25일부터 음주운전 2회 이상 적발 시 징역 2~5년 또는 벌금 1000만~2000만원으로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의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시행됐다. 기존에는 3회 이상 적발 시 징역 1~3년 또는 벌금 500만~1000만원 수준이었다.

아울러 운전면허 정지·취소 등에 관한 단속 기준도 강화해 음주운전의 면허정지 기준을 현행 혈중알코올농도 0.05% 이상에서 0.03% 이상으로, 면허취소 기준은 0.10% 이상에서 0.08% 이상으로 정했다. 종전 음주운전 3회 적발 시 면허취소가 됐던 것 역시 2회로 강화했다.

이어 민식이법도 내년 3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민식이법은 2019년 9월 충남 아산의 한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한 김민식 군(당시 9세) 사고 이후 발의됐으며, 이달 1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해당 법안은 ‘도로교통법 개정안’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 등 2건으로 이루어져 있다.

도로교통법 개정안은 어린이보호구역 내에 과속단속카메라, 과속 방지턱, 신호등 설치를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특정범죄 가중처벌법 개정안은 운전자의 부주의로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어린이가 사망할 경우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 우여곡절 끝에 삽 뜬 광주형 일자리 사업

광주형 일자리 자동차 공장인 광주글로벌모터스가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광주형 일자리는 광주광역시가 지역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 고안한 사업으로, 기존 업체 절반 수준의 임금을 지급하는 대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복리·후생 지원을 통해 임금 수준을 보전하는 일자리 창출 사업이다.

올해 1월 30일 광주시와 현대차 간 합의안이 의결되고 31일 협약식이 개최되며 사업은 첫발을 내디뎠다. 이후 8월 합작법인 광주글로벌모터스를 설립하고 자동차 공장 착공식을 가졌다.

우여곡절 끝에 사업을 시작했지만, 아직 해결할 과제가 많다. 사업이 제대로 이뤄지려면 복지 인프라 구축, 지원 특별법 제정 등을 우선 해결해야 한다. 더불어 노동계 협력도 성공 변수로 남아있다. 광주시가 뒤늦게 노동계와 소통의 폭을 넓히겠다고 밝힌 가운데, 착공식 이후라도 노동계 동참을 끌어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광주글로벌모터스는 오는 2021년 4월까지 공장 건설을 완료하고 연 10만대 규모 생산라인을 구축한다. 2021년 하반기부터 경형 SUV를 현대차로부터 위탁받아 생산한다.

# 베뉴·셀토스부터 모하비·트래버스까지 SUV 전성시대

그 어느 때보다 ‘핫’한 SUV의 해였다. 상반기는 혼라이프를 겨냥한 베뉴, 고급화를 지향한 셀토스 등 국산 소형 SUV가 주목을 받았으며, 하반기에는 기아차 모하비 더 마스터, 쉐보레 트래버스, 포드 익스플로러 등 5m가 넘는 대형 SUV가 인사를 건냈다.

SUV 전성시대는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르노삼성 XM3,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부터 현대차 투싼, 기아차 쏘렌토, 제네시스 GV80 및 GV70 등 다양한 SUV 라인업이 출시를 앞두고 있어 소비자 기대감이 한층 높이고 있다.

# 타다 금지법 국회 상임위 통과(feat. 카카오)

이달 초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가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이하 개정안)’ 일명 타다 금지법을 통과시켰다. 개정안은 관광 목적으로 11인승 이상 15인승 이하 승합차를 빌리는 경우 등에 한해서만 운전자를 알선할 수 있도록 제한했다. 대여 시간은 6시간 이상이어야 하고, 대여 또는 반납 장소도 공항이거나 항만인 경우로 한정됐다.

개정안 통과 이후 타다의 모회사인 VCNC는 이용자 지지 서명 운동에 돌입했다. 서명운동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 서명 링크를 배포하며 확산됐다. 서명운동에는 이용자 7만7133명과 타다 드라이버 1530명이 참여했다. 서명에 참여한 이용자들은 소비자의 편익을 높이는 새로운 이동 대안이 정치와 규제로 한순간에 사라지는 현실을 비판했다.

한편, 경쟁업체인 카카오모빌리티는 법인택시 회사 7곳을 인수해 택시 면허 630여개를 확보하는 등 타다와 다른 방향으로 모빌리티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대형 택시회사가 보유한 면허 수(200여개)보다 3배 이상 큰 규모다.

# 노사 ‘강대강’ 대치

이제는 동투(冬鬪)다. 국내 완성차 업계 노사 간 줄다리기는 연말까지 이어지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8년 만에 파업 없이 임금 및 단체협약(이하 임단협) 합의를 이뤘다. 특히 지난 2년간 차기집행부에 협상을 넘긴 전례를 끊고, 추석 전 임단협을 마무리했다. 그러나 노사 양측은 일찌감치 임단협을 마무리 지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와이파이란 다소 황당한 소재로 갈등을 빚었다. 사측은 와이파이 접속 제한을 해제하며 한발 물러섰고 노조도 특근 거부를 철회했지만, 양측 긴장이 한껏 고조된 분위기다.

기아차는 연내 임금협상 타결 가능성이 사라졌다. 기아차 노조는 최근 “사측이 연내 타결 의지를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면서 “냉각기를 가지고 전열을 재정비하여 2019 임금교섭을 승리로 마무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노조는 내년 1월 3일까지 임협 교섭을 진행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또한, 1월 7일 쟁대위 회의를 개최하고 이후 총력 투쟁을 전개하겠다고 선언했다. 사측도 이미 현대차와 비슷한 규모의 합의안을 제시한 만큼 추가 제안을 고심하고 있다.

르노삼성 노조는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에서 기본급 인상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협상 결렬을 선언하고 66.2%라는 역대 최저 찬성률로 파업을 가결했다. 이후 파업 가결 상태에서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이뤄진 집중 교섭에서도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20일 오후 7시 45분부터 이달 말까지 한시적으로 파업에 돌입했다.

한국GM 또한 임협 교섭이 중단된 상황이다. 새로운 집행부 선거가 끝났지만, 그 임기가 내년 1월 1일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 한국GM 노조는 여러 차례 부분 파업을 이어가며 사측에 대한 압박을 높여갔다. 심지어는 자사 수입차 불매운동 카드까지 만지작거렸다. 사측이 수입차 위주의 제품 라인업 재편성을 꾀하고 있는 만큼, 향후 노조와 더 큰 마찰을 빚을 가능성이 높다.

# 현대차그룹, 미래를 고민하다

현대차그룹은 향후 6년간 ‘2025 전략’을 통해 61조원 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미래 자동차 시대에 대비한다. 현대차그룹은 2025 전략을 통해 지능형 모빌리티 제품과 지능형 모빌리티 서비스 2대 사업구조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앞서 현대기아차는 지난 5월 크로아티아의 하이퍼 전기차 제조업체 리막 오토모빌리에 8000만 유로(약 1030억원) 투자를 계약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각각 6400만 유로(826억원), 1600만 유로(206억원) 등 을 투자, 전체 지분의 13.7%를 확보하며 리막의 3대 주주로 올라섰다.

또 현대차그룹은 유럽 완성차 업체 4개사가 공동 설립한 ‘아이오니티’ 지분 20%를 확보하며 유럽 내 초고속 충전인프라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아이오니티는 BMW, 다임러, 포드, 폭스바겐 등 완성차 업체 4개 사가 유럽 전역 초고속 충전인프라 구축을 목표로 2017년 11월 공동 설립한 회사다.

이밖에 2021년 국내 자율주행 친환경 로보택시 시범 운영을 목표로 미국 자율주행업체 ‘오로라 이노베이션’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으며, 해당 분야에서 세계 최고 기술력을 보유한 ‘앱티브’와 미국내 합작법인을 설립한다. 이를 통해 미국자동차공학회(SAE) 기준 레벨 4~5 수준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투자규모는 20억 달러(2조3206억원)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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