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 국내 자동차 업계는 이런저런 어려움이 많았다. 한국GM 군산공장 폐쇄를 비롯해 BMW 화재 리콜과 현대기아차 에바가루 결함 등 나쁜 소식들이 잇따랐다. 

물론, 좋은 소식도 있었다. 현대차는 모터스포츠에서 성과를 올렸고, 쌍용차는 창사 첫 내수 3위를 달성했다. 친환경차 시장 역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기대감을 높였다. 

다사다난했던 2018년을 되돌아보며, 국내 자동차 업계 10대 뉴스를 선정했다(무순).

# 한국GM, 군산공장 폐쇄 및 R&D 법인 분리

한국GM은 2월, 군산공장 폐쇄를 발표했다. 이는 회사 구조조정 소식을 넘어 GM 철수설로 확대됐으며, 시장의 신뢰 하락과 극심한 내수 부진으로 이어진다. 

이후 GM은 산업은행 지원을 조건으로 10년간 국내 사업 유지를 약속한다. 이로써 문제가 일단락되는 듯했지만, 연구개발(R&D) 법인 분리 사안을 두고 노사 갈등은 다시 극에 달했다. 내년 경영정상화를 향한 행보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 현대기아차 '에바가루' 결함

쏘렌토를 비롯해 현대기아차 일부 차종 송풍구에서 백색 가루가 분출되는 결함이 발생했다. 에어컨 증발기인 에바포레이터의 알루미늄 표면 처리 공정 불량 문제로, 표면 부식에서 발생한 가루가 차량 내부를 뒤덮었다. 현대기아차는 녹, 누수, 에어백 미전개, 스티어링 휠 잠김 등에 이어 또 한 번 대규모 품질 논란에 휩싸였다.

더욱이 백색 가루는 독성물질(식품의약품안전처)로 분류된 수산화알루미늄임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강제 리콜이 아닌 무상 수리 권고 조치에 그쳐 더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 BMW 파이어 게이트

여름 폭염과 함께 BMW 화재 사고가 잇달아 발생했다. '불자동차'란 오명을 쓴 BMW 측은 대국민 사과와 본사 차원의 해명에 나섰고, 두 차례에 걸쳐 총 17만여대 리콜을 진행하고 있다. 해당 기간, 정부는 리콜과 별개로 민관합동조사 및 안전진단 미이행 차량에 대해 운행 중단 권고까지 내렸다.

최근 정부는 민관합동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BMW가 해당 결함을 은폐 및 축소하려 했고 늑장 리콜로 대응했다'며 검찰 고발과 함께 과징금 112억원을 부과했다. 

# 아우디·폭스바겐 판매 재개와 파격 할인

인증 서류 조작과 디젤게이트 여파로 국내 판매를 중단했던 아우디·폭스바겐이 올해 본격적인 영업 활동을 재개했다. 

두 브랜드는 다양한 신차를 선보이며, 2년여 공백이 무색하게 존재감을 발휘했다. 특히, 아우디는 인증중고차 형식으로 파격적인 가격의 A3를 선보여 이목을 집중시켰다. 폭스바겐 역시 신차 출시와 동시에 공격적인 프로모션을 앞세워 고객들을 유인했다.

# 속도 붙은 친환경차 시장…내년 더 기대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카, 그리고 수소전기차 등 친환경차 시장이 급성장했다. 

올해 1~11월 전기차는 2만8956대가 판매되며, 전년대비 124.7%나 증가했다. 2011년부터 2017년까지 전기차 누적보급대수 2만5593대을 훌쩍 뛰어넘었다. 차종별로 현대차 코나 EV가 1만대를 넘기며 시장의 가능성을 확인시켰다. 

여기에 하이브리드카 판매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0%나 늘었다. 멀게만 느껴졌던 수소전기차까지 이제 일반인에게 문을 열었다. 친환경차 성장세는 내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 현대차 모터스포츠, 새로운 막을 올리다

현대차가 2018 월드투어링카컵(WTCR) 종합우승과 2018 월드랠리챔피언십(WRC) 종합준우승을 차지하며, 모터스포츠 부문의 새 장을 열었다. 이는 현대차의 새로운 고성능 브랜드 'N'과 함께 시너지를 일으키며, 글로벌 브랜드 가치 제고에 큰 영향을 미쳤다. 

더욱이 현대차는 세바스티앙 롭을 영입하며, 올해 모터스포츠 부문의 대미를 장식했다. 세바스티앙 롭은 2004년부터 2012년까지 9년 연속으로 WRC 종합 우승을 차지했고, 79번의 랠리 우승 기록을 지닌 전설적인 드라이버이다. 내년 시즌 성적이 더 기대된다.

# 쌍용차, 창사 첫 내수 3위

쌍용차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내수 판매 3위가 확정적이다.

쌍용차는 티볼리 브랜드(아머 & 에어)와 더불어 올 초 출시된 렉스턴 스포츠가 기대 이상의 인기를 끌며 내수 판매 실적을 견인했다. 렉스턴 스포츠는 당초 목표했던 연 3만대를 훌쩍 넘어 4만대를 돌파했다. 이는 해고자 및 희망퇴직자 복직 등 경영정상화와 사회적 문제 해결까지 영향을 미쳤다.  

쌍용차는 내년 렉스턴 스포츠 롱바디와 코란도 C 후속모델(C300) 등을 선보이며, 내수 성장세를 이어갈 계획이다. 

# 평행선 달리는 '택시 vs 카풀'  

카풀과 택시의 갈등이 본격화됐다. 앞서 럭스와 풀러스 등 신생 카풀 업체들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올해 카카오가 카풀 사업에 뛰어들며 시장을 뜨겁게 달궜다.

택시 업계의 반발은 극심하다. 대규모 파업 및 집회에 이어 노조연맹 소속 기사가 분신 사망하기에 이르렀다. 정부와 정치권에서도 나섰지만, 양측 입장차가 커 쉽게 결론 내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 다사다난했던 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은 회사 안팎으로 다사다난한 한 해를 보냈다. 

현대차그룹은 올 상반기 모비스와 글로비스 분할 합병을 골자로 한 지배구조 개편에 실패했다. 이는 자본시장에서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정부의 지주사 전환 압박과 별개로 경영권 승계 문제와 직결된 사안이었기 때문에 더 뼈아팠다.

더욱이 에어백·엔진 등 핵심 부품 결함으로 인한 리콜과 미국·중국 등 주요 시장의 판매 부진으로 어닝 쇼크를 피하지 못했다. 현대차의 주가 역시 9년 만에 10만원 아래로 떨어졌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그룹 총괄로 전면에 나섰다. 대대적인 인적쇄신을 단행한 정 부회장의 내년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WLTP·RDE 본격 도입…수입차 '허둥지둥'

지난 9월 한층 엄격해진 국제표준시험방법(WLTP)이 본격적으로 도입됐다. 여기에 실주행인증방식(RDE) 등이 추가됨에 따라 신차 인증이 매우 까다로워졌다. 

WLTP 및 RDE에 대한 1년의 유예 기간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상당수 업체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인증 절차와 기간이 예상보다 늘어나며, 신차 출시도 연이어 미뤄졌다. 특히, 독일차를 중심으로 한 수입차 업계는 기존 인증 물량을 대부분 소진한 상황에서 신차 인증을 받지 못해 일시적으로 영업 활동에 어려움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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