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 서비스센터 도입이 절실하다

공유 서비스가 각광받고 있는 지금, 소유의 개념은 상당히 무겁고 부담스럽게 여겨지고 있습니다. 자동차 또한 그렇습니다. 각기 다른 이름으로 ‘서브스크립션’ 개념을 도입한 구독 서비스가 시행되고 있습니다. 사실 자동차는 공유 서비스가 가장 먼저 도입될 필요가 있는 품목이라 생각합니다. 엄청난 구매 비용과 사용하며 발생되는 비용, 각종 관리비 등 정말 꾸준하게 돈을 먹는 ‘기계’니까요.

하지만 인간은 같은 실수를 반복하기 마련입니다. 저 역시도 지금껏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자동차를 좋아하는 마니아의 마음은 얼추 비슷할 겁니다. 내 것과 아닌 것의 차이는 정말 천지차이라고 봅니다. 할 수 있는 이야기의 깊이, 정도 역시 차원이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좋게 말하자면 누구보다 자기주장이 확고한 것이고, 나쁘게 말하자면 ‘꼰대의 길’에 입문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향후 사회적으로 자동차 소유 개념이 불필요한 것을 넘어 멸시하는 지경에 이른다면 그때 다시 생각 정도는 해보겠습니다. 이 감정은 마치 중요한 선거를 앞두고 한 후보를 전적으로 신뢰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 정도로 자동차 소유에 대한 관점만큼은 단 1%도 바꾸거나 포기할 의향이 없습니다. 만약 이 글을 가족이 본다면, 제가 몹시 곤란해질 것 같네요.

물론 직접 소유하며 누리는 즐거움과 행복만큼 그에 따른 책임도 요구됩니다. 공장에서 갓 출고된 100% 온전한 상태를 평생 유지하면 좋겠지만, 실제로 그러긴 정말 힘듭니다. 제 차도 그랬습니다. 출고 후 2달이 채 안된 시점에 과속 방지턱이나 빨래판 노면을 지날 때마다 하체 소음의 지속적 발생하고, 팝콘 소리라 불리는 후연소 사운드도 무척 불규칙하게 발생하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결국 예상보다 빨리 서비스센터에 차량을 입고했습니다.

차량 입고 과정은 삼고초려와 같았습니다. 무려 4번 만에 입고에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이 정말 쉽지는 않았습니다. 현대차 서비스센터는 직영사업소와 블루핸즈가 운영되고 있으며, 특히 블루핸즈는 전국 1400여곳에 달하는 넓은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습니다. 실제로 길을 다니다 파란색으로 뒤덮인 블루핸즈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각 지점마다 소속 직원의 기술 이해도나 작업 능률 차이는 있지만, 사실 이로 인한 불만을 느끼긴 쉽지 않습니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다른 지점에 입고하는 식으로 처리됐죠. 전적으로 서비스망이 광활한 덕분입니다.

그런데 이번 일을 계기로 블루핸즈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뀌게 됐습니다. 입고, 수리 과정이 정말 순탄치 않았습니다. 사실 많이 팔린 차가 아니고, 수동 차량인만큼 정비에 대한 어려움이 발생할 것이라 짐작은 했습니다. 제 차를 본 서비스 직원들 반응은 “저희 이 차 볼 줄 몰라요”로 귀결됐습니다. 해당 지점의 문제라 생각하고, 다른 지점으로 옮겼으나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저희 많이 바쁜데 이런 차를 타고 오시면 어떡해요”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땐 오히려 제가 큰 실수라도 했나 싶었습니다.

반나절 간 수차례 지점을 옮긴 끝에 드디어 한 곳에 차량을 입고했습니다. 담당 직원분께 문제 내용을 설명하니 “이 차가 입고된 건 처음이라 가능한 선에서 점검 및 작업을 진행하겠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작업을 의뢰한 지 반나절 만에 몇 가지 문제가 포착됐습니다. “조수석 타이로드 엔드 볼트가 풀려 있었고, 일부 하체 볼트가 풀려 있는 부분이 있어 이를 꼼꼼하게 조였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작업하기 전 “이 차의 점검 및 정비를 진행한 건 처음이라 더 정확한 점검을 위해서는 더 큰 규모의 사업소를 가시길 바란다”고 조언하셨습니다. 저 또한 사업소에는 벨로스터 N을 다뤄본 분이 계실 거라 생각했습니다. 

문제는 입고 시점이었습니다. 현대차 사업소는 운행 불가 수준의 이상이 발생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전부 예약제로 차량을 입고 받고 있습니다. 굵직한 작업을 처리하는 곳이기에 이런 절차는 물론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런데 생각 이상으로 차량 입고가 밀려 있었습니다. 제가 사업소 입고 예약을 알아보던 9월 초, 서울 기준 입고 가능 일자는 동부 사업소(성수동) 12월, 남부 사업소(대방동) 11월 말이었습니다. 경기권도 알아봤으나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았습니다. 지방까지 내려가야 하나 고민하던 중 북부 사업소(방학동)에 예약이 취소된 시간을 배정받고 9월 말 차량을 입고했습니다.

사업소 입고와 동시에 모든 증상이 재현되고 바로 수리가 진행되면 참 좋았을 텐데요. 물론 그런 일은 없었습니다.

담당 직원께 증상을 상세히 설명하고 차량을 인계했습니다. 한참을 들으시더니 “저는 이 차 운전 못 할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증상 재현을 위해 담당 직원을 태워 함께 나갔고, 해당 증상이 발생할 때마다 “지금, 지금!”을 외쳤습니다. 20회에 이르는 증상 발생을 들으시더니 “전혀 모르겠다. 혹시 뒤에 실려 있는 짐에서 나는 소리 아니냐”고 반문하셨습니다. 제가 소리 차이를 구분 못 할 정도로 귀가 둔하진 않다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사실 하체 문제를 명확히 잡는 과정은 순탄할 수 없습니다. 심증은 있어도 물증을 잡기 정말 힘들거든요. 더욱이 운전자 입장에서 예리하게 집중해도 문제를 느끼기 쉽지 않은데, 옆에 타셨으니 더 와닿지 않을 수밖에요. 연락을 받고 가보니 트렁크에 실려 있는 모든 짐들이 내려져 있었고, 추가 시운전을 요청하셨습니다. 동일한 코스를 주행하며 동일한 증상이 반복됐으며, 그때마다 ‘지금!’을 외쳤습니다. 그리고 불규칙한 후연소 사운드 발생에 대해서도 확인해달라고 했습니다. 2차례에 걸친 시운전을 진행했음에도 담당 직원분은 전혀 모르겠다는 눈치였습니다. 

별다른 성과 없이 추가 시운전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 담당 직원분의 한 마디가 저를 찌르네요.

“솔직히 이 차 비주류잖아요.”

그 말을 듣자 그간 참아온 감정이 폭발했습니다. ‘엄연히 쇼룸에서 공식적으로 판매되는 차를 샀는데, 그런 소리를 고객한테 하는 게 말이 되냐’며 따지기 시작했습니다. 고객한테 시운전 요구한 성과는 무엇인지 그리고 모르겠다는 이야기만 반복하면 장땡인 거냐고 따졌습니다. 특히 사업소에서 수동변속기 장착된 차를 다룰 수 있는 사람 하나 없냐 등을 쉼 없이 퍼부었죠. 이후에는 서비스 센터에서 종종 목격되는 상황으로 전개됐습니다. 고성이 오갔고, 상급자를 불러 해당 사항 조치를 요청했습니다.

벨로스터 N을 타는 오너들과 이야기를 하다 보면 서비스에 대한 아쉬움을 표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국산차를 타고 있음에도 “이때만큼은 마치 수입차를 타는 것 같다”고 말을 합니다. 과장일 수 있지만, 저 역시도 비슷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추후 현대차 관계자와 이에 대해 통화하면서도 “전용 서비스센터 도입이 가장 시급해 보인다”, “최소한 N을 다룰 수 있는 서비스센터를 명시할 필요는 있어 보인다”고 의견을 전했습니다. 다만 현재 내수 시장 기준 벨로스터 N의 누적 판매대수가 5000대에 불과한 까닭에 전용 센터 도입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답을 들었습니다.

물론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것은 잘 압니다. 그러나 현대차가 N이라는 고성능 디비전을 적극적으로 어필하고 판매할 계획을 갖고 있기에 그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정말 좋은 차이고, 이 점을 알고 구매했습니다. 그런데 서비스에 있어 좀처럼 물음표를 지울 수 없습니다.

결과적으로, 전 세계적으로 알려진 고성능 디비전과 같이 ‘전문 테크니션 양성’과 같은 관리가 이뤄졌으면 좋겠습니다. 무엇보다 N을 타는 오너들이 적어도 서비스 센터 내에서 ‘비주류 차를 타는 사람’, ‘괴짜’로 여겨지는 일은 더 이상 없었으면 합니다. 이런 수모는 저 혼자 겪는 것으로 족하다고 봅니다.

이런 사소한 해프닝이 브랜드에 대한 반감으로도 이어질 수 있습니다. 꼭 유념해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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