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칼럼] ‘9호선 파업 종료’ 아직 끝나지 않는 갈등
  • 김민석 노무사(노무법인 넥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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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10.18 10:06
[김민석칼럼] ‘9호선 파업 종료’ 아직 끝나지 않는 갈등
  • 김민석 노무사(노무법인 넥스트) (pr@motorgrap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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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10.18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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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하철 9호선 운행이 정상화됐습니다. 9호선 언주역~중앙보훈병원역 구간(2·3단계)을 운행하는 서울교통공사 9호선 운영부문 노조는 최종적으로는 기본급 5.7% 인상과 3개월 단위 탄력적 근무제 도입 등 근무환경 개선안에 합의했습니다. 

파업이 종료되고 노사 간 임금협상안도 합의했지만, 당초 노조에서 요구한 ‘민간위탁 운영방식 폐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갈등의 불씨가 남아있습니다. 

[사진=서울교통공사]

서울지하철 9호선은 노선별로 1~3단계로 구분됩니다. 9호선의 소유권은 서울시에 있지만, 1단계는 서울시메트로9호선이 운영하고, 2·3단계는 ‘9호선 운영부문’에서 맡고 있습니다. 

초기 1단계도 민간자본이 투입되어 프랑스 회사에서 운영했지만, 현재는 서울시메트로9호선이 직영화해 2038년까지 관리 및 운영권을 갖게 됐습니다. 하지만 9호선 2·3단계는 3년마다 위탁업체를 선정하여 운영사를 결정하는 민간위탁방식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현재 서울교통공사 사내기업(CIC)인 ‘9호선 운영부문’에서 맡고 있지만, 2020년 8월 31일 위탁계약이 종료됩니다. 때문에 다른 운영사가 낙찰되면 소속 근로자들은 또 회사가 바뀌게 됩니다. 근로자들은 잦은 입찰로 근로조건이 악화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철도시설은 민간회사가 운영하는 것이 효율이 높다고는 하지만, 실상은 열차 기관사와 정비 인원, 역무원 등 늘상 인력 부족 문제를 껴안고 갑니다. 민자회사들의 열악한 근무환경 때문에 신입사원들은 입사와 동시에 이직 준비를 시작한다고 할 정도로 이직률이 높아 숙련된 인력들이 끊임없이 유출되고 있습니다. 

이렇다 보니 안전에 대한 문제가 계속해서 제기됩니다. 9호선 근로자들도 인력 부족으로 인한 안전사고 발생 가능성이 꾸준히 언급하고 있습니다. 

[자료=한국철도공사]

9호선 2·3단계 근로자들은 민간위탁방식을 철회하고, 서울교통공사가 운영하는 1~8호선의 근로자들과 동일한 취업규칙을 적용받게 해달라고 요청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측은 경영사항이기 때문에 노조와 협의할 사항도 아니라 선을 긋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서울시도 사업시행자인 서울메트로9호선㈜와 정할 일이라고 책임을 떠넘기고 있습니다.
 
대법원에 따르면, 민간위탁 방식 변경이나 사업구조 변경 등 사안에 대해 경영주체에 의한 고도의 결단에 속하는 사항으로서 원칙적으로 단체협약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다만, 근로자의 노동조건이나 기타 근로자의 대우 또는 단체적 노사관계 운영에 관한 사항으로 사용자가 처분할 수 있는 사항은 단체교섭의 대상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즉, 서울시와 서울메트로9호선㈜에서 민간위탁 방식을 고수하고 있는 이상 위탁 운영자인 ‘9호선 운영부문’에서 이를 처분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노조도 이번 파업에서 임금인상 등 근로조건에 대해서만 합의했고, 민간위탁 운영방식 폐지 사안에 대해서는 결론을 내지 못했습니다. 

민간위탁 운영방식 폐지에 대한 사안이 교섭대상이 되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차치하더라도 하루에도 수십만 시민들을 이동시키는 열차 운행에는 반드시 안전이 담보되어야 합니다. 물론 철도 공영화가 안전을 담보해주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근로자가 부족해서 사고가 일어나는 일만큼은 막아야겠습니다. 안전한 열차 운영에 있어 각 분야에 필요한 인력들을 국토부와 협의하여 추가로 산정하고, 시행사와 협의하여 추가 인력 충원에 따른 운영비를 보전해주는 것이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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