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수소연료전지차, 왜 안전한가…"수소는 폭발하지 않아요"
  • 김상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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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4.18 01:27
현대차 수소연료전지차, 왜 안전한가…"수소는 폭발하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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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 쉐보레 볼트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배터리 냉각수 유출, 배터리 용접 불량 등으로 발생한 화재라고 미국 고속도로교통안전국은 설명했다. GM은 사고 후 배터리를 감싸는 구조물과 사이트폴임팩트 등을 추가했고 배터리 냉각수 상태를 측정하는 센서도 추가했다. 하지만 이후 볼트의 수요는 급감했고 심지어 사고 두달만에 볼트의 생산은 임시 중단되기도 했다.

지난해 테슬라 모델S도 비슷한 상황을 겪었다. 도로의 금속 파편이 차체 하부에 위치한 배터리팩에 충격을 줘 화재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테슬라의 주가는 일시적이나마 폭락했고 국내 전기차 관련주까지 일제히 하락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같은 화재 사고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 및 수소연료전지차 등 차세대 파워트레인이 장착된 친환경차 안전성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도는 극심하게 떨어졌다.

현대차는 17일, 현대차그룹 인재개발원 마북캠퍼스에서 열린 ‘투싼 수소연료전지차 미디어 발표회’을 열었다. 100여명의 기자들이 초청됐고, 투싼 수소연료전지차 개발을 지휘한 임원들이 참석했다. 현대차는 이 자리에서 투싼 수소연료전지차 국내 출시를 발표했다.

 

국내영업본부 곽진 부사장의 인사말을 시작으로 환경기술센터장 이기상 전무와 연료전지개발실 안병기 이사의 투싼 수소연료전지차 설명 및 현대차 친환경차 개발 전략에 대한 프레젠테이션이 이어졌다. 특히 안병기 이사는 투싼 수소연료전지차에 대한 특장점과 안전성에 대해 설명했다. 

 

안병기 이사는 “안전성에 대한 우려는 잘 알고 있다”며 “총 14가지 항목에 대한 수소저장탱크 안전성 인증을 거쳤고, 총 13가지 항목의 충돌 및 수소 누출 등 차량 안전성 테스트도 진행했다”고 말했다. 14가지 안전성 인증 항목에는 수소저장탱크에 관한 파열, 극한 반복 가압, 화염, 총격, 낙하 등이 포함됐고 13가지 차량 안전성 테스트에는 정면, 후방, 측면 충돌 시험 및 고전압, 수소 누출 등으로 구성됐다.

 

현대차에 따르면 수소저장탱크는 고강도의 탄소섬유 복합 재료로 제작됐다. 표면 두께는 약 10cm에 달하고 1㎠당 700kg의 압력을 버틸 수 있다. 현대차 연구원들은 탱크에 총을 쏘며 실험하기도 했다. 무게는 85kg며 저장용량은 104리터다. 투싼 수소연료전지차에는 104리터의 연료탱크와 36리터의 연료탱크가 각각 트렁크와 뒷좌석 밑공간에 실린다. 현대차는 일상생활에서 수소연료탱크가 충격에 의해 손상될 일은 거의 없다고 강조했다.

 

◆ "수소 유출 걱정? 수소를 쐬면 오히려 불 꺼진다"

수소 누출 상황에 대한 안전성도 걱정없다고 현대차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안병기 이사는 “수소저장탱크에 탑재된 센서는 주변 온도나 충격을 감지해 때에 따라 수소 방출을 차단하거나 완전히 방출한다”고 말했다. 차량 화재로 일정 온도가 넘어서면 수소를 완전히 방출한다. 뿜어져 나오는 수소 압력은 통내 압력과 같은 700바에 달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700기압(bar)의 압력으로 수소가 방출되면 폭발하기 보다 오히려 불을 끄는 효과를 갖게 된다”며 “여러 번 실험을 통해서도 폭발이 아닌 소염(消焰)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수소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원소 중에서 가장 가볍기 때문에 방출하는 즉시 하늘로 올라가버린다”며 “차라리 대기보다 무거운 CNG의 위험성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제조사가 자신들이 만든 결과물이 안전하다고 설명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현대차도 ‘수소’란 원소의 위험성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더욱 만전을 기한 듯 보였고, 그로 인해 자신감도 넘치는 듯 했다. 하지만 늘상 변수는 존재한다. 쉐보레 볼트나 테슬라 모델S의 화재도 굉장히 특수한 상황에서 발생했고, 그들도 화재 전까지는 안전에 대한 확고한 자신감이 있었다. 

 

현대차는 2020년이면 수소연료전지차가 대중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족한 부분에 대해 연구하고, 더욱 안전한 차를 만들 시간은 있다. 1회 충전으로 400km 이상을 달리고, 그 충전 시간이 3분에 불과한 획기적인 차라도 안전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 없다면 결국 외면받을 수 밖에 없다. 안전은 수백번을 강조해도 모자란 것인 만큼 지속적인 연구와 개발이 이뤄진다면 현대차의 수소연료전지차는 각광받는 차세대 이동수단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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