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현대차 아반떼 페이스리프트 "괜찮아요? 많이 놀랬죠?"
  • 전승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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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9.27 16:42
[시승기] 현대차 아반떼 페이스리프트 "괜찮아요? 많이 놀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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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아반떼 페이스리프트 출시 및 시승회를 다녀왔습니다. 스파이샷이 유출된 이후에 디자인 이슈로 많은 관심을 받았는데요. 이번 아반떼 페이스리프트는 외관 변화뿐 아니라 엔진과 변속기 등 파워트레인 교체, 실내 개선, 다양한 첨단 편의 사양 추가 등 풀체인지라고 해도 믿어질 정도의 대대적인 상품성 개선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디자인만 너무 부각되니 조금 아쉬운 마음이 들더군요.

모터그래프는 당시 현장에서 라이브 방송을 했습니다. 최대 동접자 수가 2만7415명에 달할 정도로 많은 분들이 시청해 주셨더군요. 얼마나 많은 소비자들이 아반떼 페이스리프트에 대해 궁금해하는지 알 수 있는 부분입니다. 그래서 차량에 대한 디테일한 시승보다는 정보 전달 및 소통에 조금 더 방점을 두고 진행했습니다. 뭐, 차를 운전할 수 있는 시간도 한 시간 남짓이어서 제대로된 시승기가 나오기도 힘든 상황이었죠. 그래서 자세한 시승기는 나중에 별도의 시승차를 받아서 쓰기로 하고, 오늘은 출시 및 시승회에 다녀온 내용을 사진과 함께 풀면서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현장에 들어서자 베일에 싸여있는 아반떼 페이스리프트의 모습이 보입니다. 화살촉을 거꾸로 놓은 주간주행등이 눈을 번뜩이고 있네요. 주간주행등을 비롯해 뾰족하게 솟아난 저 삼각형 헤드램프가 논란의 발단이죠. 아반떼 페이스리프트 헤드램프에 적용된 삼각형은 자동차에 잘 사용되지 않는 디자인입니다. 특히, 이렇게나 정직한 삼각형은 더더욱 쓰지 않죠. 다른 디자인 요소들과 어울리기 어려울뿐 아니라 전체적으로 차의 인상을 해칠 위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삼각형 디자인을 현대차에서 쓰다니. 참 대단한 자신감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뭐,아반떼는 출시 이후에 국내에서만 294만대, 세계에서 1291만대가 팔릴 정도로 인기 모델이다 보니 이런 자신감을 갖는게 당연할 수도 있겠습니다.

아반떼가 이렇게 바뀐 이유는 북미 시장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미국 세단 시장은 도요타와 혼다, 닛산 등 일본 브랜드가 꽉 잡고 있는 곳이죠.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아반떼가 꽤 선전했지만, 최근에는 일본 브랜드에 밀려 판매량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던 와중에 일본 브랜드의 디자인이 말도 안 되게 파격적으로 변한 겁니다. 그러니 이들을 잡기 위해서 아반떼에게는 더욱 파격적인 변화가 요구됐고, 페이스리프트임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반떼 페이스리프트 외장 디자인 총괄인 구민철 팀장(이사)입니다. 이분이 나오자 댓글 창에 온갖 악플이 달렸던 기억이 나네요. 난무하는 댓글에 웃지 않으려고 엄청난 노력을 했습니다. 그래도 차를 직접 보면서 디자인을 설명해주니 왜 저렇게 만들었는지 조금씩 이해가 되기 시작했습니다.

잠깐의 인터뷰 세션을 틈타 구 팀장과 인터뷰를 했습니다. 워낙 반응이 안 좋아 마음 고생이 심했을 것이란 예상과 달리 구 팀장의 답변에는 자신감이 넘쳤습니다. 간략히 요약하면 저 헤드램프 디자인은 젊은 소비층을 겨냥한 파격이다. 당장은 어색할 수 있겠지만 적응이 끝나면 매력적인 디자인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저 디자인을 다른 모델에도 적극 적용할 계획이라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디자인이 나오게 된 겁니다. 저도 사진을 봤을 때는 정말 마음에 안 들었는데, 실제로 보니 기대 이상으로 괜찮았습니다. 기대치가 워낙 낮아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아반떼 페이스리프트는 사진발을 잘 안 받는 차였던 것이죠. 저뿐만이 아니라 현장에 있던 많은 기자들도 연신 실물이 훨씬 괜찮다는 말을 하더군요.

방송을 진행하면서 디자인에 대해 조금이라도 옹호하면 시청자들에게 비판을 받았습니다. 아무리 디자인 호불호는 개인차가 있다지만, 방송 당시에는 불호가 압도적으로 높았으니까요. 그래도 할 말은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출시 전 떠돌던 사진에 비해서는 훨씬 더 괜찮았습니다. 방송을 보는 동안 나도 모르게 적응이 됐다라는 댓글이 심심찮게 달리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기분 나쁘실 수도 있겠지만, 여러분도 그리 머지않아 이 디자인에 적응하게 될 겁니다.

현대차를 대신해 핑계를 대자면 요즘 자동차 디자인이 워낙 입체적으로 바뀌다 보니, 이를 사진으로 온전히 담아내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을 겁니다. 뾰족한 삼각형과 크고 넓어진 캐스케이딩 그릴, 그릴까지 침범한 주간주행등, 볼륨감 넘치는 보닛, 개성 넘치는 범퍼, 하단으로 내려온 삼각형 방향지시등 등 이 화려한 조합을 어떻게 다 표현할 수 있었겠습니까.

개인적으로는 저 삼각형 모양의 안개등만 아반떼 스포츠 디자인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바뀌었으면 좋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또, 저 화살촉 주간주행등은 이미 기아차가 K3 테일램프에 적용한 것인데, 현대차의 시그니처 디자인으로 활용한다니 이해하기가 힘드네요.

그래도 삼각형 디자인에 맞게 가로로 4개의 LED를 적용한 헤드램프 구성은 나쁘지 않습니다. 바깥쪽 2개가 전조등이고 안쪽 2개가 상향등 역할을 합니다. 투싼에 사용된 것과 비슷한 방식입니다.

측면부는 비율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전장이 4620mm로 이전(4570mm)보다 50mm 길어졌기 때문인데요. 휠베이스가 2700mm로 동일하기 때문에 이 50mm는 오버행 부분을 늘이는데 사용됐습니다. 램프가 바뀌면서 디자인 디테일도 조금 달라졌네요. 예전에는 헤드램프 라인이 바퀴의 1/3까지 이어졌는데, 지금은 바퀴 끝에 겨우 다다르네요. 테일렘프도 조금 짧아진 듯합니다.

신기한 점은 이상하게 아반떼 페이스리프트의 차체는 기아차 K3보다 전체적으로 작아 보인다는 것입니다. K3의 전장이 아반떼 페이스리프트보다 20mm 길뿐, 전폭(1800mm)과 전고(1440mm)는 모두 같은데 말이에요. 

다행히 후면부 테일램프는 삼각형이 아니었습니다. 면발광 스타일의 LED 라인을 과감하게 사용했는데요. 엣지있게 솟아있는 램프 외각 라인과 함께 후면부 존재감을 책임지고 있습니다. 전면부의 경우 방향지시등이 범퍼 아래에 있는데, 후면부는 테일램프와 함께 있습니다. 대신 후진등은 범퍼 아래로 내려 반사판과 어우러지게 했습니다.

이렇게 램프 디자인이 바뀌었는데도, 어디서 본 듯한 모습이라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저 역시 비슷한 생각이 들었는데요. 곰곰이 생각해보니 번호판을 트렁크 리드가 아니라 쏘나타 뉴라이즈처럼 범퍼 쪽으로 내리고, 그 자리에 엠블럼을 커다랗게 붙여서 그런 듯합니다. 전면부의 변화가 워낙 크다 보니 후면부도 이에 상응하는 변화가 필요했고, 번호판 위치를 바꾸는게 전체적인 이미지를 바꾸는데 큰 효과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실내를 보기 전에 하나만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방송하는 도중에 꽤 많은 질문을 받았는데요. 과연 가성비 끝판왕이라 불렸던 벨류 플러스 트림이 계속 남아있냐는 것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벨류 플러스 트림은 사라지고, 이를 대체할 스마트 초이스 트림이 생겼습니다. 그런데 벨류 플러스는 1659만원이었는데, 스마트 초이스는 1728만원이네요. 가격이 조금 오른 듯한데, 기본 사양이 더 좋아진 만큼 무작정 비싸졌다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실제로도 사양이 좋고요.

실내 디자인은 크게 바뀌지 않았지만, 나름의 변화를 줬습니다. 사실 외관처럼 파격적으로 바꿨다면 그건 페이스리프트가 아니라 풀체인지겠죠. 뒤에 말하겠지만, 이 차는 디자인뿐 아니라 파워트레인까지도 싹 바뀌었으니 말이에요.

운전석에 앉아서 천천히 살펴보니 몇 가지 달라진 점이 보입니다. 우선, 스티어링휠이 벨로스터와 i30 등에 사용되던 것으로 바뀌었네요. 스포크의 디자인이나 버튼의 배치 등이 거의 비슷합니다. 얼마 전까지 벨로스터 롱텀 시승을 한 터라 잡는 느낌과 버튼의 조작감이 꽤 익숙해서 개인적으로는 더 편했습니다.

계기판의 속도계와 회전계에도 미묘한 변화가 있습니다. 클러스터 안쪽 원에 체커기 모양의 패턴을 적용했네요. 파워트레인의 변화 자체가 속도보다는 효율이긴 하지만, 어쨌든 저 패턴 덕분에 감성 마력을 조금 상승할 듯합니다.

사진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운전석을 가로지르는 크래시패드에도 카본 파이버 패턴을 사용해 나름의 고급감을 높였습니다. 또, 에어벤트에도 크롬으로 라인을 줘 스포티한 느낌을 주도록 했습니다.

센터패시아 중앙의 조작 버튼들도 구성과 배치를 바꿨습니다. 제네시스 G70처럼 3개의 로터리 버튼을 적용해 바람의 세기를 쉽고 빠르게 조절할 수 있게 했고, 공조 버튼 상하 배치를 조정해 인체공학적으로도 다루기 더 편하게 했습니다.

뒷좌석 공간은 예전과 다르지 않습니다. 늘어난 차체 길이가 휠베이스가 아니라 오버행에 사용됐기 때문이죠. 아반떼의 뒷좌석 머리 공간이야 예전부터 지적됐던 것인데, 무릎 공간이 꽤 여유로워 엉덩이를 등받이에 붙이고 허리를 꼿꼿이 세우지 않는 한 부족하지는 않을 듯합니다. 다만, 등받이가 조금 더 기울어져 있으면 좋았을 것이란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고급 트림의 경우 뒷좌석이 6:4로 접힙니다만, 스키스루는 없습니다. 기본적으로 차급에 비해 트렁크가 넓은 데다가, 뒷좌석도 접을 수 있으니 필요할 때 꽤 많은 짐을 실을 수 있을 듯합니다.

특히 트렁크는 안쪽으로도 깊게 들어가고, 좌우로도 꽤 넓었습니다. 트렁크 리드 쪽에 가장 넓은 부분에는 골프백을 가로로 넣을 수 있을 정도의 공간이 나왔습니다.

본격적인 시승에 앞서 파워트레인을 살펴봤습니다. 사실 외관 디자인 때문에 가려져 있었지만, 이 차의 가장 큰 변화는 디자인이 아니라 파워트레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현대차가 그렇게 밀던 GDi 엔진을 포기하고 MPi 엔진을 장착했기 때문이죠. 6단 자동변속기 대신 CVT(무단변속기)를 조합한 것도 큰 변화입니다.

예전에 신형 K3 출시회 때도 물어봤지만, GDi에서 MPi로 바뀐 이유에 대해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엔진은 성능과 효율의 밸런스가 중요한데 GDi는 성능을 우선으로 효율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린 엔진이고, MPi는 효율을 우선으로 성능을 최대한 끌어올린 엔진이라고요. 결과적으로 둘 다 좋은 엔진이지만, 요즘 시대에는 성능보다 효율이 더 중요한 시대다 보니 MPi로 바꾸게 됐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렇다고 단순히 GDi에서 MPi로 바꾼 것은 아닙니다. 현대기아차에서 스마트스트림이라 불르는 이 엔진은 듀얼 포트 연료분사 시스템이 적용돼 기존 싱글 인젝터 대비 연소 효율을 높였습니다. 듀얼 인젝터를 통해 연료 분사 시기와 분사 비율을 최적화해 주행 상황에 따라 다양한 방법으로 분사해 연비를 높이는 방식입니다.

또, 엔진의 열효율에도 많은 신경을 썼습니다. 통합 열관리 시스템을 통해 냉각수를 엔진 라디에이터,변속기 오일워머, 히터 등으로 알맞게 분배해 온도를 제어했습니다. 또, 마찰 저감 밸브 트레인과 경량화 피스톤 등을 적용해 엔진 마찰을 줄였다고 합니다.

최고출력과 최대토크가 줄었음에도 별다른 손실감 없이 만족스러운 주행감을 이어갔습니다. 확실히 GDi에 비해 엔진이 부드럽게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초반 가속력이나 오르막에서는 다소 답답함이 느껴지기도 했지만, 어디까지나 배기량의 한계일 뿐 새로운 MPi의 문제라고는 생각되지 않았습니다. 한번 탄력을 받고 나면 거침없이 속도를 올렸습니다. 속도를 줄인 후의 재가속 능력도 매우 뛰어나 일상 주행에서 불편할 일은 없겠습니다.

제원상으로 최고출력은 132마력에서 123마력으로 9마력, 최대토크는 16.4kg·m에서 15.7kg·m로 0.7kg·m 줄었지만, 오히려 이전 모델보다 잘 달린다고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4800rpm에서 나오던 최대토크가 4500rpm부터 나오도록 조정한 것이 큰 도움이 된 듯합니다.

이렇게 달리다 보니 새삼스레 변속기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현대차가 굳이 CVT(Continuously)라 부르지 않고 IVT(Intelligent)라 부르는 이유가 조금 이해됐습니다. 정말 똑똑하게 엔진의 힘을 잘 활용하는데, 운전자의 의도나 주행 상황에 맞춰 최적의 변속 모드를 만들어냈습니다. 크루징 주행에서는 최고의 효율을, 급가속에서는 최고의 성능을 만들어냈습니다.

시속 100km에서 달릴 때도 회전수는 1400rpm 수준을 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도 가속페달을 깊게 밟으면 순식간에 6000rpm까지 치솟으며 만족스러운 가속감 및 변속감을 발휘했습니다. 도저히 CVT라고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무르지 않더군요. 8단까지 지원되는 수동변속의 경우 실제 변속이 아니라 자동변속기를 모사한 것이지만, 단순히 흉내만 낸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 정해진 기어비를 가지고 규칙적으로 움직이더군요.

아반떼 페이스리프트 1.6 가솔린 모델의 연비는 휠 크기에 따라 복합 14.4~15.2km/l로, 이전(13.1~13.7km/l)보다 좋아졌습니다. 주목할 점은 15인치 CVT 모델의 연비가 15.2km/l로, 수동변속 모델(14.0km/l)보다 8%가량 우수하다는 것인데요.최근 현대기아차는 DCT 모델의 연비를 수동변속 모델 수준으로 끌어올렸는데, 이제는 CVT를 통해 수동변속 모델을 뛰어넘어 버렸습니다.

실제 주행에서도 연비가 향상된게 확실히 눈에 보였습니다. 코스가 고속도로 위주였던걸 고려해도 그렇게 가속과 감속을 반복했음에도 시승차의 연비인 14.4km/l를 안정적으로 유지했습니다. 연비에 조금만 신경을 써서 운전한다면 리터당 17~19km는 우습게 도달할 수 있을 듯합니다. 출력을 10마력 잃었지만 10%의 연비를 얻었으니 충분히 남는 장사라고 생각됩니다. 

차의 기본기는 이전 아반떼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세세한 부분에서 개선이 있었음이 느껴집니다.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 페달의 적당한 답력과 응답성, 개선된 스티어링휠의 움직임과 이를 받아주는 차의 거동, 서스펜션 개선을 통한 안정적인 승차감 등 아반떼는 2015년 AD가 나왔을 때 이미 완성형에 가까운 준중형이었는데, 이번 페이스리프트를 통해 더욱 완벽해진 모습입니다.

어쩔 수 없는 가격 인상의 주범이지만, 사양도 더욱 좋아졌습니다. 입문 단계 수준이지만 스마트크루즈컨트롤과 차로이탈방지보조시스템을 통해 약간의 반자율주행이 가능합니다. 또, 안전하차보조를 비롯해 운전자주의경고, 후방교차충돌경고 등의 안전 사양이 추가됐으며,카카오 i와 사운드하운드, 안드로이드 오토, 공기청정모드, 스마트폰 무선충전 등의 편의 사양이 적용됐습니다.

지금까지 쓴 글을 읽어보니 장점만 주야장천 나열하고, 단점은 거의 찾아보기 힘드네요. 시승 당시 일부러 단점을 찾아보려고 했지만, 불호가 많았던 디자인과 저속 및 오르막길에서 다소 힘든 주행 성능을 제외하고는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만큼 차급과 가격을 고려했을 때 아반떼만한 차는 찾아보기 힘든게 사실입니다. 겨우 1~2시간이지만, 제가 타 본 아반떼 페이스리프트는 그랬습니다.

문제는 압도적인 디자인 불호를 어떻게 반전시킬 수 있는가인데, 정작 현대차 관계자에 말에 따르면 출시 이후 하루 200대 이상의 사전계약이 진행될 정도로 인기가 많다고 합니다. 9월 정상 영업일수가 16일에 불과해 그리 많은 판매를 기록하기는 힘들지만, 어쨌든 출시 당시의 걱정은 기우일 정도로 잘 팔리고 있다 하네요. 뭐, 아반떼가 아반떼 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아쉬운 점은 아반떼 페이스리프트와 경쟁할 국산 준중형차가 사라졌다는 겁니다. 얼핏 봐도 K3 이외에는 대안이 없습니다. 아시다시피 K3와 아반떼는 차체와 파워트레인 등 대부분을 공유하다 보니 디자인 취향에 불과합니다. 크루즈는 가격 정책 실패 이후 고전하다 단종됐고, SM3는 후속 없이 가격을 조금씩 낮추면서 아직도 팔리고 있습니다.

다행히 아반떼는 세계 시장을 목표로 만들어진 모델입니다. 국내 시장에서 아무리 독점적인 위상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허투루 만들어 팔지는 못합니다. 비록 과격한 디자인 변화로 초반부터 거센 저항에 부딪혔지만, 아반떼의 페이스리프트는 소비자들이 준중형차에 바라는 최대한을 알차게 집어넣었고, 결국 만족스러운 결과를 만들어 낼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는 현대차의 차 만드는 방법이 점점 똑똑해지고 있다는 방증이라 생각됩니다. 여전히 많은 욕을 먹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 어떤 브랜드보다 적극적으로 시장의 흐름을 읽고 이를 빠르게 반영하고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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