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로스터 N 다이어리-②] “옵션, 색상 선택에 대한 고민”
  • 최하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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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6.25 15:31
[벨로스터 N 다이어리-②] “옵션, 색상 선택에 대한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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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에서 비롯된 돌이킬 수 없는 선택

매장을 방문하기에 앞서 벨로스터 N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는 데 여념이 없었습니다.

그동안 여러 차례 자동차를 구매하며 어느 정도 관련 정보를 찾아보긴 했지만, ‘TMI’에 가깝게 정보 수집을 하게 된 건 이 차가 처음이었습니다. 심지어 제 주위 지인들은 벨로스터 N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을 때는 제게 물어볼 정도였습니다. 그 당시 벨로스터 N과 저의 상관관계는 과거 시승 경험과 집에 있는 카탈로그뿐이었지만요. 그런데도 어느 정도 답변은 가능했던 게 신기하긴 합니다.

일정 온라인 커뮤니티와 동호회를 통해 대략적인 정보를 확인한 뒤, 올해 초 기준 1달 정도면 차가 출고된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됩니다. 개인 스케줄상 3월에는 차가 필요했기에 그 시점에 맞춰 차량 계약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1월 마지막 날, 아무런 연고도 없는 역삼 지점에 들러 차량 계약을 마쳤습니다. 통장 잔고가 이성을 되찾으라고 말했지만, ‘지름은 용기지!’를 읊조리며 계약을 강행했지요.

앞서 옵션 및 색상 선택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는 이야기를 했는데요. 한 달 가까이 고민한 결론은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옵션은 엔진 출력 강화, 19인치 피렐리 P 제로 타이어 및 휠, N 코너 카빙 디퍼렌셜(eLSD), 능동 가변 배기 시스템, N 전용 대용량 고성능 브레이크 등으로 구성된 퍼포먼스 패키지는 반드시 넣어 마땅한 옵션이었습니다. 196만원이라는 값이 저렴하게 느껴질 정도로 만족도가 높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현대차가 옵션질로 까인다고 한들 이건 ‘혜자’ 그 자체라고 봤습니다. 

작년에 벨로스터 N을 시승하면서 선회 시 전륜 구동답지 않은 날 선 거동에 감탄했고, 폭발적인 사운드 때문에 액셀 페달을 거듭 밟게 됐던 기억이 아직까지 생생합니다. 물론 18인치 휠에 함께 조합되는 미쉐린 PSS가 개인적으로 궁금하긴 합니다. 다만 아직까지 해당 옵션이 빠진 벨로스터 N을 단 한 번도 접한 적이 없습니다. 전설 속으로만 존재하는 포켓몬처럼 말이죠.

멀티미디어 패키지 7인치 모니터가 적용된 벨로스터 N. 기본은 6인치 모니터.

문제는 다른 두 패키지의 선택 여부였습니다. 

순정 상태를 유지하며 탄다면 두 옵션을 모두 넣어야 마땅했습니다. 컨비니언스 패키지에는 앞 좌석 쿨링 시트가 포함되어 있었고, 멀티미디어 패키지에는 8인치 네비게이션과 폰 커넥티비티, JBL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더욱이 멀티미디어 패키지의 일부인 하이패스 ECM 룸미러를 별도 25만원 옵션으로 제공했기에 가성비를 중시한다면 멀티미디어 패키지를 빼는 게 맞긴 했습니다. 

결국 어떤 선택을 했냐고요? 컨비니언스 패키지는 빼고, 멀티미디어 패키지만 선택했습니다. 여름철에 틴팅과 에어컨의 힘을 빌리기로 마음먹었죠. 사실 더 큰 이유는 어느 정도 튜닝을 하기로 마음먹었기 때문입니다. 컨비니언스 패키지 추가에 따른 무게 증가가 큰 손해로 다가올 수 있겠다고 느꼈거든요. 같은 이유에서 멀티미디어 패키지를 빼는 것도 맞긴 하지만, 일상 주행 빈도가 많기에 차마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다음은 색상. 알다시피 현대 N의 메인 색상은 스머프를 연상시키는 퍼포먼스 블루입니다. 개인적으로 블루를 좋아하는 편이어서 차량 시승 전후로는 ‘이 차는 무조건 메인 색상으로 간다’라는 마음 속 확신이 있었습니다. 아마도 시승 직후에 계약을 진행했다면 아마 퍼포먼스 블루를 선택했을 겁니다. 

그런데 정작 내 차로 산다고 생각하니 잡념이 많아집니다. 너무 눈에 튀는 것 같고 개체수도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무엇보다 블루를 좋아하긴 하나 전 군청(네이비) 계열을 더 선호한다는 사실을 이번에 깨닫습니다. 현대차 내부에선 제네시스에 적용되는 로얄 블루가 개인 취향에 가장 잘 맞는 듯 합니다.

현대차 홈페이지 견적 내기를 통해 대략적인 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퍼포먼스 블루를 제외한 나머지 두 색상에 관심이 생겼습니다. 바로 초크 화이트와 이그나이트 플레임입니다. 초크 화이트는 가장 대중적인 색상입니다. 제 첫 차가 흰색 차였기 때문에 최대한 배제하고자 했습니다. 지금까지 5번에 걸쳐 차량을 바꿔오면서 제 나름대로 지켜온 철칙이 ‘같은 색상 차는 타지 않는다’였기 때문에 가급적 피하고 싶었거든요. 그리고 지금 당장이 아니더라도 언젠가 흰색을 고를 수밖에 없는 날이 분명 올 것이란 생각 역시 주요하게 작용했습니다.

그렇게 심적으로 가장 동요했던 색상이 바로 이그나이트 플레임이었습니다.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강렬한 레드! 메인 색상과 온전히 대비되며 감히 실물을 영접할 수조차 없던 엄청난 희소성 자랑! 문제는 실물을 영접하지 않았기에 정확한 색상 조합을 몰랐어요. 참고로, 벨로스터 N은 메인 색상에 빨간색이 포인트로 들어갑니다. 당연히 이그나이트 플레임도 그런 줄 알고 레드 & 레드 조합이 보기 좋지 않겠다 싶었습니다. 그래서 결국 가장 대중적인 초크 화이트를 선택합니다.

어! 이그나이트 플레임에는 빨간색 대신 검은색이 포인트로 들어가네요.

정보를 찾아보는 것은 좋았지만, 의외로 색상에 관해서는 제대로 찾아볼 생각을 안 했던 것 같습니다. 사실 현대차 홈페이지에 견적내기만 클릭했더라도 색상 조합을 확인할 수 있었을 텐데 말이죠.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중이 제 머리를 못 깎는다’는 말이 있지요. 상황이 다르긴 하지만, 무지에서 비롯된 선택이 참혹한 결과를 낳게 됐습니다. 

이미 사태를 파악했을 때는 계약 후 2주가 흘렀던 상황, 색상 변경에 따른 차량 출고일이 밀릴까 싶어 계약 내용을 바꿀 수는 없었습니다. 그렇게 한 달의 시간이 흐르고 어느덧 봄의 정기를 느낄 수 있는 3월이 다가왔습니다. 그 사이에 차량을 출고할 준비를 어느 정도 마쳤고, 벨로스터 N과 함께 할 또 다른 도전에 대해서도 개요 정도는 완성하게 됩니다.

그런데 2주차에 접어들어도 출고에 대한 귀띔조차 나오지 않습니다. 이미 7주는 지나간 상황인데 말이죠. 어안이 벙벙한 상태로 카마스터분의 연락만을 기다리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다음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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