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결산⑥-대형차] 장하다 신형 K9!!!
  • 전승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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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7.12 10:04
[상반기 결산⑥-대형차] 장하다 신형 K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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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9이 드디어 존재감을 내뿜기 시작했다. 전작의 실패를 만회하려는 듯 회사의 모든 역량을 쏟아 부어 만든 티가 난다. 예전에는 제네시스와 에쿠스 사이에 낀 애매한 차였다면, 지금은 G80과 EQ900 소비자들을 모두 흡수할 수 있는 그런 차가 됐다. 

물론, 아직 신형 K9의 성공을 장담하기는 어렵다. 단순한 신차 효과일 수도 있는 데다가, 여전히 G80은 월 3000대를 훌쩍 넘기고 있다. EQ900도 올해 하반기에 디자인을 바꾸고 상품성을 개선한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내놓을 예정이다. 아직 본 게임은 시작도 안 한 셈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K9의 위상이 과거와는 달라졌다는 것이다. 실제로 신형 K9 판매량은 1세대가 나왔을 때와 비교해 크게 늘어났다. 반면 신형 K9이 본격적으로 판매된 4월부터 G80과 EQ900이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 워낙 한정된 시장이지만, 그 안에서 자신의 입지를 굳게 다지면서 조금씩 국산 대형차 시장을 키워나가고 있는 모습이다. 

모터그래프 조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산 대형차는 2만9890대로, 전년(2만8573대) 대비 4.6% 늘었다. 3만5914대가 팔린 2016년에 비해서는 16.8% 줄었지만, 그 때는 EQ900이 G80만큼 팔리던 이상한(?) 시기였다. 

G80은 4.9% 감소한 1만9944대다. 사실, 국산차 중에서 G80보다 꾸준히 높은 실적을 유지하는 차는 찾아보기 힘들다. 제네시스에서 G80으로 이름을 바꾸고 중간에 페이스리프트도 했다고는 하나, 이 차는 무려 2013년 12월에 나온, 벌써 5년이나 지난 모델이다. 그런데도 월 3000대 이상의 실적을 유지하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다만, G80뿐 아니라 최근에는 수입 경쟁 모델인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와 BMW 5시리즈도 G80만큼 팔리고 있다. E클래스와 5시리즈는 점점 늘어나는데, G80은 현상유지만 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뭔가 아쉬움이 남는다. 

EQ900은 5145대로 전년(6735대)보다 23.6% 줄었다. K9보다 겨우 344대 앞선 숫자로, 신형 K9이 4월부터 팔린 것을 고려하면 사실상 주도권을 빼앗긴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1~3월 925대였던 월 평균 판매량은 4~6월 790대 수준으로 떨어졌다. 특히, 3월 992대에서 4월 913대, 5월 836대, 6월 622대 등 신형 K9 등장 이후에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는 모습이다. 물론, 하반기에 페이스리프트될 예정이지만, 어느 정도의 상승을 일으킬지는 미지수다. 

K9은 4801대로 전년(860대) 대비 558% 늘었다. 이 중 구형이 팔리던 1~3월 판매량은 고작 213대로, 나머지 4588대는 신형 K9의 실적이다. 월 평균 1530대가 팔린 셈이다. 신형 K9은 G80과 EQ900 사이에서 자신만의 확실한 경쟁 우위점을 찾아낸 듯하다. G80에 비해 확실히 더 크고 고급스러고, EQ900보다 훨씬 저렴하다. 한마디로 상품성은 EQ900, 가격은 G80에 가깝다는 것이다. 최근의 기세를 최대한 유지할 수 있다면, 과거의 오명(?)을 충분히 반전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반기 대형차 시장은 상반기보다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G80이 기본적인 볼륨을 지탱하는 가운데, 신형 K9이 월 1000대 이상의 실적을 더해줄 것으로 예상된다. EQ900은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이나, 페이스리프트 후에 이를 만회할 만한 실적 상승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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