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스파르탄버그 공장을 가다①] 우리가 몰랐던 BMW SUV의 비밀?
  • 전승용
  • 좋아요 0
  • 승인 2018.07.31 11:07
[BMW 스파르탄버그 공장을 가다①] 우리가 몰랐던 BMW SUV의 비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얼마전 외신을 통해 BMW가 미국 공장을 이전한다는 내용의 보도가 나왔습니다. 물론, 저는 이 소식을 듣는 순간 사실이 아닐 거라 98% 확신을 했습니다. 미국에 있는 BMW 스파르탄버그 공장은 제가 2주 전에 방문했던 곳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벌이는 잠깐의 무역전쟁으로 이전을 논할 정도의 규모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BMW코리아도 서둘러 진화에 나섰습니다. 이전 관련 내용은 사실이 아닐뿐더러, 앞으로 이 공장의 중요성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래서 말이 나온 김에 BMW 스파르탄버그는 어떤 공장인지 시리즈로 풀어볼까 합니다.

미국의 한적한 시골 동네인 사우스캐롤라이나에 BMW 최대 공장이 있는 줄은 상상도 못했을 겁니다. 연간 최대 45만대 생산 규모로, 현재 세계 각처에 있는 BMW 공장 중 가장 많은 차량을 만들어내는 곳이라고 합니다. 저도 미국에 공장이 있는 줄은 알았지만, 이렇게 큰 규모인 줄은 몰랐네요. BMW 신형 X4를 시승하러 이곳을 방문하지 못했다면 아마 평생 모르는채 살았을 겁니다.

세계 진출에 박차를 가하던 BMW는 해외 공장 설립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됩니다. 특히, 당시 세계에서 가장 많은 자동차가 팔리는 미국에 공장을 세우고 미국과 캐나다, 남미 등 현지 시장을 공략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이에 BMW는 1992년 사우스캐롤라이나 스파르탄버그에 BMW 공장을 세울 것이란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BMW는 매우 빠르게 움직였습니다. 공장 설립을 발표한지 불과 2년, 정확히는 23개월 만에 준공을 마무리하고 첫 번째 모델로 3시리즈를 생산했습니다. 자동차 산업 역사상 가장 최단으로 공장 업무를 개시한 생산 기지라고 하는데요. 독일을 제외하고 BMW가 해외에 건설한 최초의 완전 제조 공장이라 하니 얼마나 많은 신경을 썼는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겠습니다.

1994년 3시리즈를 시작으로 이듬해인 1995년에는 Z3 생산에 돌입했습니다. 아무래도 미국 시장에 효과적으로 어필할 수 있는 모델이 소형 세단과 스포츠카인 탓에 이렇게 생산 차량에 우선순위를 둔 듯합니다.

그러나 이 공장은 1999년, BMW가 X5를 출시하면서 대변혁을 겪게 됩니다. 세계적으로 SUV의 인기가 높아지자 BMW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X5를 개발했고, 이를 미국 스파르탄버그 공장에서 생산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죠.

이때부터 스파르탄버그 공장은 SUV 전문 생산 공장으로 탈바꿈합니다. 2007년에는 X6를, 2010년에는 X3를 만들기 시작했고, 2012년에는 X4를 추가했습니다. 덕분에 2006년 100만대 돌파를 시작으로 2012년 200만대, 2015년 300만대, 2018년 400만대 등 생산량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현재 이 공장에는 X3, X4, X5(M 포함), X6(M 포함) 등 소형 모델인 X1과 X2를 제외한 모든 X 라인업이 생산되고 있습니다. 스파르탄버그 공장에 들어서면 입구에서 펄럭이며 반갑게 맞이해주는 X3, X4, X5, X6 깃발을 볼 수 있을 겁니다.

일 평균 생산량은 약 1400대로, 월간 약 3만3000대 수준입니다. 지난 4월 생산량을 보면 X5가 1만6513대로 가장 많았고, X3가 1만3629대로 뒤를 이었습니다. 두 차종만 해도 3만대가 넘네요. X6는 2491대고 X4는 643대인데, 아무래도 X4는 이제 막 출시한 모델이어서 생산량이 적은 듯합니다.

생산되는 차량 중 약 70%는 세계 140여국으로 수출됩니다. 국내에 판매되는 X시리즈 역시 스파르탄버그 공장에서 만들어지는 것이죠. 그만큼 이곳은 BMW의 SUV 물량을 책임지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곳입니다.

BMW 역시 스파르탄버그 공장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습니다. 작년 공장 설립 발표 25주년을 맞아 앞으로의 로드맵을 발표했는데, 대략적으로는 지금까지 스파르탄버그 공장에 약 9조원(80억달러)를 투자했으며, 오는 2021년까지 차세대 X 시리즈 모델 생산 인프라 구축을 위해 6700억원(6억달러)을 추가로 투입하겠다는 내용입니다.

현재 스파르탄버그 공장은 올해 말 출시 예정인 BMW X7 생산 준비에 돌입한 상태입니다. X5보다 큰 풀사이즈 대형 SUV로, 보다 넉넉한 3열 구조로 나옵니다. 물론, 단순히 차체만 키우는게 아니라 레인지로버급을 겨냥해 더욱 고급스럽게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기대되시죠??

스파르탄버그 공장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했으니, 다음 편에서는 이 공장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