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국부 충돌,"점수 후하네"…다 찌그러져도 '우수'?
  • 김한용∙전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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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4.18 18:30
국토부 국부 충돌,"점수 후하네"…다 찌그러져도 '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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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가 실시한 국소부위 충돌 테스트 충돌 시험 평가가 미국의 동일한 시험에 비해 지나치게 후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현대차 싼타페과 기아차 K7의 경우 측면에어백이 터지지 않고 A필러가 찌그러지는 등 심각한 손상을 입었음에도 '양호' 판정을 받아 업계 관계자들을 어리둥절하게 하고 있다. 

국토부는 지난 15일 현대차 아반떼·싼타페, 한국GM 올란도·말리부, 기아차 K7, 르노삼성 SM5 등 6개 차종에 대한 국소부위 정면 충돌 시험(스몰오버랩테스트=Small Overlap Front Crash Test) 결과를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이 시험은 미국 IIHS에서 실시하는 스몰 오버랩 테스트를 국내에 적용하기 위해 이뤄진 것으로 IIHS와 동일한 조건으로 진행했다. 시속 64km의 속도로 차량 앞부분의 25%를 장애물과 충돌시킨 후 결과를 G(우수), A(양호), M(미흡), P(열등) 등급으로 평가하는 방식이다. 

▲ 한국과 미국의 국소부위 정면 충돌 테스트 결과 비교표

◆ 같은 차 다른 결과 국토부 시험 결과 "후하네"

동일한 시험임에도 국토부의 평가 결과는 미국과 큰 차이가 있었다.

우선 말리부는 미국보다 2등급이나 높은 평가를 받았다. 2013년형 말리부는 미국서 M(미흡) 등급을 받은 반면 국토부 평가에선 가장 높은 등급인 G(좋음)를 받았다.

세부항목을 보면 미국에서는 차체구조, 다리·발, 구속장치·인체모형 거동에서 모두 M(미흡)등급을 받았다. 반면 국토부 시험에선 차체구조에서만 A(양호)를 받고 전 항목에서 G를 받아 큰 차이를 보였다. 단, 2014년형 말리부는 안전성이 크게 개선돼 미국서도 최고 등급인 G를 받았다. 

▲ 쉐보레 말리부 한·미 국소부위 정면 충돌 시험 결과

아반떼도 미국서 차체 구조에서 M(미흡)을 받았고 구속장치,인체모형 거동에서 A(양호)를 받아 종합 A를 받았다. 반면 한국에서는 차체 구조에서만 A(양호)를 받고 나머지 전 항목에서는 G(우수)를 받아 역시 한 단계 높은 평가를 받았다.  

▲ 현대차 아반떼 한·미 국소부위 정면 충돌 시험 결과

싼타페는 국토부 시험에서 차체 구조에서 M(미흡)을 받고 다리·발, 구속장치·인체모형 거동에서 A(양호)의 평가를 받아 받아 종합 A(양호)를 받았다. 싼타페는 미국 IIHS에서 아직 시험하지 않아 직접 비교는 어렵지만, 플랫폼을 공유하는 기아차 쏘렌토R의 평가는 P(열등)으로 최하위 등급을 받았다.  

▲ 현대차 싼타페(한)와 기아차 쏘렌토R(미) 국소부위 정면 충돌 시험 결과

◆ 국토부 "비디오 판독 통해 주관적으로 평가하기 때문"

한 업계 관계자는 "말리부는 문짝이 떨어져나갔는데도 G등급을 받았고 싼타페는 A필러가 심하게 구겨지고 사이드에어백도 전개되지 않았는데도 A등급을 받는 등 국토부의 시험 결과는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 시험은 어디까지나 연구 차원으로, 미국과는 시험 차량과 시험 조건이 조금씩 다를 수 있다"면서 "더구나 구속장치·인체모형 거동 평가는 비디오를 판독해 주관적으로 점수를 매기는 것이어서 미국과 차이가 난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국토부는 지난 15일 국소부위 정면 충돌시험 결과를 홈페이지에 공개했다가 하루만에 삭제했다. 당시 국토부 관계자는 "정식 시행에 앞서 연구용으로 시험한 결과를 홈페이지에 잘못 올려놓은 것"이라면서 "이번 결과가 차량 안전성에 대한 공식 평가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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