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로스터 N 다이어리-⑥] “골드 넘버를 갖는 법”
  • 최하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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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9.14 09:00
[벨로스터 N 다이어리-⑥] “골드 넘버를 갖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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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과 노력, 운 모두 요구된다

수많은 사람이 오가는 강남 번화가, 모두의 시선이 한 곳에 집중됩니다. 그 중심에는 10억원을 넘는 맥라렌 하이퍼카 세나가 있습니다. 범상치 않은 생김새와 날 것 그 자체로 느껴지는 엔진 사운드는 굳이 달리지 않더라도 돋보이기 마련입니다.

강남과 같은 주요 번화가에서 눈과 귀를 즐겁게 하는 스포츠카와 슈퍼카를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차들을 주의 깊게 살펴보면 눈에 띄는 교집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바로 임팩트가 강한 번호판을 부착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일명 ‘골드 넘버’라 합니다. 네 자리 숫자가 동일한 포커 넘버(ex. 7777)부터 연속되는 번호(ex. 1234), 천 단위 숫자(ex. 1000), 차명을 나타내는 번호(ex. 0911) 등이 대표적입니다. 심지어 앞 번호까지 6자리 숫자를 통일하기도 합니다. 그 결과, 번호판은 그 차의 남다름에 방점을 찍는 역할을 수행하게 됩니다.

별것 아닐 수 있지만, 내 차에 대한 자부심과 만족감이 더 높아지는 건 분명합니다. 물론, 골든 번호를 얻기는 절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어떤 번호를 받게 될지 아무도 모릅니다. 과거에는 이런 골드 넘버를 두고, 이런저런 소문까지 돌았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골드 넘버를 달고 있는 차들을 종종 보게 됩니다. 무작위로 배정되지만, 믿기 힘든 번호를 받은 그들은 과연 누구일까요? 자동차 구매와 등록 과정에서 차주나 담당 딜러, 혹은 관련 업무자의 부단한 노력이 있기에 가능한 결과입니다.

오늘은 남다른 골드 넘버 갖는 방법을 소개하려 합니다. 단, 차주가 직접 등록하러 간다는 전제하에 설명을 이어 보겠습니다.

올해 3월, 직접 확인한 서울특별시 구청별 자동차 번호 발급 현황 내역

일반적인 차량 번호 배정 방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완전 무작위로 이뤄지며, 번호 공란 현황과 발급 상황 등 변수에 따라 시시각각 달라집니다. 주로 하루를 기점으로 바뀌지만, 경우에 따라 하루에도 여러 번 바뀔 수도 있습니다. 규칙성은 찾아볼 수 없는 악조건을 해결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자동차 등록 업무를 지원하는 구청 교통행정과나 차량등록사업소에 일일이 유선으로 문의하면 됩니다. 다만 서울의 각 구청 교통행정과로 전화 연결 시 상당수가 다산콜센터(120)와 연동되어 있어 통화 연결까지 꽤 오래 대기해야만 합니다.

자동차 등록 시에는 위와 같은 10가지의 선택지가 제공됩니다. 이 또한 무작위입니다.

유선 문의를 통해 해당 구청 혹은 자동차등록사업소에서 분출하는 차량 앞 두 자리 번호와 글자, 그리고 뒤 네 자리 번호의 첫 번째 숫자 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차량 용도(자가용, 영업용)와 번호판(가로, 세로, 천공, 비천공) 형식 등에 따라 다른 번호를 운용하기 때문에 유선 문의에 앞서 그 기준을 명확하게 정해둬야 합니다. 확정된 앞번호와 달리 뒷번호는 당일 상황에 따라 완전히 다릅니다. 대략적인 번호 범위를 알려주는 경우도 있고, 이미 확정된 번호를 알려주기도 합니다. 단, 후자의 경우 골드 넘버와는 상관없는 일관성 없는 번호만 남는 경우가 대부분 입니다.

등록 당일 다양한 사전 정보 취합한 끝에 차주가 가장 마음에 드는 앞번호를 선택했다면, 그 다음부터는 운이 따라줘야 합니다. 

예를 들어, 차주는 ‘55오 5555’란 말도 안 되는 번호를 갖고 싶어 합니다. 일단 뒷 번호가 5로 시작한다는 가능성도 희박하지만, 그렇다 한들 이미 5555 번호를 사용하는 차가 있을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앞뒤 번호가 모두 맞아 떨어지는 것은 로또 당첨에 버금가는 운이 따랐다고 보시면 됩니다.

‘골드 넘버가 나올 때까지 버티면 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하는 분들도 계실 겁니다. 그럴 수도 있죠. 변수는 시간입니다. 신차 출고와 동시에 등록까지 주어진 시간은 단 10일에 불과합니다. 이후 10일 경과 시 5만원, 그 이후 1일마다 1만원씩 최대 100만원의 과태료가 부가됩니다. 인증 과정 중 문제가 생겨 등록을 못한다는 이야기는 간혹 듣지만, 순전히 골드 넘버를 받겠다는 이유로 과태료를 납부했다는 이야기는 아직까지 접해본 적이 없습니다.

시시각각 달라지는 상황에 맞춰 모니터링이 필요하기에 자동차 번호 선택 시 적당히 타협하게 됩니다. 주어진 10개의 보기 중 ‘취향’에 맞는 번호를 고르게 되는 것이 결정적인 이유죠. 그나마 직접 등록 시엔 이를 저울질할 시간이 제법 주어지는 편입니다. 등록 대행을 맡겼을 경우 이 선택의 시간은 30초 내로 한정되고는 합니다. 

그런데 문득 궁금해지더군요. 차량 등록 시 제시된 10개 번호 확인 이후, 그와 완전히 다른 랜덤 배정이 가능한지 말이죠. 담당 직원분께 여쭤보니 앞서 설명한 번호 배정 현황에 따라 약간 달라질 수 있다고 합니다. 그 사이에 해당 번호가 꽤 빠진다면 새로운 번호로 보기가 추가되지만, 확인 직후 재배정 시에는 아무런 차이가 없다고 하네요.

올해 9월 적용된 신규 번호판. 좌측에 홀로그램이 각인된 번호판은 내년 7월부터 선택 가능합니다.
지나치게 폰트가 컸던 과거 초록색 번호판을 보는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몹시 어색해 보입니다.

각종 서류 작성 및 제출, 비용 납부를 마친 뒤 번호판을 받았습니다. 골드 넘버는 바라지도 않았기에 나름 만족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올해 9월부터 앞숫자가 세 자리인 번호판이 보급되기 시작하는데 숫자 하나가 늘었을 뿐 번호 배정 과정은 이전과 같습니다.

다만, 앞자리가 3개인 것은 아직 쉽사리 적응은 안되네요. 개인적으로는 지역 번호판의 부활을 원했기에 더 이질감이 크게 느껴지는데, 눈에 익기까지 꽤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그나저나 머리속에 ‘123사 5678’이라는 말도 안 되는 번호가 생각났는데, 언젠간 길에서 직접 볼 날도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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