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김상영] 부산모터쇼의 빛과 그림자
  • 김상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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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6.20 15:22
[주간김상영] 부산모터쇼의 빛과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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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부산국제모터쇼가 지난 17일 막을 내렸습니다. 약 62만여명이 부산 벡스코를 방문해 모터쇼를 즐겼고, 모터그래프도 일반 관람객과 함께 모터쇼를 즐기고, 라이브 방송도 진행했죠. 많은 사람들이 ‘부산모터쇼는 볼 것 없어’라고 하지만 모터쇼는 언제나 흥미로운 것들로 가득차 있었습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전시관은 구성이 명확했습니다. 100점에 가까운 전시였죠. 브랜드의 모든 것을 한눈에 보여주는 전시관이었습니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일반 쇼룸에서 볼 수 있는 차는 한대도 세워놓지 않겠다는 일념 아래 독일 본사에서 클래식카와 콘셉트카를 공수해 왔습니다. 그리고 수입 브랜드로는 흔치 않게 월드 프리미어 모델인 E300e도 선보였죠.

현대차는 큰 전시관 면적을 잘 사용했습니다. 신차와 신기술, 미래 방향성 등을 효과적으로 보여줬습니다. 브랜드의 새로운 디자인 방향성을 발표했고, 이를 위한 콘셉트카도 선보였죠. 베라크루즈의 후속이라고 부르기 적합한 ‘그랜드마스터 HDC-2’와 쏘나타의 새로운 디자인을 살펴볼 수 있는 ‘르 필 루즈 HDC-1’는 많은 관람객의 관심을 받았습니다.

한국GM도 부활의 몸짓을 부산모터쇼에서 보여줬습니다. 이쿼녹스를 공개했고, 향후 한국 시장에 출시할 가능성이 있는 여러 신차를 선보였습니다. 보수적인 성격이 강한 국산차 브랜드로는 이례적인 모습이었죠. 실제로 한국GM이 부산모터쇼를 통해 공개한 트래버스, 콜로라도는 관람객들의 큰 관심을 받았고, 높은 기대도 불러일으켰습니다.

아우디의 전시관도 볼거리가 많았습니다. 아우디는 국내에서 판매하고 있는 차종이 많지 않기 때문에 전시관을 꾸미기 쉽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일본과 중국에서 신차를 가져왔죠. 그래도 아주 짜임새 있는 신차와 콘셉트카를 선보여서, 아우디코리아의 향후 행보를 적절하게 보여줬습니다. 이외에도 BMW, 렉서스, 인피니티, 쉐보레 등 여러 브랜드가 총 35대의 신차를 국내에 처음 선보였습니다.

볼 것은 충분했지만, 아쉬움도 많았습니다. 이번에 공개된 대부분의 신차는 하반기 혹은 출시 일정이 명확하게 정해지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많은 관람객들은 먼발치에서 바라만 봐야했습니다. 직접 만져보거나, 실내를 들여다 볼 수 없었죠. 또 수많은 기술이 강조된 신차에 대한 설명도 부족했죠. 도슨트 투어를 제공하는 브랜드도 더러 있었지만, 관람객 스스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시각적인 도구도 필요해 보였습니다. 실제로 차에 대한 지식이 전무한 분들도 많이 오시기 때문이죠. ‘브랜드’를 보여준 전시관과 ‘쇼룸’을 옮겨놓은 전시관은 명백한 차이가 있었습니다.

불참한 브랜드가 많았던 부분은 부산모터쇼의 ‘아킬레스’였죠. 쌍용차, 볼보, 포드, 포르쉐, 푸조, 혼다, 지프, 페라리 등을 비롯해 십여개의 브랜드가 부산모터쇼에 참가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반쪽짜리 모터쇼’란 소리를 들었죠. 모터쇼 참가는 비용이 많이 듭니다. 수십억원은 기본이고, 꾸미기에 따라 그 이상이 소요됩니다. 수입사 입장에서는 큰 부담이죠. 비용도 비용이지만, 브랜드 입장에서는 당위성이 더 중요합니다. 부산모터쇼에 꼭 참가해야 하는 이유가 있어야겠죠.

제네바 모터쇼, 파리 모터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 등 유럽에서 성대하게 열리는 모터쇼는 저마다의 방향성이 뚜렷합니다. 양산차에 집중하거나, 부품 및 기술에 집중하기도 합니다. 또 넓은 공간을 활용해 관람객들이 더 집중할 수 있도록 전용 파빌리온을 세우기도 합니다.

부산모터쇼는 이것저것 많지만, 그 어떤 것에도 확실하게 집중하지 못한 느낌입니다. 한마디로 ‘특색’이 부족했습니다. 서울모터쇼와 장소만 다르게 열리는 모터쇼라면, 미래는 밝아보이지 않습니다. VIP들을 위한 ‘황제 관람’ 때문에 관람객들을 문앞에 줄 세우기보단, 부산모터쇼만의 색깔로 관람객들을 모으는 모터쇼가 돼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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