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용 칼럼] 정의선 부회장이 LA모터쇼로 간 까닭은?
  • 미국 LA=김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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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11.27 20:57
[김한용 칼럼] 정의선 부회장이 LA모터쇼로 간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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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정의선 부회장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2018 CES에서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정의선 부회장이 LA 모터쇼를 향했다. G90 정도의 플래그십 세단을 선보이면서 부회장급이 모두 빠진 것은 이례적이다. 이번 G90은 어디까지나 페이스리프트 모델인 만큼 과도한 해석을 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왜 하필 LA로 향했는지 생각해볼 필요는 있다. 이날 현대기아차 주가도 6% 넘게 급등하지 않았던가. 

이번 G90의 출시행사장은 항상 그랬듯 신라호텔이었다. 다만 포토세션에는 이원희 사장, 이광국 국내마케팅 부사장, 맨프레드 피츠제러드 제네시스브랜드 책임, 뤽 동커볼케 제네시스 디자인 총괄 등 4명이 서서 다소 썰렁한 분위기였다. 이원희 사장은 재경본부장을 역임하는 등 재무쪽을 담당해온 인물로 항상 내실과 수익성을 중점적으로 내세우는 인물이다. 

정의선 부회장과 양웅철 부회장은 현장에 없었다. 부회장의 총애를 받는 알버트 비어만과 이상엽 디자이너도 모두 LA모터쇼를 향했다. 

27일 제네시스 G90의 출시행사 

최근 미국시장에서의 엔진 품질 문제와 리콜 등 부정적인 이슈를 수습하기 위한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긍정적인 이유도 적지 않다. 

이번 2018 LA모터쇼에서 현대차는 준대형세단인 펠리세이드를 처음 선보인다. 미국 시장은 60% 이상이 SUV로만 판매가 이뤄질 정도로 무게 중심이 이동했다. 더구나 미국서는 준대형 이상급 SUV와 트럭 시장이 큰데, 이 시장을 미국이 주도하고 일본이 따라잡는 형국이다. 현대차 입장에선 베라크루즈로 턱없이 부족했던 준대형 SUV 시장의 치열한 경쟁을 뚫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는 대목이다. SUV의 전환이 늦었다는 평가를 듣는 현대차는 앞으로 다양한 SUV 라인업을 하나씩 늘려감으로써 미국 시장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 넣겠다는 전략을 시행하는 첫 단추가 되기 때문이다. 

기아차는 미국내 스테디셀러로 확고하게 자리잡은 쏘울의 풀체인지 모델을 내놓는다. 미국서 실용성 높은 쏘울은 워낙 인기가 높은 차종이어서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가장 먼저 구입을 고려할 정도다. 이미 박스카의 대명사가 됐지만 지속적인 디자인 변경을 통해 젊은 층의 인기를 꾸준히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또한 이번에는 EV 모델의 출시를 초기 개발부터 고려해 보다 친환경적인 차로도 능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초 정의선 부회장이 CES에 방문해 첨단 제품들을 둘러보고 있다. 

더욱 중요한 것은 ‘모터트랜드 카오브더이어’(올해의 차)에 제네시스 G70이 선정된 점이다. 모터트랜드는 이 상을 LA모터쇼 직전에 발표하고 트로피를 모터쇼 기간에 전시할 수 있도록 한다. 모터트랜드의 카오브더이어는 비록 한개 전문 자동차 매체에서 수상하는 상이지만, 미국 소비자들에게나 제조사들에게도 ’북미 올해의 차(Nacoty)’보다 더 의미있는 상으로 받아들여진다. 

모터트랜드는 제네시스 G70에 카오브더이어를 시상하면서도 ‘과거 어떻게 발음하는 줄도 몰랐던 현대자동차가 카오브더이어에 선정된 것은 생각 할수도 없던 일(unthinkable)’이라고 했다. 또한 도요타, 닛산, 혼다 등이 BMW 3시리즈와 경쟁할 모델을 내놓겠다고 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던 일을 현대차가 해냈다면서 6가지 평가 분야에서 고루 높은 점수를 받아낼 자동차라고 설명했다. 기아 스팅어도 훌륭하지만 완성도면에서 조금 부족했다면 이번 G70은 그 모든 것들이 완성된 차라고 설명했다. '3.3리터 트윈터보 엔진은 너무나 훌륭해 BMW, 아우디, 렉서스, 어큐라(혼다), 인피니티 입장에선 심각한 문제에 직면했다'고 표현하는 등 극찬이 끝이지 않는다. 

이 상을 수상하는 의미있는 순간을 함께하기 위해서도 정부회장의 LA행은 충분한 의미가 있다. 부정적인 문제를 성실하게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긍정의 뉴스를 더욱 부각함으로써 문제가 해소될 수 있다는 의미로 보인다. 신차 투입과 시장에서 인정 받는 것. 바로 자동차 회사가 해야 할 정공법을 택한 것이다. 

한편, 현대차의 주가 급등은 미국에서의 자동차 주가의 변동에도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날 미 증시는 기술주 등이 전반적으로 상승한 가운데 GM은 15% 인력감축, 3개 이상의 공장폐쇄를 발표했으며, 이 점에서 주가가 4% 가량 끌어올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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