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용 칼럼] 테슬라, 8000억원 손실, 주가는 급등..."모델3, 벤츠·BMW·렉서스보다 많이 팔려"
  • 김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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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8.03 11:50
[김한용 칼럼] 테슬라, 8000억원 손실, 주가는 급등..."모델3, 벤츠·BMW·렉서스보다 많이 팔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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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의 5일간 주가 추이/사진=야후 파이낸스 캡쳐

테슬라가 우리돈 8000억원 수준의 사상 최대 손실을 발표하고도 일론머스크CEO 사과와 비전을 담은 발언 한마디에 테슬라 주가가 16.9%나 상승했다. 하루새 시가총액은 분기 손실의 두배를 훌쩍 뛰어넘었다. 

일론머스크는 1일(현지시간) 테슬라의 2018년 2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배 가량 많은 7억1750만달러(약 8000억원)의 손해를 봤지만, 모델3의 생산량이 늘어 올하반기부터는 수익을 낼 것이라고 밝혔다.

심지어 머스크는 지난 1분기 실적 발표때 무례를 저질렀던 두명의 증권 애널리스트들을 직접적으로 언급하며 '지난번 무례에 대해 사과한다'고 밝혔다. 기존까지 수익성 개선 시점 등을 묻는 애널리스트들 질문에 '지루하고 멍청한 질문에 답하지 않겠다'는 등 불성실한 태도를 보인 것과 상반된 모습이었다. 

일론머스크는 이어 한시간동안 계속된 컨퍼런스콜에서 테슬라의 매출이 40억달러로 전년동기에 비해 43.5%나 늘어났다는 점을 강조했다. 판매의 중심에 있는 모델3 또한 주간 5000대 이상 생산하면서 2분기에만 5만2339대나 생산했고, 이 중 4만708대를 인도해 매출이 늘었다고 밝혔다. 

# 모델3의 고공 판매량에 '깜짝'...일부는 "믿을 수 없다"

이날 주가를 견인한 것은 모델3의 판매량으로, 실로 고무적이다. 테슬라 측은 모델3의 판매량이 중형 프리미엄 세단인 BMW 3시리즈,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 아우디 A4, 렉서스 IS를 모두 합친 것보다 많이 팔렸다고 주장했다. 

테슬라가 공개한 미국내 판매 점유율 그래프
테슬라가 공개한 미국내 판매 점유율 그래프

모델3는 대기 수요가 판매량의 10배를 넘는 특이한 유통 구조를 갖고 있는 차량으로 생산량이 곧 판매량이라 할만하다. 테슬라는 모델3의 생산량이 주간 5000대 수준으로 올라섰다고 주장한다. 그에 따르면 한달에 판매되는 양은 적어도 2만대에 달하고, 이달 말까지 주간 6000대를, 올해중 1만대까지 생산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일론머스크의 주장이 때로는 허황된 경우가 있기 때문에 미국 여러 언론사에서도 이를 곧이 곧대로 믿지는 않는 분위기다. 미국 자동차 전문지 오토모티브뉴스는 차량의 판매량을 기록하는 '데이터센터'에 테슬라의 판매량만은 제대로 업데이트 하지 않을 정도다.

심지어 블룸버그는 테슬라 모델3의 생산량과 판매량을 추정하는 웹페이지 '테슬라 트래커(Tesla Model 3 Tracker)'를 운영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테슬라 모델3의 차대번호(VIN) 보유량 및 설문조사 결과와 여러가지 예측치를 결합한 결과 3일(현지시간) 기준 테슬라의 주간 생산량은 4385대 수준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테슬라 측도 지난달 1만7000대의 생산이 이뤄졌으며 실제 고객에게 인도된 것은 그보다 적은 1만4250대라고 밝혔으므로 어느 정도 신뢰성이 있는 셈이다.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3841대), BMW 3시리즈(3185), 아우디 A4(3433), 렉서스 IS(2068)를 합친 1만2527대보다는 훨씬 많은 숫자가 판매된 것은 사실로 보인다. 테슬라는 모델3의 미드사이즈 프리미엄 세단의 시장 점유율이 52%에 달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테슬라가 공개한 그래프로는 테슬라 모델3의 판매량이 상당한 것으로 오해되지만 애초부터 미국시장에서 프리미엄 중형차 시장이 그리 크지 않은 셈이다. 특히 이들 프리미엄 중형 차종들은 쿠페형 모델을 따로 분리했고 또한 세대 교체까지 앞둔 차종임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일부 업계 관계자들은 설명한다. 또한 경쟁업체들이 프리미엄 중형 전기차를 시장에 투입하지 않았기 때문에 경쟁 없이 성장하고 있다는 주장도 있다. 

# 테슬라 모델3가 어떤 차길래...제품력은 인정, 수익성은 '글쎄'

테슬라의 인기가 더 높아질거라는 주장도 있다. 모델3는 당초 모델S와 달리 '평생 슈퍼차저 무료 충전'에서 제외됐지만, 최근 테슬라는 모델3에 관심을 불러 모으기 위해선지 슈퍼차저 무료 충전 기능을 더하고, 퍼포먼스 모델을 추가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또, 현재 테슬라는 많은 옵션 중 프리미엄 인테리어와 장거리 옵션 모델만 생산하고 있는데, 장차 가격을 낮춘 대중적인 모델3가 나오면 가격을 좀 더 낮추고 수요를 늘릴 수 있을것이라는 주장이다. 

또한 테슬라 모델3에 대해서는 수많은 기자들과 리뷰어들이 '테슬라 모델S를 능가하는 제품력'이라고 칭찬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당분간 모델3의 인기는 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모델3의 제품 가격이 4만9000불(약 5500만원) 수준으로 지나치게 저렴하게 책정됐기 때문에, 판매를 하면서 수익이 발생하는지 혹은 팔수록 손해를 보면서 주가로 손실을 메꾸고 있는지는 장기적으로 지켜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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