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3단3 시승기] 혼다 파일럿 페이스리프트…'굿 대디, 좋은 아빠란?'   
  • 전승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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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1.09 17:30
[장3단3 시승기] 혼다 파일럿 페이스리프트…'굿 대디, 좋은 아빠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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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 파일럿이 '굿 대디(Good Daddy)'를 내세우며 돌아왔다. 파일럿은 미국에서 연간 10만대 이상 판매되는 대형 SUV로, 2003년 첫 등장 이후 꾸준한 인기를 모으고 있는 모델이다. 이번에 페이스리프트는 2015년 3세대 출시 3년 만에 진행된 것으로, 단순히 눈에 보이는 변화보다는 내실을 다지는 '가족을 위한' 상품성 개선에 초점이 맞춰졌다.

외관은 그릴과 범퍼, 스키드 플레이트 등의 디자인을 바꿨으며, 램프는 풀 LED 헤드램프와 LED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를 기본으로 들어갔다. 차체 곳곳에는 크롬으로 포인트를 주고, 20인치 알로이휠을 장착하는 등 스타일리시한 모습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실내는 큰 변화가 없지만, 시인성이 향상된 TFT 계기판과 8인치 안드로이드 기반 디스플레이 오디오가 들어갔다. 여기에 스마트폰 무선 충전 장치 및 고급 오디오 시스템, 핸즈프리 테일게이트 등이 기본 적용됐으며, 고급 트림에는 글래스 루프와 캐빈 토크, 리어 엔터테인먼트 시스템, 통풍시트 등이 추가됐다.

안전사양의 경우 미국 IIHS에서 인정받은 차세대 에이스 바디를 기반으로, 추돌 경감 제동 시스템을 비롯해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차선 유지 보조 시스템, 도로 이탈 경감 시스템, 후측방 경보 시스템, 크로스 트래픽 모니터 등이 포함된 혼다 센싱이 기본으로 탑재됐다. 

혼다 파일럿 페이스리프트를 시승하며 장점 세 가지와 단점 세 가지를 살펴봤다. 

# 장점1. 미니밴스러운 실용적인 편의사양

혼다코리아는 파일럿에 대해 '가족과 함께 즐거운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굿 대디를 위한 SUV라고 설명했다. 이 차는 운전자보다 동승자에게 더 많이 신경쓴 모델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파일럿의 변화를 살펴보면 혼다의 미니밴인 오딧세이의 DNA가 꽤 많이 접목됐음을 발견할 수 있다. 

7인승 모델인 엘리트 트림은 이런 성향이 극대화됐다. 넉넉한 공간의 2열에는 탑승객을 위한 10.2인치 리어 엔터테인먼트 시스템(RES)이 들어있다. 블루레이, DVD 등 멀티미디어를 이용할 수 있으며, HDMI 단자를 통해 외부 장치를 연결할 수도 있다. 이 시스템을 편리하게 이용하기 위한 리모컨과 무선헤드폰도 지원된다. 

운전자의 목소리를 뒷좌석 탑승객이 쉽게 들을 수 있는 캐빈 토크도 새롭게 탑재됐다. 마이크를 통해 1열 목소리를 2, 3열 스피커로 들려주는 것으로, RES를 이용할 경우에는 무선헤드폰으로도 전달해준다. 또, 글래스 루프를 적용해 2, 3열 탑승객의 개방감을 높였다. 이밖에 넉넉한 USB 포트와 다양한 수납공간 등의 편의 사양도 잘 갖췄다. 

# 장점2. 부드러운 주행감과 성능 좋은 9단 변속기

고배기량 가솔린 엔진 특유의 부드러운 주행 성능은 파일럿의 장점 중 하나다. 3.5리터급 V6 가솔린 직분사 i-VTEC 엔진이 장착돼 최고출력 264마력, 최대토크 36.2kg·m를 낸다. 특히, 이 엔진에는 주행 상황에 따라 사용 실린더 수를 조절하는 '가변 실린더 제어 기술(VCM)'이 적용됐는데, 새로운 9단 자동변속기와 함께 능숙하고 안정적인 주행 능력을 발휘한다. 

여기에 혼다가 독자 개발한 풀타임 사륜구동 시스템인 i-VTM4가 조합됐다. 노면 상황에 맞게 전·후 토크를 분배하도록 했는데, 지능형 지형 관리 시스템(노멀, 스노우, 머드, 샌드 등 지원)과 함께 최적의 주행 능력을 내도록 했다. 이밖에 코너 시 안쪽 바퀴에 더 많은 제동력을 배분하는 핸들링 보조 시스템, 딱딱함과 말랑함의 경계를 잘 조율한 서스펜션 등이 부드러운 주행을 이어갈 수 있게 도와준다. 

장점3. 단단한 차체와 넘치는 안전 사양 

이런 주행 능력의 기본은 차의 뼈대다. 혼다의 독자적인 기술로 만들어진 '차세대 에이스 바디'는 무게를 115kg이나 줄이면서도 강성을 높이는데 성공했다. 1500MPa의 초강력 강판부터 첨단 마그네슘과 알루미늄 등 차에 사용되는 7개의 소재를 효율적으로 조합한 덕분이다. 이를 통해 안정적인 주행뿐 아니라 충돌 시 에너지를 효과적으로 분산시켜 차량, 탑승자, 상대편 차량 등에 전달되는 충격을 줄일 수 있다. 

이전 모델에 없던 '혼다 센싱'도 들어갔다. 혼다 센싱은 운전자 보조 시스템으로 추돌 경감 제동 시스템(CMBS)을 비롯해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 차선 유지 보조 시스템(LKAS), 도로 이탈 경감 시스템(RDM), 후측방 경보 시스템(BSI), 크로스 트래픽 모니터(CTM) 등을 통해 안전 운전을 돕는다. 여기에 운전석 및 조수석, 프런트 사이드, 사이드 커튼 등이 포함된 6 에어백 시스템과 멀티 앵글 후방 카메라, 전·후방 주차 센서 등도 장착됐다.

# 단점1. 투박한 실내 디자인과 아쉬운 3열 시트 조작

페이스리프트임을 고려해도 실내 디자인 요소들이 투박하고, 기능적으로도 조금 아쉽다. 일단 전면에 있는 계기판 레이아웃의 구성과 구현 그래픽이 다소 올드했다. 양쪽에 있는 반원 클러스터 사이에 7인치 디스플레이가 들어간 구성인데, 각 기능의 배치와 구현 방식은 개선이 필요해 보였다.

개인적으로는 내비게이션 등을 이용하는 8인치 인포테인먼트 화면이 과도하게 돌출된 느낌이다. 화면이 누워있는 데다가, 계기판과의 거리감까지 있어서 시인성이 그리 좋지 않았다. 조금 안쪽으로 밀어 넣은 후 운전자 쪽으로 기울이면 어땠을까 싶다. 구조적으로 2열 리어 엔터테인먼트 시스템 모니터가 룸미러 시야를 꽤 가린다. 비용이 더 들더라도 1열 시트 뒷면에 모니터를 달면 좋겠다.  

3열에 전동식 폴딩 시스템이 들어가지 않은 점도 단점 중 하나로 꼽을 수 있겠다. 팰리세이드와 익스플로러 등 파일럿이 싸워야할 경쟁자들이 모두 갖고 있는 사양이기 때문이다. 3열을 편 상태에도 467리터의 트렁크 공간이 나오지만, 아무래도 3열을 접고 짐을 싣는 경우가 많을 듯하다. 3열을 자동으로 접고 펼 수 있는 기능이 있으면 훨씬 편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참고로 파일럿은 3열 폴딩 시 1325리터, 2~3열 폴딩 시 2376리터의 적재 공간이 나온다. 

# 단점2. 2% 부족한 혼다센싱 

혼다 센싱이 기본으로 들어간 것은 장점이지만, 이 기능의 실질적인 구현 능력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일단, 혼다에서 '자동 감응식 정속 주행 장치'라 부르는 어댑티브 크루즈 콘트롤은 시속 30km 이상에서만 작동한다. 아예 멈추거나, 멈췄다가 다시 출발하는 최신 버전은 아니다. 속도를 조절하며 앞차를 따라가는 것도 그리 능숙하지 않아 급출발, 급제동을 자주 하는 느낌이었다. 

차선 유지 보조 시스템(LKAS)과 도로 이탈 경감 시스템(RDM)도 최신 버전보다는 기능이 조금 떨어지는 듯하다. 요즘 나오는 신차들은 반자율주행 수준으로 차로 중앙을 유지하고, 차선을 넘어가면 스티어링휠을 조작해주는데, 파일럿은 아직 이에 미치지 못했다.    

# 단점3. 9단 변속기가 무색한 연비 하락

2015년 10월, 페이스리프트 전 파일럿이 국내에 출시될 때의 연비는 8.9km/l였다. 그런데 이번에 나온 파일럿의 연비는 8.4km/l로, 5.6% 하락했다. 생각하기에 따라서 겨우 5.6% 일수도 있지만, 연비 향상을 위해 변속기를 기존 6단에서 9단으로 바뀐 것을 고려하면 꽤 높은 숫자다. 파일럿과 파워트레인, 무게, 휠 크기, 구동방식 등이 거의 비슷한 팰리세이드(3.8 가솔린, 8단 변속기, 20인치)의 연비가 8.9km/l다. 다만, 익스플로러(3.5 가솔린, 20인치)의 경우 7.6km/l로, 파일럿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 무게가 280kg가량 무거운 탓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혼다코리아 관계자는 당시와 비교해 현재의 연비 측정 기준이 까다로워진 데다가, 소위 '뻥연비' 문제가 생기면 나중에 더 곤란하기 때문에 매우 보수적으로 측정한 것이라 설명했다. 

# 한줄평

장점은 동승자 꺼, 단점은 운전자 꺼... 굿 대디(좋은 아빠) 되는게 이렇게 어렵습니다. 가족을 위한 아빠의 희생에 감사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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