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자율주행 vs 항공기 자동항법장치, 뭐가 달라?
  • 박홍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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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12.06 16:48
자동차 자율주행 vs 항공기 자동항법장치, 뭐가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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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자율주행 시스템과 항공기 자동항법장치는 유사한 기능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전혀 다르다. 단어 느낌이 주는 의미의 유사성, 그리고 대중매체를 통해 노출된 조종사의 운항 장면에서 비롯된 오해다. 

완전 자율주행은 차량이 모든 것을 판단한다. 이 탓에 시스템을 작동시킨 후, 운전자가 추가적으로 개입할 필요는 없다. 시스템을 켜고 목적지를 입력하는 역할만 필요할 뿐이다.

레벨2 이상 자율주행의 경우 감지·판단·실행 3단계로 작동된다. 현대기아차의 고속도로 주행 보조(HDA)와 같은 소위 ‘반자율주행’으로 불리는 능동형 주행 보조 시스템(ADAS)이 대표적인 예다. 

주행 보조 시스템은 전파나 레이저를 기반으로 한 레이더(rader) 및 라이다(Lidar) 등을 사용해 주변을 감지한다. 확보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차량 내 컴퓨터가 출력 및 스티어링 휠 제어 여부를 판단된다. 앞차와의 거리를 좁히거나, 차선을 이탈했다는 경고를 보내는 게 3단계다.

항공기의 자동항법장치, 일명 ‘오토파일럿(Autopliot)’은 입력된 데이터에 따라 비행한다. 자동으로 비행하는 것은 맞지만, 갑작스런 변수를 스스로 판단할 수 없다는 뜻이다.

자동차의 내비게이션은 실시간 최적 경로를 안내하지만, 항공기는 경로까지 직접 입력해야 한다. 각 공역에 따른 고도와 출력, 항로상 통과 공역의 코드는 물론, 공항 활주로에 어떻게 이·착륙할지 여부도 설정해야 한다.

때문에 자동항법장치는 자율주행이 아닌 정속 주행만 가능한 초창기 크루즈컨트롤의 성격을 지닌다. 조종간과 스로틀을 직접 제어하지 않을 뿐, 실제 조종사들은 각종 스위치로 항공기 조작을 이어갈 수 밖에 없다.

대표적인 변수는 기상 상황과 공역 교통량, 관제사 지시 등이다. 자동항법장치는 설정된 항로에 태풍 혹은 뇌우 구름이 있어도 이를 회피하지 않기에, 조종사의 추가 조작이 필요하다. 항로를 변경하거나 일시적으로 고도를 높여야 할 상황에도 조종사는 데이터를 수정 입력해야 한다. 각 국가의 영공과 관제권을 통과할 때 주파수를 변경하고, 해당 국가 관제사의 새로운 지시 또한 자동항법장치에 반영해야 한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기술의 우위를 비교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조종사는 자동항법장치 사용 중에도 항공기의 상태를 지속적으로 확인해야 한다”며 “항공기 조종이 매우 쉽다는 일각의 소문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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