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에서 계기반과 내비게이션이 결합되는 느낌을 처음 받았는데, 람보르기니와 아우디는 아예 계기반 자체를 내비게이션으로 바꿔버리고 있다. 

지난해 9월에 열린 2013 프랑크푸르트 모터쇼. 수많은 인파가 S클래스를 둘러싸서 제대로 볼 수 없을 정도였다. 하지만 작은 틈새로 지켜보는 S클래스에서도 웅장함이 느껴졌다. 자동차라기보다 완벽한 조형물에 가까워 오히려 위압감이 들 정도였다.

실내는 더 호화로웠다. 특히 가장 먼저 시선을 사로잡은 부분은 대시보드를 가득 채운 대형 디스플레이였다. 대형 LCD 계기반에 이어 내비게이션 등을 표시하는 12.3인치 LCD 디스플레이가 나란히 붙어 마치 하나의 거대한 디스플레이처럼 보였다. 이전 세대 모델도 콘셉트는 비슷했으나 이처럼 완벽하게 한 덩어리로 보이진 않았기 때문에 꽤 차이가 크다.

▲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의 12.3인치 디스플레이.

미적인 성취도 높지만 기능적으로도 훌륭했다. 이 거대한 디스플레이는 최근에 몇차례 시승을 하면서 다시 접할 수 있었는데, 압도적 크기로 인해 더욱 빛을 발했다. 굳이 시선을 옮기지 않아도 시야에 내비게이션 화면이 들어왔다. 워낙 크고 선명할 뿐더러 높이나 거리도 적당했다. 메르세데스-벤츠가 S클래스에 굳이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달지 않은 것이 충분히 납득이 됐다.

내비게이션이나 차량용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이 발전하면서 실내 디스플레이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 그래설까. 메르세데스-벤츠는 S클래스의 내비게이션 디스플레이를 중앙에서 조금 더 운전석으로 배치한 정도였는데, 아우디는 더욱 과감하게 발을 내딛었다.

▲ 아우디 신형 TT의 계기반.

아우디는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2014 CES(국제 전자제품 박람회)’를 통해 신형 TT의 실내 디자인과 적용된 각종 첨단 장치를 공개했다. 단연 주목 받은 것은 12.3인치 TFT 디스플레이가 적용된 계기반이었다.

신형 TT의 계기반은 컴퓨터용 그래픽 카드로 유명한 엔비디아(NVIDIA)와 함께 개발됐다. 엔비디아의 ‘테그라 30 프로세서’가 장착돼 화려한 그래픽을 선보인다.

▲ 제네바 모터쇼를 공개된 아우디 신형 TT의 계기반.

지난달 열린 ‘2014 제네바 모터쇼’에서 공개된 신형 TT가 전시됐을 때도 이 화려한 계기반에 많은 이들이 넋을 놨다. 내비게이션 화면은 계기반을 꽉 채운다. 그 위로 속도계와 회전계가 표시되고 다양한 정보도 구석구석 위치했다. 또 이 디스플레이는 자율성이 높아 속도계를 부각시키고 내비게이션 화면의 크기를 줄일 수도 있다. 디스플레이 하나로 TT는 톡톡 튀는 소형 스포츠카에서 첨단 스포츠카로 거듭나기 충분해 보였다.

▲ 람보르기니 우라칸 LP610-4의 계기반.

신형 TT와 함께 제네바 모터쇼를 통해 공개된 람보르기니 우라칸 LP610-4도 동일한 디스플레이가 적용됐다. 신형 TT와 마찬가지로 12.3인치의 풀 컬러 TFT 디스플레이가 적용됐고 내비게이션과 속도계 및 회전계, 각종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정보를 제공한다. 또 운전자의 취향에 따라 다양한 세팅이 가능하다.

▲ 제네바 모터쇼를 공개된 람보르기니 우라칸 LP610-4의 계기반.

람보르기니 관계자는 “우라칸 LP610-4처럼 매우 빠른 스포츠카에서는 전방에 시선을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내비게이션이나 여러 정보를 계기반과 통합시켜 시선 분산을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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