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부산 10분, '하이퍼루프' 내년 현실화?...일론머스크의 또 다른 '도박'
  • 김한용
  • 좋아요 0
  • 승인 2018.10.04 01:45
서울-부산 10분, '하이퍼루프' 내년 현실화?...일론머스크의 또 다른 '도박'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역사적인 전환점일까, 터무니 없는 몽상에 불과할까. 테슬라의 CEO 일론 머스크가 관계된 모든 일에는 이같은 의문이 따라 붙는다. 이번엔 음속에 가까운 속도로 달리는 운송수단 '하이퍼루프'가 그 주제가 됐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10분만에 도달한다는 점에서 미래의 환상적인 운송수단이라는 의견과 사실이라고 믿기엔 지나치게 매력적이라는 주장이 맞서는 가운데, 관련 업체들이 속속 결과물을 내놓고 있다. 

2일(현지시간) 미국CNN은 미국의 스타트업 하이퍼루프TT(Hyperloop Transportation Technologies)가 사람이 승차할 수 있는 크기의 풀사이즈 프로토타입 주행모델 퀸테로원(Quintero One)을 스페인에서 공개했다고 밝혔다. 

하이퍼루프TT에 따르면 이 캡슐형태의 운송수단은 진공 튜브 내에서 장차 최고속도 시속 1300km까지 주행하게 만들어질 계획이다. 지상에서 움직이는 어떤 물체보다 빨라서 음속(1200km/h)을 넘는다. 한번에 운송하는 승객의 숫자는 15명 정도로 적지만, 고속철도나 여객기보다 빠르고 자주 내보낼 수 있다는게 특징이다. 하이퍼루프TT은 연간 1500만명을 실어나를 수 있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하이퍼루프는 요즘 한창 논란에 휩싸인 일론머스크가 2013년에 내놓은 모델이다. 당시 58페이지에 달하는 제안을 내놨는데, 여기엔 실현 가능한 설계와 구현 방법까지 모두 담겨 있었다.

일론머스크는 당시 테슬라, 스페이스X, 솔라시티를 동시에 운영하고 있었기 때문에 하이퍼루프에 대해선 여러 제조사들이 함께 뛰어들어 실현해주기를 바란다며 관련 내용을 오픈소스 형태로 공개한 것이다. 다만 스페이스X를 통해 하이퍼루프팟컴패티션(Hyperloop pod Competition)이라는 대회를 열어 진공튜브내에서 다양한 주행 방식을 놓고 경쟁을 벌이도록 하고 있어 세계의 대학생들이 수많은 방법을 놓고 격전을 벌이고 있다. 

실제 이 아이디어가 발표되자마자 여러 회사가 이를 현실화 시키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이번에 실제 주행 차량을 공개한 곳은 그 중 하나인 하이퍼루프TT사다. 이 회사는 크라우드펀딩으로 유명한 점프스타터(Jumpstarter)가 주축이 된 회사다. 

일론머스크는 초기에 공기를 내뿜는 방식으로 열차를 추진하는 것을 구상한 반면 하이퍼루프TT는 자기부상열차와 유사한 방식으로 열차를 띄우고 가속 시킨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 때문에 하이퍼루프원의 초기 스케치엔 전면이 커다란 공기 흡입구가 자리잡았지만, 하이퍼루프TT는 전면이 매끈하다. 

하이퍼루프는 '날개 없는 비행기'라는 표현을 통해 장차 장거리 비행 승객 대부분을 끌어 모으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미 중국, UAE, 스페인,프랑스에선 튜브 레일의 설치를 개시했거나 개발 중이라고 CNN은 밝혔다. 

이번에 공개된 퀸테로원은 32미터 길이의 열차 객실처럼 생겼고, 진공에 가까운 튜브를 달리는데도 불구하고 공기역학적인 디자인이다. 실내는 아직 만들어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하이퍼루프TT사는 퀸테로원이 이미 즉시 주행이 가능하며, 내년(2019년)에는 실제로 승객을 태우고 주행이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버진항공사 리차드브랜슨이 이사회의장을 맡은 경쟁사 버진하이퍼루프원(Virgin Hyperloop One)은 지난해 이미 네바다 사막에 트랙을 만들어 테스트를 했다. 당시 이 차량은 시속 387km의 속도에 도달했다. 고속철도로서는 나쁘지 않은 속도지만, 음속에 가까운 속도라기엔 아직 갈길이 멀다. 물론 가속을 위한 주행 거리가 필요하기 때문에 실제 장거리 레일이 만들어지면 속도는 어렵지 않게 올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유니스트(UNIST)가 하이퍼루프를 개발하겠다면서 소형 프로토타입을 내놓은 바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구현까지는 거리가 멀다. 

일론머스크의 아이디어가 토양이 되어 여러 업체들이 하이퍼루프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최근 논란이 되는 인물인만큼 업체들은 그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강변하고 있다. 만일 실제로 하이퍼루프가 미래 운송수단으로 자리잡게 된다면 그는 어떤 혜택을 누리게 될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