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파나소닉, BMW-삼성…전기차 전쟁, 승자는?
  • 독일 베를린=김상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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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3.24 08:49
폭스바겐-파나소닉, BMW-삼성…전기차 전쟁, 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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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가 자동차에서 가장 중요한 부품이 되고 있다. 배터리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나 전기차의 성능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하지만 아직 자동차 업체 자체적으로 배터리를 제작할 수 있는 기술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여러 전자 업체와 공동으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결국, 전기차의 핵심을 자동차 브랜드가 아닌 배터리 제조사가 쥐고 있는 셈이다.

▲ 폭스바겐 e-골프의 리튬 이온 배터리.

20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외곽에 위치한 템플호프 공항에서 진행된 ‘e-모빌리티(e-Mobility)’ 행사에서 폭스바겐 e-모빌리티 총괄 책임자 토마스리버(Thomas Lieber)는 “전기차 개발에 있어서 배터리 제작이 가장 힘들었다”며 “배터리 기술의 발전이 전기차 확대의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e-골프에 장착되는 배터리는 일본 파나소닉과 함께 개발했다”고 강조했다. 파나소닉은 e-골프의 배터리 셀 모듈을 폭스바겐에 공급하며 폭스바겐은 해당 모듈을 배터리팩으로 최종 완성한다. 파나소닉은 테슬라에도 배터리 셀을 공급하고 있으며 폭스바겐을 통해 자동차 배터리 최대 공급 업체로 올라서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 e-골프를 설명하고 있는 폭스바겐 e-모빌리티 총괄 책임자 토마스리버(사진=베를린 김상영 기자).

폭스바겐 e-골프에 장착되는 리튬 이온 배터리의 무게는 318kg며 12개의 셀로 이뤄졌다. 에너지 용량은 24.2kWh로 BMW i3(22kWh), 르노삼성차 SM3 Z.E(22kWh), 쉐보레 스파크 EV(21kWh)보다 앞선다.

e-골프는 배터리가 완전 충전된 상태에서 최대 190km까지 주행할 수 있어 경쟁 차종에 비해서도 월등히 긴 최대주행거리를 자랑한다.

▲ e-골프의 구조(사진=베를린 김상영 기자). 배터리는 총 12개의 셀로 구성됐고 6개씩 나뉘어져 앞차축과 뒤차축에 각각 위치한다.

삼성 SDI와 LG 화학 등 국내 업체도 폭스바겐에 전기차 배터리를 납품하기 위해 오랜 시간 연구한 것으로 알려지지만 파나소닉이 최종 협력사로 선정됨에 따라 쓴잔을 마셔야 했다. 하지만 삼성 SDI와 LG 화학은 꾸준하게 협력사를 늘리고 있고 기술 발전도 쉬지 않고 있다.

삼성 SDI는 BMW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삼성 SDI는 전기차 배터리 사업의 무한한 성장 가능성을 확신하며 지난 2008년부터 본격적인 투자를 시작했다. 독일 최고의 자동차 부품업체인 보쉬와 전기차 배터리 합작사를 세웠다. 이를 기반으로 BMW에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현재 삼성 SDI는 BMW와 피아트-크라이슬러 등에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LG 화학은 전기차 배터리 공급 업체 중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GM, 르노, 현대기아차, 포드, 볼보 등 10여곳 이상의 업체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으며 추가적으로 중국의 여러 업체와 계약을 끝마친 상태인 것으로 알려진다.

▲ 20일 독일 베를린 템플호프 공항에서 진행된 폭스바겐 e-모빌리티 행사 현장(사진=베를린 김상영 기자).

삼성 SDI, LG 화학, 파나소닉 등의 배터리 제조업체의 고객 모시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을 자동차 업체는 반기고 있다. 폭스바겐 e-모빌리티 총괄 책임자 토마스리버는 “향후 협력 변경이나 확대에 대해서는 정해진 것이 없다”고 말하면서 “상황은 언제든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지난해 프랑크푸르트에서 만난 BMW그룹 관계자는 “영원히 삼성 SDI의 배터리를 쓰진 않을 것”이라며 “전기차의 성능은 배터리와 직결되고 뛰어난 기술력을 갖춘 배터리가 나온다면 그것을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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