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로스터 N 다이어리-⑦] “매력적인 통합주행 모드 설정”
  • 최하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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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9.21 08:30
[벨로스터 N 다이어리-⑦] “매력적인 통합주행 모드 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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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행 모드별 차이는 국산차 중 최고

벨로스터 N을 타고 한적한 주차장을 빠져나와 큰 길에 합류할 무렵, 매번 습관적으로 하는 행동이 있습니다. 바로, 스티어링 휠 우측에 체커 플래그 모양이 각인된 버튼을 누르는 것입니다. 해당 버튼을 눌렀을 때 N 및 N 커스텀 모드가 활성화되는데요. 개인적으로 벨로스터 N을 가장 N답게 만드는 기능이라 단언할 수 있습니다.

벨로스터 N은 ‘랠리에서 일상으로’란 슬로건을 바탕으로, 운전의 즐거움을 내세우는 차답게 다양한 주행 모드를 갖췄습니다. 통합 주행 모드 시스템(N Grin Control)이라는 별도의 명칭을 부여한 것만 봐도 공들인 티가 납니다. 설정 가능한 주행 모드만 무려 5가지로 엔진, 레브 매칭(엔진 회전수 보정), eLSD, 서스펜션, 스티어링 휠 조향감, ESC, 배기음 등 7가지 항목에 대한 변화가 이뤄집니다. 

통합 주행 모드 시스템은 크게 드라이브와 N, 2가지 모드로 나뉩니다. 드라이브 모드는 다른 차에 적용된 것과 같은 에코·노멀·스포츠로 구성되며, N 모드는 N 및 N 커스텀으로 구성되는데요. 운전하며 느낀 각 모드 차이에 대해 간단하게 정리해봤습니다. 

사실 에코는 지금까지 출고한 이래 딱 1번 넣어봤습니다. 에코라는 명목 아래 액셀 전개에 따른 가속을 최대한 둔하게 설정했습니다. 그로 인해 운전자는 극심한 피로를 느끼게 되며, 액셀 페달을 더 많이 밟는 악순환이 반복됩니다. 다른 모드로 바꾸기까지 1분도 채 걸리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노멀은 엔진 시동과 동시에 활성화되는 기본 모드입니다. 일상 주행을 소화하는 데 있어 가장 적당하다고 생각합니다. 액셀 페달을 밟는 만큼 부드럽게 가속되고, 스티어링 휠 조향감과 서스펜션 반응이 꽤 편하게 느껴집니다. 다만 꽤 조용하기 때문에 벨로스터 N의 매력인 배기음을 듣기에 적합하지 않습니다. 

스포츠 모드는 스티어링 휠 조향감과 서스펜션이 한층 묵직해지고, 배기음도 제법 커집니다. 물론, 한 단계 위인 스포츠 플러스 모드와의 차이가 상당히 크게 느껴지기 때문에 웬만해서 스포츠 모드를 활성화하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저도 한 번 사용한 후 바로 N 커스텀 모드로 바꿨던 것이 개인적인 경험의 전부입니다.

벨로스터 N 사용설명서에는 각 주행 모드에 따른 세팅 차이가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습니다.

N 모드는 이 차의 존재 이유라 정의할 수 있겠습니다. N 모드는 7가지에 이르는 모든 항목을 스포츠 플러스에 고정시킵니다. 현대차 최초로 스포츠 플러스 모드가 적용된 차답게 모든 면에서 공격적이고 자극적으로 느껴집니다. 기본적으로 엔진 회전수 자체가 다른 주행 모드보다 200rpm 정도 상승합니다.

액셀 페달 반응은 믿기 힘들 정도로 빨라지고, 스티어링 휠 조향감은 묵직하다 못해 무겁기까지 합니다. eLSD는 코너 진입과 동시에 액셀 페달을 밟아도 전륜 구동답지 않게 코너를 파헤치며, ESC는 40도에 달하는 카운터 스티어를 허용할 정도로 운전자의 적극적인 조작을 가능케 합니다.

여기에 소위 팝콘 공장이란 호칭을 얻게 된 배기음도 N 모드를 활성화했을 때 정말 원 없이 들을 수 있습니다. 엔진 회전수를 많이 사용할 때도 요란하지만, 의외로 저회전으로 다닐 때 터뜨리는 팝콘도 상당히 자극적이죠. 하지만 사용설명서에 명시되어 있듯, 인파가 많은 곳이나 주차장을 다닐 때도 믿기 힘들 정도로 시종일관 존재감을 드러내는 것이 문제입니다. 그렇다 보니 제 경우엔 이럴 때마다 주행 모드를 노멀로 바꾸고 있습니다. 

워낙 N 커스텀으로 자주 다니다 보니 파란색보다 보랏빛 테마가 더 친숙하게 느껴집니다.

만약 N 모드만 있었다면 즐거움에 버금가는 피로를 함께 느꼈을 것이 분명합니다. 솔직히 요란한 배기음만으로도 욕 먹기 좋은 수준입니다. 벨로스터 N 오너끼리 모여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우스개소리로 “도대체 소음 인증을 어떻게 받았는지 모르겠다”고 말하는 경우도 있는데요. 정말 이 차 탈 때마다 한 달에 한 번은 그와 같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N 커스텀 모드가 감사하게 느껴지는 이유도 그 때문이죠. N 커스텀 모드는 7가지 항목에 대한 개별 설정이 가능하며, 개인적으로 가장 자주 사용하는 모드입니다. 제 경우에는 노멀과 스포츠, 스포츠 플러스를 적당히 섞어 사용하고 있습니다. 스티어링은 노멀, 레브 매칭과 서스펜션, eLSD는 스포츠, 엔진과 배기 사운드는 스포츠 플러스로 두는 편이며, ESC는 주행 환경에 따라 스포츠 또는 OFF로 다니고 있습니다.

현대차가 통합 주행 모드 설정에 공들인 것이 느껴지는 또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N 커스텀 모드의 자유도를 운전자 개인 성향에 맞게 완전히 최적화했기 때문인데요. N 커스텀 모드에서 한정적으로 ESC를 해제했을 때 시동을 껐다 켜도 그 세팅이 바뀌지 않습니다. 다만 이 경우에는 다시 N 커스텀 모드를 활성화하기 위해 3초간 N 버튼을 꾹 누르고 있어야만 합니다. 상당수 차량들이 주행안정장치를 일일이 꺼야하는 번거로움을 수반하는 것과 사뭇 대조되는 부분입니다.

아쉬움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벨로스터 N 오너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N 모드보다 N 커스텀 모드로 다니는 분들이 훨씬 더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렇다 보니 디스플레이 모니터를 통한 설정 메뉴에서 통합 드라이브 모드 전환에 대한 개별 세팅이 가능했으면 좋겠습니다. 한번 누르는 것만으로 N 커스텀 모드가 활성화되면 더 편할 테니까요. 그리고 딱히 쓸 일 없는 에코 모드는 차라리 없애는 것이 어떨까요.

자극적인 만큼 주의할 필요 역시 많다고 봅니다. 적어도 주위 행인들의 눈살을 크게 찌푸릴 만한 행동은 최대한 지양해야 합니다. 가뜩이나 개체수도 많지 않은 마당에 ‘새로운 과학’으로 주위에 각인될 필요는 없으니까요. 물론 이런 말을 하기에 앞서 저 역시도 매번 이를 유념하며 조심히 다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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