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현대차 시승행사, 이번엔 '타이어 공기압 꼼수'
  • 김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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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4.03 12:01
[기자수첩] 현대차 시승행사, 이번엔 '타이어 공기압 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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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현대차는 안면도 인근에서 신형 쏘나타(LF)의 시승행사를 개최했다. 이전에 비해 훨씬 단단해진 서스펜션이 마음에 들었고, 다소 낮은 출력에도 불구하고  그런대로 가볍게 치고 나가는 느낌도 괜찮았다. 무엇보다 놀란건 연비였다. 표시연비가 11.6km/l인 쏘나타를 운행한 후 연비를 살폈더니 계기반(트립모니터)를 기준으로 11.0km/l로 나왔다. 운전 스타일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연비였다. 

그런데 트립컴퓨터를 조작하다 보니 이상한 점이 눈에 띄었다. 타이어 공기압력이 42psi로 표시 됐기 때문이다. 이 차 문짝 안쪽에 적힌 ‘적정 공기압'은 34psi라니 규정에 비해 24%나 더 넣은 것이다. 혹시 실수로 이 차만 잘못인가 싶어 다른 차를 살폈는데, 다섯대 모두 40~43psi 정도로 규정 공기압에 비해 훨씬 많이 들어있었다. 

 
 

공기압은 차의 안전과 승차감을 위해 제조사에서 정한 것으로, 이보다 적게 넣으면 연비 하락의 원인이 되지만 지나치게 많이 넣으면 노면 추종력이 떨어져 제동 불량이 일어나고, 심한 경우 코너에서 차가 접지력을 잃을 수도 있다. 공기를 많이 넣는다면 연료가 조금 절약되고 차가 잘 달리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는 있어 일부 운전자는 위험을 무릅쓰고 공기를 과도하게 집어넣기도 한다. 하지만 시승차에 공기를 과도하게 많이 집어넣는건 일반적으로는 납득하기 어렵다. 

이 차의 타이어를 납품하는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공기압을 높이면 약간 연비가 좋아질 수는 있는데, 접지면이 줄어들어 제동력이나 그립력이 줄어들 수 있다"면서 "최대 공기압은 거기까지 버틴다는 것이고 그렇게 달려도 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적정공기압을 넣는걸 상정하고 개발하기 때문에 10% 이상 과도한 공기압을 넣었을때 연비가 얼마나 향상 되는지는 시험조차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시승기란 뭔가. 모든 사람들이 다양한 차를 충분히 타볼 수는 없으니 기자가 소비자들을 대표해 차를 시승하고 그 결과를 널리 알리는게 목적이다. 시중에 판매되는 것과 같은 차를 타야만 올바르게 판단해 소비자에게 전달 할 수 있다. 소비자들에게 판매되는 것과 달리 독특하게 구성 된 차를 제공한다면 적어도 이런 사실을 알고서는 시승기를 쓸 수도 없고, 자신의 체험과 동떨어진 시승기가 계속되면 소비자도 믿어주지 않을 것이다. 꼼수로는 비록 순간을 모면할 수는 있어도 결국 수많은 '안티'를 양산하는 결과가 된다는걸 잊어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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