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현대차 신형 쏘나타 연비, 부랴부랴 정정
  • 김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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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3.17 15:29
[기자수첩] 현대차 신형 쏘나타 연비, 부랴부랴 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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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이터 통신이 보도한 현대차의 '신형 쏘나타 연비 오류 사과문'

파워트레인은 그대로, 차 무게가 늘었는데 연비만 좋아질 수 있을까. 이상하다 싶었는데 역시나다. 

현대차가 신형 쏘나타 연비를 국내서 가장 우수하다고 자랑했다 뒤늦게 이를 수정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지난 4일 연구소에서 신형 쏘나타의 연비가 12.6km/l라고 공개했다가 뒤늦게 12.1km/l라고 정정한 것이다. 

▲ 현대차 신형 쏘나타 외관 랜더링 이미지

현대차는 이에 대해 단순한 착오라고 발표했다. 이런 중요한 일에 착오가 있었던 점도 놀랍지만 바로 잡혔다는 사실이 더 놀랍다. 국내 자동차 회사들은 연비를 자체 측정 해왔다. 이전에 발표한 잘못된 연비는 현대차가 측정한 것이지만 고쳐진 연비는 에너지관리공단이 측정한 연비다. 에너지관리공단이 직접 출시 전 연비를 측정해 제조사 자체 측정 연비를 정정하도록 한 것은 이번이 역사상 처음이다. 

▲ 현대차 신형 쏘나타 실내 랜더링 이미지

에너지관리공단에 따르면 "석유관리원에서 신형 쏘나타(LF) 2.0을 2차례 샘플 테스트 한 결과 두번 모두 현대차가 내놓은 연비 12.6km/l에 3% 이상 미달 되는 것으로 드러나 수정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비율로 따지면 10대 중 한두대 꼴로 측정했는데 그게 마침 신형 쏘나타에 걸렸고, 또 마침 현대차가 내놓은 숫자와 달랐다는 설명이다. 

배경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우선 미국에서의 연비 과장으로 인한 4000억원에 달하는 보상금을 내게 된 사건이 있다. 국내에서도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최근 국토부 등이 표시 연비에 대한 잘못을 지적하면서 현대차를 비롯한 관련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만약 국토부 주장대로 그동안의 표시 연비가 잘못돼 온 것으로 결론난다면 파급 효과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 현대차 LF쏘나타

현대차는 "신형 쏘나타는 중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연비는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향상된 수치는 0.2km/l, 불과 1.7%다. 

아래는 현대차가 내놓은 사과문 전문.

지난 3월 4일 쏘나타 미디어 설명회 당시 주행성능 및 안전성 향상을 위해 차체 중량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연비가 개선되었음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연구소 자체 시험수치(12.6km/l)가 현장 발표를 통해 알려지게 됐습니다.

당일 현장에서 설명한 연비 수치는 연구소 자체 시험에서 나온 잠정 수치로 미인증된 것임에도 불구하고 착오로 발표자료에 잘못 삽입된 것입니다.

그 후 정부 인증 절차를 통해 쏘나타 2.0 가솔린A/T 연비는 12.1km/l로 승인되었습니다.

기자 여러분께 혼란을 드리게 된 점 매우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쏘나타는 차체 크기가 증가하고 안전사양을 대폭 추가했으나 초고장력 강판 확대 적용 등을 통해 45kg 수준으로 중량 증가를 최소화했습니다. 이러한 중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연비는 기존 쏘나타(11.9km/l) 대비 향상되었습니다. 이 결과를 강조하려는 과정에서 미인증된 수치를 설명했고 기자 여러분께 혼란을 드리게 되었습니다.

신중하지 못했던 점 깊이 반성하며 다시 한번 기자 여러분께 깊은 양해를 구하옵고 앞으로 정확한 정보 제공에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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