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스파르탄버그 공장을 가다③] 어떻게 하면 더 좋은 자동차를 만들 수 있을까?
  • 전승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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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8.02 16:50
[BMW 스파르탄버그 공장을 가다③] 어떻게 하면 더 좋은 자동차를 만들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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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차를 만드는게 아니라, 어떻게 하면 더 좋은 차를 만들 수 있는지를 고민하는 것도 자동차 회사에는 매우 중요한 업무입니다. 완벽한 생산 라인과 최적의 근무 환경, 친환경과 에너지 절약 등 다양한 요소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올라가야만 비로소 제대로 된 차가 만들어집니다.

스파르탄버그 공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라쿠 의자’라는 것에 앉아서 일합니다. 의자가 360도 회전하면서 작업하는 방식인데요. 이 의자 덕분에 직원들은 바닥에 아예 발을 대지 않고 작업을 할 수 있다고 합니다. 작업을 한 후 다음 차체가 오면 의자에 앉은 채로 미끄러져 이동하면 됩니다.

작업 라인에 들어오는 모든 부품은 제시간에 차례대로 배달됩니다. 흔히 말하는 ‘저스트-인-타임(just-in-time)’과 ‘저스트-인-시퀀스(just-in-sequence)’가 동시에 이뤄진다고 하네요. 

공장에는 파란색과 노란색 등 2개의 줄이 매달려 있는데, 궁금해서 물어보니 작업 효율성 향상을 위해 만들어 놓은 줄이라고 합니다. 각 섹션에는 해당 공정을 관리하는 ‘프로세스 서포터’가 있는데요. 뭔가 요구 사항이 있는 직원이 파란색 줄을 당기면 음악이 나오고, 근처에서 대기하고 있던 프로젝트 서포터가 직접 직원에게 찾아가 요구 사항을 해결해주는 겁니다. 노란색은 라인을 완전히 정지시키는 줄입니다. 평소에 라인을 멈춰야 하는 상황이 생겼을 때 주저하지 말고 노란색 줄을 당기라고 교육을 한다고 하네요.

근무 방법도 굉장히 특이합니다. 10시간 2교대 근무를 적용하는데요. 한 사람이 1~2가지 작업을 하는게 아니라 보통 4~6가지, 많으면 10가지 작업을 합니다. 이 방식의 목적은 교차 근무 숙련 및 근육 피로와 부상 방지 등인데요, 하루종일 1~2가지 작업만 하는 것보다 직원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고 합니다.

덕분에 스파르탄버그 공장의 이직률은 3%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제조업 평균보다 매우 낮은 것으로, 특히 자동차 업계의 이직률을 고려하면 독보적인 수치라고 합니다.

스파르탄버그 공장에는 완성된 차의 성능을 점검하기 위한 테스트 시설이 있습니다. 이곳은 100억원(900만달러)를 투자해 만들었는데요. 약 3.86km의 트랙을 포함해 조약돌 코스, 프레임 및 비틀림 코스, 충격 및 충돌 코스 등 다양한 주행 환경을 구현해 냈습니다. 참고로 이 트랙은 400m의 직선 구간을 갖춰 시속 170km까지 낼 수 있다고 합니다.

고성능 M 모델을 위한 BMW 퍼포먼스 센터도 있습니다. M 모델의 한계를 테스트할뿐 아니라 x드리이브 등 오프로드 성능을 체험할 수 있도록 만든 곳입니다. 일반 소비자도 차를 인수 한 후 이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자동차뿐 아니라 모든 공장에서 친환경과 에너지 절약은 중요한 이슈입니다. 관계자 설명에 따르면 스파르탄버그 공장에서 쓰레기 매립장으로 가는 쓰레기가 전혀 없다고 하네요. 공장 내에서 재활용 가능한 모든 것들을 재활용한다는데요. 10만m²가 넘는 건물에서 쓰레기가 거의 나오지 않는다는 것은 무척 신기한 일입니다.

또, 공장과 쓰레기 매립지를 연결하는 파이프도 있습니다. 스파르탄버그 공장에서 사우스캐롤라이나 웰포드에 위치한 팔메토 매립지를 잇는 약 15.3km의 파이프라인이 바로 그것입니다. 매립지에 매장된 쓰레기가 부패하면 메탄가스가 나오는데요, 이를 모아서 사용하기 위함입니다. 놀라지 마세요. 이 메탄 가스가 스파르탄버그 공장에서 사용하는 에너지의 50%를 해결한다고 합니다. 덕분에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연간 9만2000톤씩 감소시키고 있는데, 이는 뉴욕 센트럴파크의 30배에 달하는 땅에 나무를 심는 것과 같은 효과라고 합니다.

공장 내의 부품 운송 열차는 수소연료 전지로 움직입니다. 완전히 충전하는데 90초면 충분하고, 한번 충전하면 1교대조 작업 시간인 6~8시간 운행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참고로 미국에서 수소 열차를 가장 대규모로 운영하는 곳이 바로 스파르탄버그 공장이라고 합니다.

지금까지 3편에 걸쳐서 미국에 있는 BMW 스파르탄버그 공장에 대해 간략히 살펴봤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이곳에서 만난 BMW 신형 X4 프로젝트 총괄인 '요하임 둔켈(Joachim Dunkel)'과 나눈 이야기를 풀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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